[이현용의 발야구] NC-두산 팬이 본 삼성의 주축 투수 KS 엔트리 제외
입력: 2015.10.23 05:00 / 수정: 2015.10.23 00:10
NC 파이팅! NC 팬 김정남 씨(왼쪽)와 이성호 씨가 22일 잠실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잠실구장 = 이현용 기자
'NC 파이팅!' NC 팬 김정남 씨(왼쪽)와 이성호 씨가 22일 잠실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잠실구장 = 이현용 기자

[더팩트ㅣ잠실구장 = 이현용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상대는 결국 마산에서 열리는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하지만 끝장 승부를 지켜보는 삼성의 마음도 그다지 가볍지는 않다. 주축 선수 3명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고 삼성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대해 한국시리즈 예비 상대 NC-두산 팬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현장에서 들어봤다.

NC와 두산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리는 22일 잠실구장은 팬들도 붐볐다. 예매 취소로 현장 판매가 이뤄졌고 표를 차지하기 위한 팬들의 행렬이 늘어졌다. 평일인 탓에 경기 시작 전 야구장은 한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빈자리는 채워져 갔다.

현장 판매! 22일 잠실구장에서 야구 팬들이 현장 판매하는 티켓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현장 판매!' 22일 잠실구장에서 야구 팬들이 현장 판매하는 티켓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창단 4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기고 있는 NC 팬들은 여유 있는 얼굴로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창단 때부터 NC를 응원한 김정남(22) 씨는 "김경문 감독님 덕분에 한국시리즈도 꿈꿀 수 있었다. 오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해에서 올라와 김정남 씨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이성호(21) 씨는 "올해 원종현, 김진성 등이 부상으로 빠져 힘들다고 봤다. 하지만 노장들의 투혼을 앞세워 여기까지 왔다"고 미소 지었다.

둘은 삼성의 주축 선수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김정남 씨는 "삼성의 선택은 옳다. 그런 사건이 있으면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진위를 떠나서 같이 있으면 분위기를 헤친다"며 "얘기가 나왔다는 것이 문제다. 진위 여부가 밝혀진 다음, 삼성의 결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성호 씨는 "엔트리 제외는 아쉽다. 제외 자체가 선수들에게 낙인을 찍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된다. 프리미어12에서 빠지는 것도 걱정이 된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털어놨다. 둘은 NC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바라면서도 여전히 삼성의 전력이 강하다고 경계했다.

삼성 선택 지지! 노현인 씨(왼쪽)와 최원근 씨가 야구장을 바라보고 있다.
'삼성 선택 지지!' 노현인 씨(왼쪽)와 최원근 씨가 야구장을 바라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팬인 남자 친구 최원근(33) 씨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NC 팬 노현인(30) 씨는 "지난해 남자 친구를 따라 야구를 보러 왔다. 삼성의 상대팀이 NC였는데 그때부터 응원하고 있다. 이재학을 좋아하는데 올해 부진해서 아쉽다. 테임즈의 활약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NC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예상한 노현인 씨는 "삼성의 주축 선수 3명이 빠졌지만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엔트리 제외 선택에 대해선 "잘한 결정이다. NC 팬으로서가 아닌 야구 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최원근 씨는 "30년 가까이 삼성을 응원하고 있다. 삼성의 결정을 지지한다. 준우승에 머물러도 상관없다. 논란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있다. 그 선수들을 안고 출전한다면 찜찜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며 "일벌백계하는 면모가 삼성이 명문 구단이라는 증거다. 팬으로서 자랑스럽다"고 털어놨다. 안 좋은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두산 파이팅! 두산이 22일 플레이오프 4차전 NC와 홈 경기에서 4-0으로 승기를 잡자 두산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 잠실구장 = 최용민 기자
'두산 파이팅!' 두산이 22일 플레이오프 4차전 NC와 홈 경기에서 4-0으로 승기를 잡자 두산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 잠실구장 = 최용민 기자

경기가 시작하고 5회까진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승부의 추가 두산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두산 응원석에서 나온 함성에 경기장이 들썩였다. 상기된 얼굴로 목소리를 높이던 정동근(27) 씨는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것이다. 삼성도 문제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의 주축 선수 제외에 대해 묻자 목소리를 가다듬고 "삼성의 선택을 환영한다. 한국시리즈 상대의 전력이 약해진 점을 반기는 것이 아니다. 잘못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한 부분을 야구 팬으로서 지지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강화인(25) 씨 역시 "삼성의 선택은 옳다. 하지만 최고의 전력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만난 20여명의 야구 팬들은 대부분 삼성의 선택에 박수를 보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삼성의 전력 약화를 기뻐하기보다 야구 선수들이 좋지 않은 일로 구설에 오른 부분을 안타까워했다. 진위가 가려진 다음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악재 속에서 치러지는 포스트시즌이다. 남은 플레이오프 5차전과 한국시리즈에서 선수들이 멋진 경기로 팬들에게 보답하길 기원한다.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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