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7점 차 대역전 드라마! 두산의 잠 못 이룬 밤
입력: 2015.10.15 07:46 / 수정: 2015.10.15 11:08
승부는 9회부터! 두산이 14일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회 6점을 뽑으며 11-9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목동구장 = 최용민 기자
승부는 9회부터! 두산이 14일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회 6점을 뽑으며 11-9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목동구장 = 최용민 기자


7점 차 뒤집은 역대급 반전 드라마!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선수도 팬도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한 점 차 승부가 대다수인 포스트시즌에서 나온 역대급 반전 드라마였다. 두산 베어스가 목동 원정에서 7점 차 대역전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7점차 뒤집기는 처음이다. 그것도 4차례의 병살타 끝에 나온 '미라클 승리'였으니, 그 감동이 오죽할까. 현장의 팬들은 관중석에서 울고, TV를 지켜본 팬들은 밤새 경기를 복기하며 뒤풀이를 즐기느라 뜬 눈으로 새벽을 맞이했다.

'뚝심의 두산'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서 11-9로 역전승했다. 6회까지 2-9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8회 1점, 9회 대거 6점을 작성하며 대역전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차전(4-3 승)과 2차전(3-2 승)에 이어 4차전까지 접수한 두산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준프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역전의 서사시는 9회에 연출됐다. 두산은 5-9로 뒤진 9회 6득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오재원과 김재호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정수빈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2루 주자 오재원이 3루에 안착하며 한현희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넥센의 선택은 염경엽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는 조상우. 하지만 두산의 불붙은 방망이는 신들린 듯 더 힘차게 돌아갔다. 허경민이 조상우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 7-9로 추격했다. 이어 오재일이 볼넷을 얻어 베이스를 꽉 채웠다. 그리고 김현수가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 한 점 차로 추격했고 양의지가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로 10-9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최주환의 낫아웃 상황에서 양의지가 홈에 쇄도해 한 점을 더하며 넥센을 무너뜨렸다.

역전타! 양의지가 14일 넥센전에서 9회 역전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 목동구장 = 최용민 기자
역전타! 양의지가 14일 넥센전에서 9회 역전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 목동구장 = 최용민 기자

말 그대로 소름 돋는 명승부였다. 가을 야구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준 두산이었다. 7회부터 서서히 기운을 차리던 두산 더그아웃과 1루 응원석은 9회 양의지의 역전타가 터지는 순간 열광과 환호로 뒤덮였다. 코칭 스태프는 물론 선수, 팬들은 너 나 할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구장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렀다. 평소 좀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양의지 역시 3루를 밟는 순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두산은 9회 '마무리' 이현승이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롤러코스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팬들은 흥분된 마음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다. 두산의 역전승을 알리는 기사엔 '미러클이다', '역시 두산이다', '자랑스럽다' 등 뜨거운 반응이 끊이질 않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베스트 댓글엔 '병살 4개치고 7점을 뒤집네…이건 진짜 미라클이다'라는 글이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얻었다. 다른 두산 팬들은 '곰들아 아름다운 밤이에요!', '설마설마했는데 포스트시즌에서 이게 뒤집히네. 9회초 진짜 손에 땀 쥐면서 봤다!'라며 차마 가시지 않은 여운을 온라인에 남겨뒀다.

미러클 두산! 두산 팬들이 14일 넥센전이 끝나고 온라인 기사 댓글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 네이버, 다음 캡처
'미러클 두산!' 두산 팬들이 14일 넥센전이 끝나고 온라인 기사 댓글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 네이버, 다음 캡처

'다음' 역시 비슷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아이디 'kim *****'은(는) '두산 선수들 야구에 신들린 것 아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경기에서 9회 이걸 뒤집다니…두산 선수들 대단하다. 박수받을만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바다**'의 아이디를 가진 두산 팬은 '두산, 꼭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고 꿈을 이루어진다는 희망 메시지를 전 국민에게 퍼뜨려주세요!'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은 애써 흥분을 누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정원 두산 구단주는 경기 직후 김승영 사장과 메신저를 주고받으며 경기를 복기한 뒤 "두산의 저력을 보여준 선수단에 감사하다. 이제 한 고비를 넘긴 만큼 긴장을 풀지 말고 목표를 향해 계속 나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단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는 박정원 구단주는 수시로 김승영 사장과 메신저 대화를 나누며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 김태룡 단장과 함께 경기를 지켜 본 김승영 사장은 "속을 많이 태우긴 했지만 다음 경기를 준비하느라 제대로 승리를 즐기지 못했다.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 마음으로 별다른 일정 없이 평소대로 귀가했다"고 말했다.

야구 속설에 '한 경기에서 병살타 3개가 나오면 승리하기 어렵다'라는 말이 있다. 이날 두산은 모두 4개의 병살타를 치며 스스로 무덤을 파는가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넥센을 물고 늘어져 역대급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두산 가족'이 잠을 이룰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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