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역전패! SK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넥센과 경기에서 연장 11회 나온 실책으로 4-5로 무릎을 꿇었다. 김용희 감독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던 김광현을 일찍 교체해 아쉬움을 샀다. / 목동구장 = 최용민 기자

자충수가 된 김광현의 조기 강판

섣부른 판단이 독이 되어 날아왔다. 힘겹게 가을야구 막차 행을 탄 SK 와이번스가 한 경기 만에 허무하게 포스트시즌을 접어야했다. '1승-홈 경기' 이점을 등에 업은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으나 마지막 집중력이 부족했다. 그리고 김광현의 조기 강판이 못내 아쉬운 한 판이었다.

SK는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넥센과 경기에서 연장 11회 나온 실책으로 4-5로 무릎을 꿇었다. 3-3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나주환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4-3을 만들었으나 이어진 11회말에 브래드 스나이더에게 동점 2루타를 맞은데 이어 김성현의 끝내기 실랙으로 넥센에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넘겨줬다. 2연승을 거둬야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었던 SK의 포스트시즌은 '한가을 밤의 꿈'으로 끝나게 됐다.

승부는 연장까지 갔으나 선발로 등판한 김광현의 조기 강판이 못내 아쉬웠다. 김광현은 5이닝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메릴 켈리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졌고, 투구 수는 모두 88개를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까지 찍었다.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볼넷(4개)을 기록한 1회를 제외하곤 흠잡을 곳 없는 피칭이었다. 하지만 김용희 SK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팀이 3-1로 앞선 6회 김광현을 내리고 메릴 켈리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KBSN 해설진도 의아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구위가 살아났고, 투구 수도 100개가 넘지 않은 시점이었다. 경기 흐름상 한 이닝 정도는 더 던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김광현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김용희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첫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후 김민성과 브래드 스나이더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김하성을 상대로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7회를 넘기지 못했다. 1사 후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후속 고종욱에게 적시 3루타를 헌납했다. 이어 이택근을 1루 땅볼로 처리했으나 고종욱의 홈 쇄도를 막지 못했다. 결국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켈리는 8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9회 시작과 함께 전유수와 교체됐다. 추가 실점은 없었으나 팀 역전패에 빌미를 제공한 켈리였다.

사실, 켈리의 구원 등판은 예고된 결과였다. 김용희 감독은 이날 사전 인터뷰에서 선발 김광현의 투구 수를 100개 정도로 내다봤고, 켈리를 준비시키겠다고 말했다. 지면 탈락인 '데스 매치'에서 원투펀치를 내세워 확실히 경기를 잡겠다는 김 감독의 심산이었다. 하지만 승부는 그리 녹록지 않았다. 스포츠는 결과로 말하는 법. 결국, 김용희 감독의 섣부른 투수 교체는 자충수가 됐다.

디스어드벤티지와 객관적 전력에 뒤졌던 SK, 눈앞에서 승리를 놓쳤기에 패배는 더욱 쓰라렸다. 한 가지 더 아쉬웠던 것이 있다면 김광현의 이른 교체였다. 스포츠와 역사에 '만약'이란 것만큼 어리석은 생각은 없지만, 김광현이 더 마운드를 지켰다면 승부는 어떻게 됐을까.

[더팩트ㅣ목동구장 = 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