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좋은 날' 역적 될 뻔한 강정호, 방심은 금물
입력: 2015.08.19 18:00 / 수정: 2015.08.19 16:35

천당과 지옥 오간 강정호 강정호가 19일 열린 애리조나전에서 시즌 10호 홈런과 11호 실책을 동시에 기록했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트위터
'천당과 지옥 오간 강정호' 강정호가 19일 열린 애리조나전에서 시즌 10호 홈런과 11호 실책을 동시에 기록했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트위터

잊을 수 없는 경기 펼친 강정호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하루에 몇 번이고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시즌 10호 홈런 고지를 밟은 '좋은 날'에 막판 동점 빌미가 되는 실책과 끝내기 찬스 무산으로 찜찜한 기분을 남겼다. 팀이 이기며 실수가 도드라지지 않았으나 진정한 메이저리거로 거듭나기 위해선 시종일관 냉정한 마음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시작은 좋았다. 강정호는 19일(이하 한국 시각)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경기에서 7-3으로 앞선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두 번째 투수 조시 콜맨터(29)의 2구째 시속 77마일(약 124km/h)짜리 체인지업을 때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두 자릿수 아치를 그리는 순간이다.

강정호의 아치로 5점 차로 벌어진 경기는 피츠버그의 손쉬운 승리로 끝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강정호의 안일한 수비 하나가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강정호는 8-6으로 앞선 9회초 3루 수비에서 첫 타자 엔더 인시아테(25)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놓치며 시즌 11호 실책을 기록했다. 8회까지 유격수로 뛰다가 3루수로 옮겼다곤 하나 분명히 처리해줘야 할 타구다. 수비력 검증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이 실책 하나로 경기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고 피츠버그는 8-8 동점을 허용하며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벼르던 강정호는 이후 다소 운도 따르지 않았다. 9회말 1사 2루 끝내기 기회에서 데이비드 에르난데스의 6구를 제대로 맞췄으나 공은 상대 1루수 폴 골드슈미트(28)의 호수비에 걸렸다. 2루 주자 앤드류 맥커친(29)까지 아웃되는 병살타였다. 찬스가 허무하게 무산되자 강정호는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집어 던지며 분을 참지 못했다.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타석에 나섰으나 예상치 못한 결과에 화가 난 것이다.

만회를 노리던 강정호는 12회 다시 한 번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10회와 같은 1사 2루로 안타 한 방이면 끝내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4구 만에 애디슨 리드(27)의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공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는 헛치는 스윙이었다. 흥분한 상황에서 제 몫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타석 결과에 그대로 작용했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며 우뚝 섰다. 막판 실수를 저지르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메이저리거로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데 밑거름이 될 만했다. 한순간도 방심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더팩트|김광연 기자 fun350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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