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증명한 유희관! 유희관이 15일 kt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팀 11-0 대승을 이끌고 다승 단독 선두(12승)로 올라섰다. / 잠실구장 = 최용민 기자 |
최고 시속 131km! '느림의 미학'이란 이런 것!
'느림의 미학' 유희관(두산 베어스)이 2전 3기 끝에 kt wiz를 상대로 시즌 12승을 달성하고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지난 두 경기 부진을 말끔히 씻으며 토종 에이스의 부활을 알렸다.
유희관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wiz와 시즌 8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볼넷 5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책임졌다. 지난달 3일 KIA 타이거즈전(8-1 승)을 시작으로 6연승에 성공하는 동시에 시즌 12승(2패)째를 거두며 이날 승수 쌓기에 실패한 알프레도 피가로(11승)를 제치고 선두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이날 투구 수는 94개 였고, 직구(41개)를 비롯해 커브(14개), 슬라이더(4개), 체인지업(35개)를 섞어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31km를 찍었다. 평소보다 구속이 나오진 않았으나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말 그대로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자랑한 유희관이다.
6월에만 5연승을 달리며 알프레도 피가로(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를 달렸던 유희관은 7월 지난 두 번의 등판에서 '뭇매'를 맞았다.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떠안진 않았으나 이 기간 평균자책점이 무려 7.50에 달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전날 팀이 1-8로 완패하며 다소 침체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에이스' 구실을 톡톡히 했다.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뽐내며 시즌 세 번째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1회부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순조로웠다. 이대형-신명철-마르테를 공 13대로 모두 뜬공 처리하며 가볍게 1회를 마쳤다. 2회 역시 가볍게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김상현, 장성우를 우익수, 중격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박경수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3회엔 2안타와 1도루를 허용했으나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선두 김사연을 투수 직선타로 처리한 가운데 윤요섭, 박기혁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 2루에 몰렸다. 후속 이대형을 상대로 2루수 땅볼을 유도해 1루 주자 박기혁을 2루에서 잡았다. 이어 이대형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으나 신명철을 삼진 처리하며 스스로 불을 껐다.
유희관은 4회 선두 앤디 마르테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맞았으나 김상현을 2루수 병살타로 잡은 뒤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했다. 5회엔 1사 후 김사연에게 첫 볼넷과 도루를 허용했으나 남은 두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유희관은 2사 후 마르테-김상현에게 연속 안타를, 장성우를 유격수 실책으로 1루에 내보내며 2사 만루에 몰렸으나 박경수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승리 요건을 채웠다. 이어 유희관은 7회에 세 명의 타자를 공 7개로 가볍게 처리하며 이날 경기를 모두 마쳤다.
경기 후 유희관은 "최근 두 경기에서 약간 저조해 오늘(15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니 힘이 났고, 주자가 있을 때 더욱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기분 좋게 올스타 브레이크와 후반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승왕 욕심에 대해선 "솔직히 없다. 그저 팀 성적만 생각하겠다. 항상 점수를 내주고 수비해주는 우리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보다 떨어진 직구 구속에 관해선 "느리게 더 느리게 던지며 타이밍 싸움을 해보려 조금은 의도적으로 시도하고 피칭했다"고 털어놨다.
[더팩트ㅣ잠실구장 = 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