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KBO 리그 '최초' 400홈런 달성!
'라이언 킹' 이승엽(38·삼성 라이온즈)이 한국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400홈런 고지를 밟으며 포효했다.
이승엽은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세 번째 타석에서 시즌 10호이자 개인 통산 400호 아치를 그렸다. 5-0으로 앞선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반 구승민의 2구째를 당겨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승엽의 400호 아치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지난 1995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일본에서 생활한 8년을 제외하고 13년 만에 누구도 밟지 못한 '마의 고지'를 밟았다. 1981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34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그렇다면 '죽을 고비'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한국에선 '4'자를 죽을 사(死)로 연상되기 때문에 예로부터 금기시되는 숫자다. 엘리베이터에도 4층을 'F'로 표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라이언 킹' 앞에선 의미 없는 숫자일 뿐이었다.
이승엽의 '400호' 홈런이 터지는 순간을 되짚어보자. 34년 역사를 자랑하는 KBO 리그에서 1호 기록이다. 역대 홈런 순위를 보면 이승엽이 400홈런으로 부동의 1위다. 양준혁(351개), 장종훈(340개), 심정수(328개), 박경완(314개)이 뒤를 잇고 있지만, 모두 현역에서 물러난 선수들이다. 이호준이 299개로 8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승엽의 아성에 도전하기엔 역부족이다.
1976년 8월 18일생인 이승엽은 올해 한국 나이로 '40세'를 맞았다. 불혹을 앞두고 있는 나이지만, 막강 타선을 자랑하는 삼성에서 부동의 지명 타자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최고령 30홈런-100타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변하지 않는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올해 역시 이승엽의 방망이는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이전까지 5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 9홈런 36타점 31득점으로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LG 트윈스전 이후 '4일' 만에 나온 대포를 기동하며 KBO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더불어 지난 2011년 10월, 일본 무대를 청산하고 한국에 복귀한 뒤 '4년' 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400'호 홈런을 '40'세 나이에, 일본에 돌아온 지 '4'년째에 그리고 399홈런 이후 '4'일 만에 터뜨리며 네 개의 '죽을 사(死)'자를 한 번에 넘긴 이승엽이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국민 타자'가는 길에 '미신은 말 그대로 미신'일 뿐이었다.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sungro51@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