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 공개를 이틀 앞둔 가운데 '빅 유닛' 랜디 존슨이 역대 최다 득표율에 도전한다. / MLB 페이스북 |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꿈의 무대'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이하 HOF) 투표 공개를 앞두고 전 세계 야구팬들의 시선은 일제히 '빅 유닛' 랜디 존슨(51)으로 향하고 있다. 일찌감치 만장일치 입성은 무산됐지만, 역대 최다 득표율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2015년 HOF 투표 공개가 7일(한국 시각)로 예정된 가운데 존슨의 만장일치 입성이 좌절됐다. 미국 'CBS 스포츠'는 5일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의 마이크 베라르디노 기자의 트위터에 올라온 투표 용지를 공개했는데 존슨의 이름은 없었다. 베라르디노 기자는 "난 존슨을 뽑지 않았다. 다른 기자들이 그를 뽑아줄 것이다"며 "앨런 트라멜(56)과 래리 워커(48)가 내 표를 더 필요로 했다"고 밝혔다.
'만장일치 입성'에 실패한 존슨은 역대 최다 득표율에 도전한다. 명예의 전당 헌액 선수는 BBWAA 소속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 지난 1936년 처음으로 헌액 선수가 선출된 가운데 지난해까지 100% 지지를 받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역대 최다 득표율은 지난 1992년 톰 시버의 98.84%다. 시버는 1967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년 동안 4783이닝 311승 205패 평균자책점 2.86 3640탈삼진을 기록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존슨의 첫해 입성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비록 만장일치 입성엔 실패했지만, 최다 득표율 가능성은 남아있다. 지난 1988년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 존슨은 208cm의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로 명성을 떨쳤다. 통산 618경기에 등판해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 3.29의 기록을 남겼다. 탈삼진은 4875개를 기록해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은 5회 수상했다. 이외에도 퍼펙트 게임과 노히트 노런 경기를 한 차례씩 펼쳤고, 탈삼진 1위 9회, 평균자책점 1위 4회, 다승왕과 월드시리즈 MVP는 각각 1회 기록하는 등 22년 동안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호령했다.
랜디 존슨이 지난 5월 퍼펙트 게임 10주년 기념 이벤트에 참석해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페이스북 |
지난해 투표에선 '제구의 마법사' 그레그 매덕스(48)가 97.2%의 득표율로 HOF에 이름을 올렸다. 1986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3시즌 통산 5008.1이닝 355승(227패), 평균자책점 3.16, 3371탈삼진을 기록한 그는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18번이나 차지했고, 사이영상 4연패(1992~1995년)의 위업을 달성했다.
존슨은 매덕스의 통산 성적과 비교해 탈삼진을 제외하곤 전체적인 기록에서 떨어진다. 하지만 '임팩트'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았다. 강타자와 대결에서 절대 도망가는 법이 없었다. 시속 100마일(약 160km)을 넘는 강속구로 상대 중심타선을 요리하는 존슨의 승부사 기질은 메이저리그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HOF 투표권을 가진 기자단 역시 마찬가지다. 매덕스와 시버를 넘어 최다 득표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명예의 전당 입회는 모든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꿈이다. 그만큼 기준이 까다롭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뛴 선수 가운데 은퇴한 지 5년이 지난 선수들이 후보 자격을 얻는다. BBWAA 기자단 투표에서 득표율 75%를 넘어야 입성한다. 반대로 5%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하면 후보에서 탈락한다. 후보 자격은 최대 15년이다. 선거권을 가진 기자는 최대 10명까지 투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