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가장 더러운 선수' 서건창, 'MVP 별'을 달다!
입력: 2014.11.18 16:44 / 수정: 2014.11.18 17:01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올 시즌 최고의 별은 서건창(25·넥센 히어로즈)이었다. 신고 선수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진가를 알렸고 MVP로 '서건창 시대' 개막을 알렸다.

서건창은 18일 오후 서울 'The-K 호텔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최우수 신인 선수 선정 및 부문별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99표 가운데 77표를 얻어 박병호(28), 강정호(27), 앤디 밴헤켄(35·이상 넥센), 릭 밴덴헐크(29·삼성 라이온즈)를 제치고 MVP로 뽑혔다.

11년 만의 50홈런, 7년 만의 20승, 유격수 첫 40홈런-100타점이 나온 기록 풍년 시즌에 압도적인 표 차로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섰다. 올 시즌 서건창은 128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7푼 201안타 135득점 67타점 48도루를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첫 200안타 고지를 밟았고 타격, 최다 안타, 최다 득점 등 3관왕에 올랐다.

서건창이 18일 오후 서울 The-K 호텔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최우수 신인 선수 선정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MVP로 뽑힌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The-K 호텔=배정한 기자

서건창이 18일 오후 서울 'The-K 호텔 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최우수 신인 선수 선정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MVP로 뽑힌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The-K 호텔=배정한 기자

MVP 발표를 앞두고 박병호는 "서건창은 항상 유니폼이 더러운 선수다. 대견하고 고맙다"면서 "200안타와 최다 3루타 등 서건창이 많이 나가줬기에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었다. 팀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서건창을 치켜세웠다. 유니폼이 깨끗한 날이 거의 없었던 리드오프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국내 최고 4번 타자의 찬사처럼 서건창은 더러운 유니폼만큼 빛나는 선수였다.

서건창의 MVP 수상이 의미를 더하는 이유는 감동 스토리 때문이다. 고교 시절 광주제일고 주전 유격수로 뛰어난 타격 실력을 뽐내며 팀을 황금사자기와 대통령배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프로는 그를 외면했다. 왜소한 체구와 팔꿈치 수술 경력이 발목을 잡았다. 서건창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LG 트윈스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서건창은 LG에서 단 한차례 타석에 섰다. 그마저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LG서 방출된 서건창은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넥센에 신고 선수로 들어갔다. 지난 2012년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김민성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127경기에 나서 타율 2할6푼6리 115안타 39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과 2루수 골든 글러브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서건창은 올해 넥센에서 항상 유니폼이 더러운 선수였다. /배정한 기자
서건창은 올해 넥센에서 항상 유니폼이 더러운 선수였다. /배정한 기자

올해 서건창은 다시 한번 진화했다. 수없이 고민했고 자신만의 타격폼을 완성했다. 어느 누구도 닿지 못했던 200안타 고지도 정복했고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가 됐다. 하지만 그는 만족하지 않았다. 더 나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서건창은 MVP로 뽑힌 뒤 "작은 것 하나부터 실패로 깨달음을 얻었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한 시즌을 치렀다"면서 "'백척간두 진일보'라는 말처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소감보다 각오에 가까운 다음 시즌 출사표였다.

서건창은 3년 만에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신고 선수라는 타이틀과 더러운 유니폼은 그를 나타내는 훈장이 됐다. 최고의 시즌에도 안주하지 않는 그의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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