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결산] ④ 감동의 가을야구! 넥센과 LG가 만든 '기적 드라마'
입력: 2014.11.15 07:03 / 수정: 2014.11.14 17:30

넥센(위)과 LG가 꼴찌 팀에서 벗어나 한국 프로야구에 진정한 강자로 거듭났다. /최진석 기자
넥센(위)과 LG가 '꼴찌 팀'에서 벗어나 한국 프로야구에 진정한 강자로 거듭났다. /최진석 기자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2014 한국 프로야구가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4연패로 막을 내린 가운데 비록 우승엔 실패했지만, 한때 '꼴찌'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던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보여준 저력은 가을 야구를 즐기는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3년 전 최하위에 머물렀던 넥센과 올해 초반 하위권을 맴돌았던 LG는 나란히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한국 프로야구에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1-11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막강화력'을 앞세워 페넌트레이스 내내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던 넥센의 한해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선수들은 모두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쓸쓸히 빠져나갔지만, 넥센 팬들에게 2014년은 잊지 못할 한해였다.

승자의 샴페인 세리머니 속에 패자의 뒷모습은 더없이 씁쓸해 보였다. 마지막까지 삼성과 멋진 승부를 펼친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이며 다음을 기약했다. "굉장히 아쉽다. 저에게는 잊지 못할 시리즈였다"며 눈물을 글썽거리며 "긴 레이스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 견뎌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며 2014년을 마무리했다.

넥센이 창단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등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만년 하위팀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배정한 기자
넥센이 창단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등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만년 하위팀'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배정한 기자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해 우승 트로피는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그 누구도 넥센을 '패잔병'으로 보진 못할 것이다. 2008년 재정난을 겪고 있던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창단한 넥센은 메인 네이밍 후원 기업을 유치하며 빠듯하게 팀을 운영해왔다. 재정이 악화되면 현금 트레이드로 주축 선수를 보내며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투자가 생명인 프로 스포츠 현실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힘들었다. 2008년 7위를 시작으로 6위-7위-8위-6위를 오가며 매년 하위권을 맴돌며 '만년 꼴찌 팀'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2012년 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진정한 '영웅들'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에서 78승 48패 2무로 3위에 오르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2승 3패로 밀리며 가을 야구를 멈췄지만, 프로야구 진정한 강자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4년 염 감독 체제 2년째를 맞은 넥센은 'MVP 후보 삼총사' 서건창(첫 201안타)-박병호(11년 만에 50홈런·52홈런)-강정호(유격수 첫 40홈런)의 대기록에 힘입어 78승 48패 2무로 1위 삼성 라이온즈(78승 48패 3무)에 0.5게임 차 뒤진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2년 연속 가을 야구에 초대받은 가운데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누르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비록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삼성의 아성에 대항마로 나선 넥센은 '다크호스'에서 '강자'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5월 LG 감독으로 취임한 양상문 감독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팀을 4위까지 끌어올리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배정한 기자
지난 5월 LG 감독으로 취임한 양상문 감독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팀을 4위까지 끌어올리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배정한 기자

넥센과 함께 LG 트윈스 역시 2014 한국 프로야구를 빛낸 팀 가운데 하나다. 올해 초 '연패의 늪'에 빠지며 최하위를 면치 못하며 시즌 도중 김기태(45) 전 감독이 사임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양상문(53) 감독 취임 이후 '이기는 팀'으로 변모해 포스트시즌 막차를 타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을 야구에 합류했다.

LG는 지난해 김기태 전 감독의 '형님 리더십'을 앞세워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명가 재건'에 성공했다. 많은 기대를 안고 출발한 2014년. 쌍둥이의 행보는 시원치 않았다. 투타에서 엇박자를 내며 시즌 17경기를 마친 가운데 4승 1무 12패로 순위표 맨 아래에 머물렀다. 설상가상 김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하며 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5월 13일 양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흩어졌던 조직력은 한 데 모이지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플레이를 펼치며 승리의 맛을 보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패배의식은 사라졌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차근차근 승수를 쌓았고, 페넌트레이스 막판엔 5연승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막차에 합류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플레이오프에서 '난적' 넥센을 만나 1승 3패로 밀리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해 초반 '꼴찌'에서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하며 2015년을 기대하게 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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