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준이 지난 12일 화성 히어로즈와 경기 도중 야구장 뒤편으로 나와 담배를 물고 있다. /화성=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다 지난해 12월 입대한 고원준(24) 역시 군인 신분과 운동선수로서 적합하지 않은 '일탈 행동'을 벌였다. 상무 야구단 소속의 고원준은 화성 히어로즈와 경기 도중 여러 차례 야구장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웠다. 상무 야구단 선수들의 '일탈 행동'이 <더팩트> 카메라에 여러 차례 잡힌 가운데 고원준도 팬들의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운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더팩트> 취재진이 고원준을 처음 본 곳은 야구장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운드 위의 당당한 모습은 아니었다. 고원준은 지난 12일 화성에서 열린 2014 퓨처스리그 화성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 도중 야구장 뒤편에서 담배를 피웠다. 상무의 불펜 투수로 언제 등판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흡연을 즐겼다.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일반인도 아닌 선수에게는 더 안 좋다. 더구나 휴식 시간도 아닌 경기 중에 담배를 피우는 것은 선수로서 기본을 상실한 행위다.
야구계의 한 관계자는 "프로야구의 일반 선수들도 컨디션 관리를 위해 흡연을 자제하고 있다. 경기 중에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더구나 상무 선수들은 일반 병사들에 비해 우수 선수 육성이란 명분 아래 특혜를 받은 군인들 아닌가.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이 안 된다"며 혀를 찼다.
일반 군인 중에도 흡연을 하는 사람은 있다. 그러나 훈련이나 경계 근무를 할 때는 절대 흡연을 할 수 없다. 때와 장소를 가리는 것이다. 그러나 고원준은 달랐다.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자리를 옮겨 여러 차례 담배를 피웠다. 혼자 와서 담배를 물기도 하고 때론 동료들과 함께 흡연했다. '고원준'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자신의 신분을 잊어버린 채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는 그에게 '군기'를 찾아보긴 어려웠다.
고원준이 12일 히어로즈와 경기 도중 다른 상무 선수와 함께 담배를 피우고 있다. |
최근 고원준은 불펜 투수로 뛰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보직이 바뀌었다. 언제 등판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러 차례 흡연했다는 것은 운동선수로서 매우 잘못된 행동이다. 언제든 등판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야 하는 보직이 불펜 투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원준은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팀의 4번째 투수로 나서 3이닝 2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고원준은 2010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2011년 롯데 자이언츠에 둥지를 튼 그는 두 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9승(7패 평균자책점 4.19)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2012년 3승 7패(평균자책점 4.25)로 부진했고 12월엔 음주 교통사고를 내 야구 팬을 실망하게 했다. 롯데 팬들에게 그는 애증의 존재가 됐다. 지난해에는 부진한 투구로 13경기에 나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5.61에 그쳤다. 실망스러운 2년을 보낸 그는 반전 드라마를 그리며 상무에 입대했다. 하지만 팬들과 약속한 부활과는 거리가 먼 '일탈 행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더팩트>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혔다.
고원준뿐만 아니라 상무 야구단 소속 일부 선수는 지난 12일과 13일 숙소를 이탈해 술을 구입해 숙소에서 '술판'을 벌였다. 비로 경기가 취소되자 PC방을 들리는 등 군인의 신분으로 해선 안 될 '일탈 행동'을 스스럼없이 계속했다. 또한, 일반 병사가 개인 소지할 수 없는 휴대전화를 수시로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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