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스16] 추신수 '대타 굴욕'으로 본 투수-타자 교체 규칙
입력: 2014.07.21 17:51 / 수정: 2014.08.26 09:03
추신수가 2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9회초 대타로 나섰다가 왼손 투수가 나오자 다시 교체되고 있다. / SPOTV 중계 화면 캡
추신수가 2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9회초 대타로 나섰다가 왼손 투수가 나오자 다시 교체되고 있다. / SPOTV 중계 화면 캡

'저건 골이 맞을까?', '그 선수의 유니폼엔 어떤 비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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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성노 기자] '투수 교체는 lim, 타자 교체는 ∞'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최악의 슬럼프에 빠진 '추추 트레인'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가 대타로 나서 배트 한 번 휘둘러 보지 못하고 교체를 당하는 굴욕 아닌 굴욕을 맛봤습니다.

추신수는 21일(한국 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14시즌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안타(21타수 무안타)의 극심한 부진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비록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론 워싱턴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은 추신수의 '한방'을 믿었습니다. 추신수는 팀이 6-9로 뒤진 9회 2사 1, 2루에서 지오바니 소토를 대신해 대타로 나설 준비를 했습니다. 오른손 투수인 케이시 잰슨과 맞대결을 펼치려던 순간, 토론토 더그아웃 역시 교체 사인이 나왔습니다. 존 기브스 토론토 감독은 좌타자인 추신수를 상대하기 위해 왼손 투수인 애런 루프를 투입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왼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게 약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까지 좌 투수에게 약한 면모를 보였던 추신수지만 올 시즌만큼은 우투수보다 좌 투수에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 기대되는 타석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습니다.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왼손 투수가 등판하자 추신수를 다시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이고 오른손 타자인 J.P.아렌시비아를 내보냈습니다. 결국, 타석에 들어서 보지도 못하고 곧바로 벤치로 향한 추신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텍사스가 왼손 투수에 맞서 오른손 타자를 넣은 가운데 토론토는 왜 오른손 투수를 투입하지 않았을까요? 남아 있는 투수가 없었을까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메이저리그 규정을 기준으로 하는 한국프로야구 기준으로 봤을 때 '선발투수 및 구원투수의 의무'에서 '투수는 상대 팀 첫 타자 또는 그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1루에 나갈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 단 그 투수가 부상 또는 질병으로 투구가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주심이 인정하였을 때는 교체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에서 명시한 야구 규칙에는 투수는 그때의 타자 또는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1루에 나가거나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고 나와 있다. / 한국야구위원회 야구 규칙 캡처
한국야구위원회에서 명시한 야구 규칙에는 '투수는 그때의 타자 또는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1루에 나가거나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고 나와 있다. / 한국야구위원회 야구 규칙 캡처

구원 투수 경우에도 '어느 투수를 대신하여 구원에 나선 투수는 그때의 타자 또는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1루에 나가거나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 다만, 그 투수가 부상 또는 질병 때문에 더는 투구가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주심이 인정하였을 때는 교체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투수의 부상 또는 질병이라는 전제하에 교체할 수 있지만, 또 하나의 예외 상황도 있습니다. 바로 양손잡이 투수일 경우에는 이러한 규칙을 적용받지 않습니다. 야구 규칙에 '이미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투수가 새로운 이닝의 투구를 위해 파울라인을 넘어서면 그 투수는 첫 번째 타자의 타격이 종료될 때까지 투구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결국, 파울라인을 넘어야 '투수 교체'가 성립되는데, '양손잡이' 투수는 마운드에서 오른손에서 왼손, 왼손에서 오른손 투수로 '변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야구 규정에 따라 잰슨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루프는 몸에 큰 이상이 생기지 않은 이상 아웃카운트를 잡든, 출루를 허용하든 무조건 추신수 또는 아렌시비아를 상대해야 했던 것입니다. 반대로 타자의 경우에는 어떠한 교체 제한이 없어서 워싱턴 텍사스 감독의 '변심'이 그대로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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