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수야구장 = 이성노 기자] '사직엔 없고 문수에만 있는 것은?'
야구 불모지였던 울산에 '야구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대표 인기구단 롯데 자이언츠가 올해 3월 완공된 울산 문수야구장을 제 2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8경기를 울산에서 치른다. 다른 야구장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팬들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야구장을 찾은 롯데 팬들 또한 만족스러워하며 사직야구장 못지 않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25일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울산 문수야구장은 경기 시작 2시간여 전부터 수많은 팬들로 가득했다. 총 1만 2088석의 아담한 구장이지만, 사직야구장에는 없는 외야 잔디석과 홈플레이트 뒤에 마련된 프리미엄 좌석으로 팬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외야 잔디석에서 친구들과 자리한 롯데 팬 박지석(35·부산) 씨는 "롯데를 응원하기 위해 처음으로 울산을 찾았다. 좌석 예매가 일찍 끝나 잔디석에 왔다"며 "친구들과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으며 야구를 보니 소풍 나온 것 같다. 투수들이 몸을 푸는 불펜도 옆에 있어 마음에 든다"며 흐뭇해했다. 단점으로는 "음식을 파는 곳이 많지 않아 아쉽다"며 문수 야구장 첫 방문 소감을 밝혔다.
친척과 아이들을 동반한 서장현(37·울산) 씨도 잔디석에 흡족해했다. "아이들과 친지와 함께 야구장에 왔는데 딱딱한 좌석보다 외야 잔디석이 편하다"고 밝힌 서 씨는 "대구를 비롯해 몇몇 야구장을 찾았는데, 잔디 관람석이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날씨 좋은 날 이곳에서 여러 식구와 함께 응원하니 정말 좋다"며 방긋 웃어 보였다.
외야 잔디석 외에 눈길을 끄는 것은 포수 뒤에 마련된 프리미엄 좌석이다. 메이저리그 구장처럼 관중석 높이가 그라운드와 같아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경기를 볼 수 있다. 여자친구와 함께 프리미엄석에 온 김장규(37·울산) 씨는 "10여 년 넘게 야구장을 찾고 있는데 이 좌석엔 처음 왔다. 선수들을 가까이 볼 수 있고, 무엇보다 경기 자체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며 "비싼 티켓 가격(1인당 4만원)이 흠이지만, 정말 만족한다. (문수야구장은) 관중석이 적은 것 빼고는 사직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가 울산에서 열렸으면 좋겠다"며 문수야구장을 치켜세웠다. 더불어 "새로 생긴 야구장이라서 그런지 경기장 자체가 깔끔하고 깨끗하다"고 덧붙였다.
롯데 홍보팀 관계자 역시 새로 지어진 야구장을 만족스러워했다. "산 앞에 지어진 아담한 야구장이다. 포수 뒤 관중석을 포함해 경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주 경기가 열리지 않다 보니 야구를 좋아하는 많은 울산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문수야구장은 어김없이 만원 관중을 기록하며 지난 4월 4~6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이번 23~25일 기아전까지 6경기 연속 경기장을 팬들로 가득채웠다. 부산 사직야구장보단 작은 규모이지만,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문수야구장을 찾은 롯데 패들은 어느덧 울산에 푹 빠진 눈치였다.
한편, 이날 경기는 선발 김진우의 6이닝 3실점 호투와 장단 14안타가 폭발한 KIA가 롯데를 7-5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