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연 기자] 시즌 2승 달성에 성공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는 칼날 같은 제구력으로 자신의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 시각) 애리조나 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4시즌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탈삼진 8개를 곁들이며 7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이날 류현진은 투구 수 99개 가운데 무려 70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비율만 따지면 무려 71%였다. 눈에 보이는 스트라이크였으나 빛나는 제구력으로 삼진과 범타를 솎아내며 애리조나 타자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회 피안타율이 무려 5할에 달했던 류현진이다. 이날도 초반 불안했다. 1회말 첫 타자 A.J 폴락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다. 기분 나쁜 출루 허용에 흔들릴 수 있었지만, 류현진은 차분하게 호흡을 가다듬었다. 깔끔하게 세 타자를 가볍게 '요리'했다. 특히 '천적'으로 자신에게 유난히 강했던 폴 골드슈미트를 삼진으로 처리한 것은 두고두고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1회 2사 1루에서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2점 홈런이 터졌다. 류현진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으나 곧바로 2회 첫 타자 미구엘 몬테로에 안타를 내줬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지독한 '초반 징크스'가 떠올랐다. 하지만 류현진은 또다시 남은 세 타자를 가볍게 범타 처리했다. 좌우를 넘나드는 컨트롤과 강약 조절로 애리조나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날 류현진은 1번 폴락과 4번 마틴 프라도, 5번 몬테로를 제외하고 선발진에 든 6명의 선수에게 삼진을 뽑았다.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였으나 애리조나 타선은 헛방망이질하기 바빴다. 특히 골드슈미트를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처리했고 마크 트롬보와 크리스 오윙스도 모두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요리했다. 중심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하며 자신의 승리를 스스로 지켰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종전 3.86에서 2.57로 대폭 끌어내렸다. 지난 5일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 8피안타 3볼넷 2탈삼진 8실점(6자책점)으로 시즌 첫 패를 안은 부진을 훌훌 털어버리는 대활약이었다.
직구 최고 시속은 92마일(약 148km)에 불과했으나 7회까지 상대한 25명의 타자 가운데 8명을 타석에서 돌려세웠다. 직구를 물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섞어 던지며 야구는 '속도'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각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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