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이현용 인턴기자] "정말 눈물 난다. 이게 진정한 '허슬두'다!"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두산 베어스 팬의 눈빛은 살아있었다. 부상당한 주전들이 눈물 겨운 투혼을 보이며 시리즈에서 우위를 가져간 것에 감격해 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또 승리를 쟁취했다.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씨앗이자 두산 야구의 트레이트 마크인 '뚝심', 즉 '허슬두'를 강조한 두산 팬의 마음이 그대로 현실로 이뤄졌다.
두산의 2-1를 극적인 승리로 끝을 맺은 삼성 라이온즈와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린 28일 잠실구장은 '투혼의 드라마'를 보려는 두산 팬으로 가득 찼다. 상기된 표정의 팬들은 선수 이름을 든 피켓을 들고 응원 준비에 바빴다. 그러던 중 전광판에는 '해진 유니폼으로 정상에 설 허슬두'라는 문구와 함께 치고 달리는 두산 선수들의 활약이 영상으로 나왔다. 감동적인 영상에 팬들의 시선이 운동장에서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에게 향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여자친구와 경기장을 찾은 두산팬 정지원(34)씨는 "기적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올라왔다. 그만큼 선수들의 부상이 많은데 걱정된다"며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부상 없이 한국시리즈를 마쳤으면 좋겠다"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주전 공백을 제대로 메울 수 있겠느냐는 걱정도 들렸다. 하지만 크고 작은 부상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의 '투혼'에 감동한 눈치였다. 팬은 포기할 줄 모르는 두산 야구의 매력을 제대로 기억했다. 많은 팬은 오재원(28)에 대한 걱정이 한가득 이었다. 강남구에 사는 김지혜(25)씨는 "3차전에서 오재원 선수가 허벅지를 움켜쥐고 홈으로 들어오는데 눈물이 났다. 정말 '허슬두'라는 말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며 "4차전 경기에 못 나온다고 들었는데 다른 선수들이 오재원의 투혼을 이어받길 원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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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 정수빈이 선취 득점을 올리자 두산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 잠실=이현용 인턴기자
팬의 간절한 마음이 선수들에게 닿은 것일까. '아기곰' 정수빈(23)의 허슬 플레이로 두산은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1회초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정수빈은 배영수의 4구째 기습번트를 댔고 1루로 전력 질주하여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 정수빈은 최준석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순간 두산 응원석이 들끓었다. 기적이 시작되는 순간 환호 소리는 떠나갈 줄 몰랐다. 두산의 진정한 뚝심 야구,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허슬 플레이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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