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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2~14일 미국으로 출국해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는 KIA 투수 윤석민. / 스포츠서울 DB |
[김광연 기자] 아직 꿈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꿈에 그리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드디어 첫발을 내딛는다. 윤석민(27·KIA 타이거즈)이 오는 12~14일 사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가 자신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만난다. 본격적인 계약 협상 전 계획과 개인 훈련을 위해서다. 올해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9시즌을 소화한 윤석민은 다음 달이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미 소속팀 KIA엔 '미국 진출'을 선언하며 양해를 구했다. 올 시즌 3승 6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4.00으로 부진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먹구름이 낀 것처럼 보이나 소속팀에 지급할 이적료가 없다는 점은 매력적인 요소다. 올 메이저리그에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크게 활약한 것도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더팩트>은 11일 야구 전문가에게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과 예상 성적을 물었다.
이종률 메이저리그 전문 해설위원은 "미국에 간다고 했을 때 50~70%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 올해 부진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은 올해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기록, 국제대회 성적 등 여러 다양한 요소를 가지고 선수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윤석민은 2011년 리그 MVP였고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호투하는 등 보여준 것도 많다. 메이저리그 내 1~2선발급은 아니지만 4~5선발급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최근 2년간 다소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올해 100이닝도 다 채우지 못했다. 류현진만큼 꾸준히 성적을 내지 못한 건 분명 약점이다. 지금보다 페이스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전문 해설위원은 "최근 2년간 보여준 모습이라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도 좋은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간 쌓아놓은 게 많은 만큼 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송 위원은 "일반적으로 대부분 1~3선발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4~5선발을 원하는 리빌딩하는 팀에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신체조건이나 몸 관리도 중요하게 보는데 윤석민이 이를 완전히 충족했다고 볼 순 없다.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과 함께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불린 윤석민이다. 이 위원은 "윤석민은 자신의 주무기인 칼날 같은 슬라이더, 제구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동양인 투수가 힘으로 윽박지르는 것이 통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로 뛸 때 최대한 높게 봐서 약 8승 정도는 거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국내에서 선발 외에도 중간, 마무리 등 다양한 계투 경험이 있지만 불펜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뛰기 위해선 적어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는 3개의 구종을 갖춰야 한다. 윤석민은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제대로 던진다. 윤석민 본인이 목표를 두 자리수 승수로 잡는다고 볼 때 8~9승 정도다. 최대치를 잡았을 때 10승 초반까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간, 마무리 등 가리지 않는 게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본인이 판단하겠지만, 메이저리그 팀 가운데 윤석민을 선발이 아닌 불펜용으로 볼 팀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