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현 기자]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은 역시 꾸준했다. 비록 네 번째 7승 도전은 좌절됐지만 숱한 위기를 넘기는 활약은 빅리그 정상급 투수다웠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시즌 막판까지 성공적인 활약을 이어가기 위한 분명한 과제도 남겼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 시각) 열린 2013시즌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동안 8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팀의 3연승 행진에 크게 기여했다. 평균자책점은 2.85로 낮춰 내셔널리그 공동 1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투구 내용이 완벽한 건 아니었다. 안타를 8개나 허용했고, 볼넷은 4개나 됐다.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 다소 흔들렸다. 두 번의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위기관리 능력은 분명 빛났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적지 않은 기회에서 유인구에 급하게 방망이를 휘두른 타자들의 판단 실수도 컸다.

무엇보다 탈삼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날 기록한 2개의 탈삼진은 빅리그에 데뷔해 치른 15차례 선발 등판 가운데 가장 적었다. 지난달 6일 샌프란시스코전과 지난 13일 애리조나전에서도 탈삼진은 2개에 그쳤지만 모두 투구수가 100개 이하였다. 류현진은 이날 108구를 던져 상대 투수 매디슨 범가너의 타석 때 2개의 삼진을 빼앗은 게 전부다.

한 경기 뿐만이 아니다. 최근 3번의 등판에서 나온 류현진의 탈삼진은 모두 더해봐야 8개에 그친다. 지난달 1일 콜로라도전에서 나온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인 12개보다도 적다. 3경기에서 18.2이닝을 소화하며 기록한 탈삼진이 1경기 6이닝 동안 나온 결과물보다 적다는 건 분명 '구위 저하'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서서히 오르는 듯했던 구속도 제자리에 멈춰섰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상대로 최고 93마일(약 150km)짜리 공을 뿌렸다. 하지만 스피드건에 93마일이 찍힌 건 3번 뿐이었다. 대부분이 90~91마일(약 144~146km)짜리 공이었다. 제구도 다소 흔들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류현진을 상대로 12차례나 출루에 성공할 수 있었다.

변수는 체력 관리다. 성공적인 시즌의 절반을 마쳤지만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감이 없지 않다. 빅리그의 특성인 긴 이동 거리와 많은 경기 수가 앞으로 류현진을 더 지치게 만들 수 있다.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하는 메이저리그식 선발 로테이션도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

하지만 모두 예상했던 고비다. 선동열 KIA 감독도 류현진의 성공 가능성을 체력적인 부분으로 꼽을 정도였다. 류현진은 다저스 입단을 확정한 뒤부터 체력 훈련에 집중할 정도로 착실하게 빅리그를 준비했다. 이제 그 준비가 결실을 맺을 때다. 류현진이 체력 부담을 털고 데뷔 시즌부터 믿음직한 풀타임 선발로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yshal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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