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의 눈] 오심은 경기의 전부가 될 수 있다
입력: 2013.06.16 13:14 / 수정: 2013.06.16 13:17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나온 박근영 2루 심판의 오심 이후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 게시판은 이를 비난하는 팬들의 글로 도배되고 있다. / KBO 게시판 캡처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나온 박근영 2루 심판의 오심 이후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 게시판은 이를 비난하는 팬들의 글로 도배되고 있다. / KBO 게시판 캡처


[김용일 기자] 또다시 오심으로 야구계가 시끄럽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나온 박근영 2루 심판의 오심은 경기 전부가 돼 버렸다. 넥센으로선 0-0이 돼 있어야 할 점수가 금세 0-8로 변해버렸다. LG로선 이기고도 빛이 바랬다.

LG의 5회말 1사 만루 상황이었다.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가 침착하게 김용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어 박용택을 땅볼로 유도했는데, 3루수 김민성이 다이빙 캐치해 2루수 서건창에게 던져 1루주자를 포스아웃했다. 그라운드의 전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무렵 박 심판은 두 팔을 벌려 세이프를 선언했다. 3루주자는 홈을 밟았다. 나이트는 물론 염경엽 넥센 감독까지 강하게 항의했으나 판정 번복은 없었다. 분노한 나이트는 급격히 흔들렸다. 다음 타자 정의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밀어내기 득점을 허용한 데 이어 이병규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박 심판은 이미 오심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 2011년 6월 8일 LG와 한화 이글스전이었다. 한화가 5-6으로 뒤진 9회초 2사 3루에서 3루 주자 정원석이 홈스틸을 시도했는데, LG 투수 임찬규가 중심 발을 뒤로 뺀 채 홈 송구를 했다. 누가 봐도 보크였다. 그러나 구심을 맡은 박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한화로선 동점 상황이 될 수 있었으나 그대로 LG의 승리로 끝났다. 당시 박 심판은 9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프로스포츠에서 선수 개인의 심리는 경기력과 직결된다. 그중 야구는 가장 심리전이 눈에 띄는 종목이다. 1사 만루라는 위기에서 공 하나하나에 전력투구한 나이트가 어이없는 판정으로 실점을 내줬으니 극도로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투구 밸런스가 급격히 무너진 상태로 정상적인 투구를 펼치기엔 무리가 따랐다. 이성을 잃은 투수가 마운드에 있는 것은 '수건을 던진 것'과 다름없지 않겠는가.

그만큼 이날 경기에서 나온 박 심판의 '황당한 오심'은 오심이 경기 일부가 아닌 전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산하 심판위원회는 박 심판을 2군 퓨처스리그로 내려보내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심판위원회는 이전에도 판정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해당 심판에게 2군행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야구 팬은 KBO 게시판에 비난을 지속 퍼붓고 있다. 박 심판에 대한 심판위원회의 징계가 '솜방망이 처벌',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KBO 차원에서 징계 여부는 추후 논의될 예정이다. 분명한 것은 박 심판에 대한 명백하고 합리적인 징계가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만 승부로 직결되는 오심의 수를 줄일 수 있으며 최근 넥센을 둘러싼 '보복 판정' 등 사소한 오해가 정리될 것이다.


kyi0486@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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