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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60 Minutes' 로건 기자 |
[ 이성진 기자] 지난 2월 11일 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진앙지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취재하던 도중 흥분한 시위대로부터 성폭력과 구타를 당한 CBS 소속 여기자 라라 로건(39)이 사건 후 약 두 달 반 만에 언론에 모습을 나타냈다.
로건은 지난 28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카이로 광장에서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흥분한 남성 시위자들이 사인을 요청하며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중 한 명이 이집트어로 '저 여자 바지를 벗겨라'고 소리쳤고, 현지 보디가드들은 그 말을 알아듣고 이곳을 떠나자고 말했다"고 말했다.
당시 로건은 사건이 일어나기 전 타흐리르 광장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당시 대통령의 하야 소식에 흥분한 시민들의 반응을 취재하고 있었다. 문제의 상황은 카메라 기자가 배터리 교체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터졌다.
결국 로건은 눈 깜짝할 사이 보디가드와 떨어진 채 폭도들에게 둘러싸였다. 그리고 야만적인 폭행이 시작됐다. 로건은 "200~300명의 폭도들이 나를 폭행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은 그들은 나의 고통을 진정으로 즐겼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 카메라 기자와 보디가드들은 로건을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엄청난 규모의 폭도들로 속수무책이었다. 로건은 "옷이 찢기고 성폭행을 당했다. 이곳에서 죽음과 맞먹는 고통스러운 상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그는 폭력을 당한 지 40여 분 만에 일부 여성들과 이집트 군인 20여 명에게 구조됐다. 이후 취재를 전면 중단하고 미국으로 돌아온 로건은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이번 주 방송국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건은 인터뷰 말미에 "사건 후 다른 언론인들과 유사한 고통을 겪은 수백만명의 여성들을 위해 내가 겪은 일을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언론사 동료들의 위로 편지와 격려 덕분에 일어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