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넘기는 소리만’…수능 D-78, 50만 명의 마지막 리허설 [오승혁의 현장]
  • 오승혁 기자
  • 입력: 2026.09.02 14:13 / 수정: 2026.09.02 14:13
2일 목동종로학원 9월 모의평가 현장
N수생 비중 22.4% ‘2011학년도 이후 최고’…국어·수학 6월보다 어려워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본원에서 수험생들이 모의고사를 보고 있다. /배정한 기자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본원에서 수험생들이 모의고사를 보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목동종로학원=오승혁 기자] "학생들 시험 보고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능 출제 경향과 수험생의 현재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9월 모의평가가 2일 전국에서 실시됐다.

올해 모의평가에는 졸업생 등 이른바 ‘N수생’이 역대 가장 높은 비중으로 몰리고 사회탐구 영역 쏠림 현상도 심화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일 아침 '오승혁의 현장'은 수능을 78일 앞두고 마지막 모의평가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종로학원을 찾았다. 학원 관계자들은 취재진이 시험을 보는 학생들과 마주치지 않게 신경 쓰며 동선을 안내했다.

시험지 넘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조용한 강의실에서 수험생들은 문제 풀기에 여념이 없었다. 같은 시간 다른 층에 자리한 각 영역의 강사들은 시험지를 빠르게 살피며 출제 기조와 난이도 등을 분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9월 모의평가 지원자는 총 50만128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5772명 감소했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은 38만8203명으로 전년보다 2만2007명 줄었다. 반면 졸업생 등은 11만1925명으로 6235명 증가했다. 전체 지원자 가운데 졸업생 등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5%에서 올해 22.4%로 상승했다.

졸업생 지원자 수와 비율 모두 2011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탐구 영역에서는 사회탐구 쏠림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사회탐구 지원자는 43만2504명으로 전년보다 4만1055명, 10.5% 증가했다. 반면 과학탐구 지원자는 20만1060명으로 4만6366명, 18.7% 감소했다.

전체 탐구 지원 건수 중 사회탐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학년도 52.6%에서 2026학년도 60.7%, 2027학년도 67.6%로 확대됐다.

종로학원은 국어 영역에 대해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난도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고 지난해 본수능과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다소 쉽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6월보다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서울 양천구 목동종로학원에서 9월 모의평가를 분석하고 있다. /목동종로학원=오승혁 기자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서울 양천구 목동종로학원에서 9월 모의평가를 분석하고 있다. /목동종로학원=오승혁 기자

지난 6월 모의평가 국어는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모두 132점이었다. 두 과목의 1등급 구분 점수도 95점으로 비교적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언어와 매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47점, 1등급 구분 점수가 85점이었다. 화법과 작문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2점, 1등급 구분 점수는 90점이었다.

공통 과목인 독서와 문학 가운데서는 문학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출제 방식과 다소 다른 유형의 문항이 포함돼 일부 수험생이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은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돼 크게 어려움을 느낄 만한 문항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EBS 연계는 수험생들이 체감할 수 있고 실제 문제 풀이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됐다.

고난도 문항으로는 인문·철학 소재가 활용된 7번과 8번, 전기 전압을 다룬 기술 관련 13번 문항 등이 꼽혔다. 7번은 2점, 8번과 13번은 각각 3점 문항이다.

수학 영역도 쉽게 출제된 6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렵고, 지난해 본수능과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공통 과목에서 6월보다 어렵게 출제된 문항이 늘면서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상당히 높아졌을 것으로 분석됐다.

공통 과목에서는 21번 미분 문항과 22번 지수함수·로그함수 문항이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두 문항 모두 4점짜리 문제로, 상위권 수험생을 가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선택 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는 전반적으로 크게 어려운 문제 없이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선택 과목 별로는 확률과 통계 28번 조건부확률 문항, 미적분 28번 미분법 문항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기하에서는 29번 이차곡선과 30번 평면벡터 문항의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 문항은 모두 4점짜리 문제다.

수학 역시 EBS 연계를 체감할 수 있고 실제 문제 풀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종로학원은 "전체적으로 상위권에서도 변별력이 확보될 수 있는 난도"라며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는 없어 적절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 결과에 지나치게 일희일비하기보다 시험에서 확인한 취약점을 분석하고 남은 기간의 학습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대학별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은 대학별 내신 환산 방식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학생부종합전형은 면접 여부와 일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논술전형 지원자는 대학별 출제 유형과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함께 살펴야 한다.

정시모집을 주력 전형으로 고려하는 수험생은 대학별 수능 영역 반영 비율과 자신의 취약 영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목별 학습 시간을 배분해야 한다.

오답을 단순히 다시 풀어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지문을 잘못 읽었는지, 개념이 부족했는지, 계산이나 시간 배분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원인을 구체적으로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전 모의고사 역시 문제의 양보다 실제 수능과 동일한 시간 안배와 문제 풀이 순서를 연습하고,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수능까지 남은 기간 자신의 취약점을 중심으로 학습 우선순위를 정하면서도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최종 성적을 끌어올리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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