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리=이선영 기자]
◆ 방송 : 더팩트 유튜브 콘텐츠 'THE 미스터리경제' EP.16
◆ 출연 : 금융증권부 이한림, 이선영 기자
◆ 편집 : 디지털미디어본부 이상빈, 이환호 기자
선영>세상에 당연한 경제는 없다. 팩트 뒤에 숨겨진.
한림>기묘하고 오싹한 경제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한림, 선영>더팩트 경제 추리 콘텐츠. '미스터리경제' 시작합니다.
선영>선배, 요즘에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면요. 양옆에 계신 직장인분들이 스마트폰 화면으로 파란색, 빨간색 주식창 띄워놨는데 대부분 빨간색이더라고요.
한림>그런가요?
선영>네.
한림>저는 아닌데요
선영>아, 진짜요? 지금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 포인트, 일명 '1만 피' 고지를 눈앞에 두고 매일 축제 분위기인데요. 다들 이번 기회에 나도 부자 되나 싶어가지고 장 열리기만 기다리는 게 요즘 투자자들의 로망 같은 거거든요.
한림>그렇습니다. 저희가 오늘 촬영하는 날짜가 6월 22일 월요일이에요. 오늘 종가 기준으로 9100. 그래서 이 영상이 나갈 때쯤이면 이미 1만 포인트를 넘어설 수도 있겠죠. 그만큼 사람들이 아침마다 지금 굉장히 주식에 대한 관심도 뜨겁고 매일 아침 제 모니터도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증권부 기자인 것도 있지만 아침에 이제 떨어졌냐, 올랐냐를 봐야 되니까 코스피 1만 시대가 눈앞에 정말 온 것 같아요. 작년 딱 이맘때쯤에 2900~3000이 됐거든요. 그런데 그거에 비해서 3배가 올랐고 그 전에는 2000에서 3000이 되기까지가 몇 년이 넘게 걸렸는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무도 믿지 않았던 꿈의 수치였는데 이게 이제 현실이 되니까 객장이고, 커뮤니티고, 출근길 지하철이고 난리가 났죠. 한국 자본시장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장정인 건 분명합니다.
선영>네. 진짜 지하철에서 폰만 들여다보고 주식창만 보는 분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한림>그러게요.
선영>하이닉스도 엄청 올랐잖아요?
한림>그렇죠. 오늘 삼성전자를 26년 만에 제치고 국내 시가 총액 1위에 올랐습니다.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선영>그런데 지수가 이렇게 폭등하면 주식 시장에 돈이 미친듯이 쏠려 들어와야 정상일 것 같은데 제 친구들은 적금을 깨서 주식 하겠다고 난리인데 또 뉴스를 보면 세계 자본을 굴린다는 글로벌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주식을 수십 조, 수백 조 원씩 무차별적으로 팔아치우고 도망가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맞나요?
한림>사실 말씀하신 것처럼 지수가 이렇게 폭등했으면 돈이 미친듯이 들어왔다는 얘기잖아요. 그런데 시장에서 큰손이라고 불리는 외국인 투자자들, 외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기준으로 올해만 100조 원을 순매도했다고 해요. 오늘 22일 기준에서도 지수가 올랐는데도 최고가를 경신했는데도 외인만 2조 5000억 원을 순매도했거든요. 그런 상황입니다. 지수는 하늘을 뚫고 폭등하는데 시장 절대 강자인 외인은 돈을 싸들고 도망치고 있는 그런 기묘한 상황이라는 거죠.
선영>100조 원이면 엄청 큰 수치인데 지수가 오르면 더 사서 수익을 내야 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왜 다 올라온 이 꿀단지를 버리고 탈출하는 걸까요? 우리 한국 시장에 우리가 모르는 엄청난 금융 위기라도 오고 있다는 신호일까요?
한림>그러게요. 정말 무섭죠. 반전이 여기서 바로 시작됐는데 외인들이 한국 시장의 미래가 어두워서 혹은 한국 기업들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미래 가치가 안 좋을 것 같아서. 지금보다. 도망치는 게 또 아니거든요. 실체는 글로벌 거대 금융 자본가들이 컴퓨터에 심어둔 무서운 '알고리즘의 역설' 때문입니다.
선영>그러면 선배. 한국 시장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나간 게 아니라, 탈출을 했다는 거네요.
한림>그렇죠. 탈출을 '당했다'죠
선영>당했다는 거네요. 글로벌 투자 은행이나 월스트리트의 엘리트들이 컴퓨터 명령어 때문에 100조 원어치 주식을 강제로 내던졌다는 게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데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요?
한림>혹시 학교 다닐 때 인기가 많은 동아리나 모임에서 한 사람이나 특정 무리가 너무 비중이 많으면 강제로 그 비중을 줄이거나 제한하는 룰 같은 거 본 적이 있나요?
선영>네. 동아리에서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다른 과 사람도 뽑아야 되니까 인원 제한을 두는 경우는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게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한림>그렇습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도 똑같은 룰이 작동합니다. 전 세계 자본을 움직이는 메이저 펀드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 글로벌 신흥시장, 일명 모건 스탠리 신흥국 지수 MSCI 같은. 한국 지수도 있거든요. MSCI 같은 기준을 추종을 하거든요. 여기에 한국이나 대만, 브라질 같은 이런 신흥국들이 다 묶여 있어요. 그런데 최근 코스피가, 국내 증시가 아주 단기간에 반도체나 AI 열풍을 타고 8000, 9000 넘어서 이제 1만 피까지 폭등해버린 겁니다.
선영>그러면 한국 주식 가치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니까 전체 글로벌 펀드 안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해진 한도를초과해버린 거군요?
한림>정답입니다. 훌륭하네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Portfolio Rebalancing)으로 인한 '기계적인 강제 매도(Forced Selling)의 모순'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펀드매니저가 '한국 주식을 더 갖고 싶은데'라고 생각해도 소용이 없어요. 빅테크 자본이 설계해 둔 AI 알고리즘 때문에 컴퓨터가 한국 비중 한도 초과 이렇게 기계적으로 '매도하라'는 명령어를 때려버리는 겁니다. 증권가에서도 이런 분석 때문에 외인들의 순매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지수는 오르고 있다고 이렇게 분석하기도 했고요. 주가가 너무 잘나가서, 한국 증시가 너무 잘생겨서, 너무 예뻐서 오히려 기계적으로 버림받는 역설인 셈이죠.
선영>그러면 외인이 판 이 100조 원은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컴퓨터가 뱉어낸 자본시장의 '차가운 규칙' 때문일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그런데 과거에는 외인이 1조 원만 던져도 코스피가 종이 호랑이처럼 이렇게 와르르 무너졌는데 지금은 외인이 100조 원을 던지는데도 지수가 1만 피까지 폭등한 걸까요? 부러지지 않는 지수의 배후가 또 있을까요?
한림>그러게요. 개인 아니면 기관이겠죠. 그럴 수도 있고 저도 어렸을 때 주식을 처음 배웠을 때 공부를 했을 때 외인 투자자들의 수급 동향을 잘 봐야 된다, 한국 증시는 규모가 아주 작고 전 세계 시총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외인들의 자금 흐름에 따라서 우리나라 증시가 변할 것이고. 간밤에 뉴욕 증시가 오르면 한국 증시도 오르고, 떨어지면 떨어지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만큼 방어력이 세지 않다 그렇게 배웠거든요. 그런데 전혀 다르죠 지금. SK하이닉스도 지금 시가총액 22일 기준으로 현재 1위인데 실제 외국인 투자자 비율을 보면 55%였을 때가 30만 원, 40만 원이었는데 지금 51%대예요. 외국인 비율이 오히려 줄었어요. 그런데 주가는 지금 300만 원을 눈앞에 두고 있죠. 시총 순위도 국내 1위를 찍었고요. 이런 지점이 자본의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진짜 전쟁터가 됐다 우리 한국 증시가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최근 개미들은 더 이상 '개미'라고 표현하기도 민망한, 과거에 나약했던 개미들이 아니거든요.
선영>네. 이제 개미 말고 다른 표현을 해야 될까요?
한림>그러게요. 어떤 표현을 해야 될까요?
선영>왕개미? 왕벌?
한림>괜찮은 표현 있으면 댓글 많이 남겨주세요. 왕벌이요? (웃음)어쨌든 외인들이 기계적으로 쏟아내는 그 어마어마한 100조 원대 물량을 국내 연기금이나 기관 또 실제로 수조 원대 자산을 불리는 '슈퍼개미'들이 있어요. 어떤 개미분들은 증권사 지분을 사서 그 증권사를 인수하기도 하세요.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정보의 비대칭이 사라진 시대에 예전에는 주식을 살 때 증권사 가서 종이에 써서 증권을 사서 매수하겠다 매도하겠다 하고 딜레이도 있었을 테고. 정보의 대칭이 아예 맞지 않았던 시대였잖아요. 그런데 요즘엔 다 스마트폰으로, 앱으로 바로바로 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빨리 매수, 매도 버튼이 눌러져서 그래서 오히려 괴리감이 너무 격차가 벌어지다 보니까 거래량이 많은 종목은 좀 주의하면서 투자해야 되는 필요는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자본이 글로벌 알고리즘의 장난질을 정면으로 받아치면서 지수를 인위적으로 밀어 올리고 있는 아주 거대한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하지만 또 세상에 '리스크 없는 폭등'은 없거든요. 외인의 강제 매도 물량을 누가 받겠습니까?
선영>우리가
한림>우리가 다 받아내고 있다는 거는 만약 여기서 지수가 꺾일 경우. 1만 피 바라보고 있다고 하지만 저희 영상이 나갔을 때 갑자기 8000피가 될 수도 있어요. 주식은 모르는 거니까
선영>소름끼치네요
한림>그렇게 되면 우리 국내 투자자들이나 개인이나 서민들이 독박 쓰게 되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선영>네. 이 1만 피라는 장밋빛 축제 뒤에 글로벌 컴퓨터 알고리즘과 국내 자본의 이토록 치열한 영토 전쟁이 숨어 있었다니까 눈이 번쩍 뜨입니다.
한림>번쩍.
선영>독자 여러분이 매일 보시는 주식창의 이 붉은 숫자가 진짜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는 증거일까요? 아니면 글로벌 자본이 뱉어낸 폭탄을 우리가 안고 있는 걸까요?
한림>분명한 건 자본시장의 규칙은 철저하리만치 냉혹하다.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 융자 잔고가 역대급 수준으로, 소위 말해서 '빚투'라고 하는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그거는 자기가 이제 어느 적정 기준에 그 주가가 올라오지 못하면 자동으로 반대 매매가 걸려가지고 그걸 다 빚으로 갚아야 되는 그런 상황이고 또 월스트리트의 빅테크 자본들은 데이터가 가리키는 한도에 맞춰 언제든 한국 시장의 이 플러그를 뽑아버릴 수가 있어요. 220V 뽑아버릴 수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외인의 수급 동향이나 이런 글로벌 지수의 리밸런싱 이런 향방을 지켜봐야겠죠. 아무래도 저희가 눈 똑바로 뜨고요.
선영>외인이 팔면 무조건 폭락한다는 이 공식에 갇혀서 겁먹고 도망치기 전에 그들이 던지는 폭탄의 실체가 무엇인지 이를 탐구해 보는 시선도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림>그렇습니다. 국내 증시가요. 우리 자식 같은 코스피가 과거처럼 외인들의 발걸음 한 번에 사시나무 떨 듯이 이렇게 무너져 내리는 그런 유약한 시장이 더 이상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한데요. 저 또한 이번만큼은 월가의 차가운 기계를 아날로그의 뜨거운 이 위대한 자본으로 우리 개인들의 힘으로 꺾어버리는 짜릿한 반전 드라마가 나타나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전세계 1위 드라마가 넷플릭스 1위 드라마 한국 드라마잖아요. 그런 '참교육'하는 반전 드라마가 되길 기대합니다. 물론 제 계좌는 그렇지 않지만요.
선영>저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요. 눈물은 잠시 닦아놓는 걸로 하고요. 다들 아시죠? 투자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점. 늘 냉철한 판단이 먼저입니다. 다음 주에는 또 어떤 미스터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 주시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한림, 선영>구독과 좋아요. '미스터리경제' 성투하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