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에 빼곡히 적힌 '재선거'..."특정 단체 소속 아니다" [오승혁의 '현장']
  • 오승혁 기자
  • 입력: 2026.06.07 17:09 / 수정: 2026.06.07 17:09
7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재선거' 요구 시위 현장
3000명 함께 외치는 재선거 구호...자원봉사자들 질서 유지
7일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공원을 찾아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을 취재했다. 이날 핸드볼경기장 앞 주차장에는 차량에 메시지를 적어 달라는 벤츠 S350d 모델이 등장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신차 기준 1억 원 중반대의 고가 모델에 마커로 메시지가 가득 적힌 모습은 그 자체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서울 올림픽공원=오승혁 기자
7일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공원을 찾아 6·3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을 취재했다. 이날 핸드볼경기장 앞 주차장에는 차량에 메시지를 적어 달라는 벤츠 S350d 모델이 등장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신차 기준 1억 원 중반대의 고가 모델에 마커로 메시지가 가득 적힌 모습은 그 자체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서울 올림픽공원=오승혁 기자

[더팩트|서울 올림픽공원=오승혁 기자] "자원봉사자 모집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 와주세요."

"저희는 특정 단체 소속 아니고요. 모두 개인이 자발적으로 모였습니다."

7일 '오승혁의 '현장''은 6·3 지방선거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상태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진 후 투표함 반출을 막기 위해 모여 있던 시위자들은 개표가 진행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5일 오전 10시쯤부터 2박 3일째 재선거를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7일 오후 투표용지 부족으로 참정권을 침해받았다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서울 올림픽공원=오승혁 기자
7일 오후 투표용지 부족으로 참정권을 침해받았다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서울 올림픽공원=오승혁 기자

서울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이 지나는 올림픽공원역에 내리자마자 태극기와 함께 "재선거"를 외치는 인파들의 목소리가 먼 발치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일요일에도 시민들의 열기가 가득했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이곳에는 6일 밤 3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고 이날 오전에도 3000명 가량이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재선거"를 소리 높여 외쳤다. 남녀노소가 고르게 섞여있었으며 2030세대의 젊은층이 특히 눈에 띄었다. 가족 단위도 많이 보였다. 중장년 층은 어림잡아 30% 정도를 차지했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투표가 지연됐던 잠실7동 투표함이 개표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의 시위는 지난 5일 오전부터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올림픽공원으로 향하는 출구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물 등을 파는 상인들이 자리하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공원 앞으로 조금만 이동해도 태극기를 무료로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이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올림픽공원역 내에서 성조기랑 태극기를 판매하는 상인들이 있었는데 그 상인들에게 성조기를 같이 팔지 말라고 하면서 불법영업으로 신고했다"며 특정 단체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위 현장에서 즉석으로 만든 태극기를 무료로 나눔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서울 올림픽공원=오승혁 기자
시위 현장에서 즉석으로 만든 태극기를 무료로 나눔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서울 올림픽공원=오승혁 기자

현장은 의외로 질서를 유지했다. '평화'와 '자율'이 강조되는 가운데 자원봉사자들과 참가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무질서와는 거리가 멀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줄 지어 입장 및 퇴장하는 참가자들에게 태극기, 물, 커피, 이온음료, 간식, 비상약, 물티슈 등의 물건을 나눠주는 동시에 도화지에 태극기를 그리고 참정권 침해, 재선거 등의 문구를 계속 적으며 바쁘게 움직였다.

이들은 "특정 단체 소속이 아니라 모두 자발적으로 일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라며 "태극기를 들고 참정권 침해, 재선거 등의 구호와 애국가 제창만 하셨으면 한다"고 안내했다.

실제로 올림픽공원 곳곳에는 정치적으로 다른 논란이나 해석이 여지를 막기 위해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 등의 타국의 깃발을 드는 것은 자제하고 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움직여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날 핸드볼경기장 앞 주차장에는 차량에 메시지를 적어 달라는 벤츠 S350d 모델이 등장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신차 기준 1억 원 중반대의 고가 모델에 마커로 메시지가 가득 적힌 모습은 그 자체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온라인 광고업에 종사 중이라는 차주는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에게 더 나은 세상을 선물하고 싶어서 나왔다"며 "재선거, 참정권 침해, 민주주의 등과 관련된 메시지를 시민들이 적어준 차를 타고 달리면 이번 투표 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더 많은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태극기를 나눠주던 한 자원봉사자는 "더 많은 시민분들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며 "투표 용지 부족과 참정권 침해라는 말도 안 되는 현실을 시민들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표소 안에 갇혀있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은 빠져나갔지만 개표를 마친 투표함 380여개는 아직 경기장 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시위대 측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기장 입구 등에 기동대 인력을 배치하고 있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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