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국회의사당=김기범 기자] "저는 이번 6.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23일 오후 기자들의 타이핑 소리만 들리는 국회 소통관.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결국 대구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회견장이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노트북과 영상카메라, 사진기를 들고 자리를 잡은 취재진은 주호영 부회장의 결단을 송고하느라 '또 하나의 전쟁'을 펼쳤다. 발 디딜 틈이 없는 기자회견장을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에 앞서 오후 2시 30분께. 예정된 시간보다 앞서 주 부의장이 소통관에 도착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의원은 주 부의장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듯 어두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주 부의장은 애써 괜찮다는 듯 기자들에게 웃으며 밝은 인사를 건냈다.

인사를 마친 후 주 부의장은 기자회견장에 마련된 단상 앞에 섰다. "저는 이번 6·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취재를 위해 모인 기자들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항고 기각에 관련된 내용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에 불출마를 선언할 줄은 몰랐던 듯 약간은 당황한 표정으로 취재를 이어나갔다.
이어 주 부의장은 "법원 결정을 매우 아쉽게 생각하고 유감스럽습니다"며 "법원이 대구시장 공천 가처분신청을 기각되었다고 해서 이번 어처구니 없는 공천절차가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고 법원 결정을 존중은 하되 현 국민의힘의 공천을 꼬집었다.

이어 "저는 설명되지 않은 이유로 컷오프됐습니다"며 "공당의 공천은 절차와 상식 위에서 이뤄져야 하고, 당원과 시민의 선택권은 존중돼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대구시장 공천은 정반대로 갔습니다"라고 억울함을 표명했다. "저와 이진숙 후보 등을 컷오프했지만, 컷오프 직후 여론조사에서 저와 이진숙 후보, 두 사람이 1, 2위였습니다. 더구나 컷오프 20여 일 뒤 조사에서는 제가 1위에 올랐습니다. 이것만 봐도 이번 컷오프가 얼마나 민심과 어긋난 결정이었는지 분명합니다"고 힘을 주어 말했다.
이후 주 부의장은 "당원들과 척을 지는 선거는 하지 않겠습니다"며 "먹던 물에 침을 뱉지 않겠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공천 구조를 바로잡고 보수를 다시 세우는 데 더 큰 책임을 지는 것이 옳습니다"고 말하며 당과의 정면 충돌보단 한발 물어서는 선택을 했다.

향후 행보에 관련해서는 "공천권을 소수 지도부가 좌우하는 구조를 반드시 고치겠습니다. 당원과 시민의 선택이 존중되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며 당내 개혁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제발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기 바란다"고 경고하며 이번 공천 과정의 책임 문제를 끝까지 짚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주 부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기자회견으로 대체하고 질의응답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후 소통관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기자들이 주 부의장에게 붙어 "한말씀만..." "말해주세요"라고 했지만 "출마하지 않겠다로만 들어달라"며 "기자 여러분 그동안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며 인사를 한 후 소통관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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