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경제] "기자도 낚였다"…세계 시장 뒤흔든 '만우절 가짜뉴스' (영상)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6.04.04 00:00 / 수정: 2026.04.04 00:00
빌 게이츠 피살 오보·폭스바겐 사명 변경 사건

[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 방송 : 더팩트 유튜브 콘텐츠 'THE 미스터리경제' EP.04

◆ 출연 : 금융증권부 이한림, 이선영 기자

◆ 편집 : 디지털미디어팀 이상빈, 이환호, 유영림 기자

세상에 당연한 경제는 없다. 팩트 뒤에 숨겨진 기묘하고 오싹한 경제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더팩트 경제 추리 콘텐츠 '미스터리경제' 지금 시작합니다.

선영>여러분 만우절 잘 보내셨죠? 벌써 4월인데요. 날씨도 따뜻해지고 꽃들도 필 준비를 마친 것 같은데저희 기자들한테 4월은 오히려 긴장되는 공포의 날이기도 합니다. 쏟아지는 정보 중에 뭐가 진짜고 뭐가 장난인지 가려내느라 바쁘거든요.

한림>만우절에 워낙 장난을 많이 치시니까, 기자는 팩트만 보도해야 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아주 힘든 날이거든요 지나긴 했지만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도 많네요. 그런데 친구가 친 만우절 장난은 그냥 웃고 넘어가는 게 대부분인데 만약 기자가, 아니면 언론사가 만우절 낚시에 실제로 당했다면 어떨까요?

선영>생각만 해도 오싹하고 좀 끔찍한 것 같은데요

한림>그런데 그것 때문에 코스피가 또 출렁이고, 기업들이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할 정도로 아주 큰 낚시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선영>진짜 끔찍한데요. 속보 경쟁도 중요하지만 팩트가 무너지면 피해가 독자와 투자자들한테 돌아가니까요.

한림>네. 그래서 준비한 4월 첫째 주 만우절이 껴 있는 첫째 주의 미스터리한 사건. 바로 당신이 믿은 가짜에 반응한 잔혹한 시장에 대해 파헤쳐 볼까 합니다. 팩트라고 믿었던 그 가짜 한 줄에 증발해버린 경제적 가치들의 행방 지금 추적합니다.

선영>그럼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아까 코스피가 요동쳤다는 그 사건, 혹시 인터넷에 떠도는 괴담 같은 그런 건가요?

한림>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입니다. 사실 코스피가 요즘도 요동치긴 해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하게요동친 적이 있었어요. 2003년 저 17살 때네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2003년 4월 초 당시 국내 공중파 뉴스에서 '긴급속보' 자막이 하나 떴는데 그게 뭐냐면 'MS 회장 빌 게이츠 총격으로 사망'.

선영>제가 아는 그 빌 게이츠인가요? 그럼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난리 났겠는데요?

한림>난리 정도가 아니었죠. 기업 총수 당시 또 세계 부자 1위가 빌 게이츠 당시 MS 회장이었기 때문에보도 직후에 MS 주가는 물론 코스피 지수 자체도 장중 순식간에 폭락했고,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들이다 그냥 프로그램 매도가 물려가지고 투매 물량이 완전히 휩쓸렸고요. 그런데 이 뉴스의 출처가 어디였는지 아세요?

선영>어디였나요? 외신 쪽이었나요?

한림>네, 외신입니다. CNN, 공신력 있는 언론사잖아요. CNN이 맞지만 CNN이 아니에요. 가짜 CNN 사이트를 미국의 한 네티즌이 장난으로 만들어서 그 가짜 기사가 팩스로 언론사에 송달됐고, 확인 절차 없이 그대로 방송에 탄 거예요. 워낙 중대한 뉴스다 보니까. 워낙 대박 그런 사건이잖아요. 대박 사건이라고 하면 이상하구나. 워낙 중대한 뉴스다 보니까 확인 절차 없이 그대로 방송을 탄 겁니다. 공중파 언론사가 그렇게 보도를 하니까 시청자들은 당연히 믿는 거고.

선영>그렇죠.

한림>그리고 시장의 알고리즘 매매 시스템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거든요. 기계가 1초 만에 바로 매도 버튼을 눌러버리게 된 거죠. 이게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만우절의 비극'입니다.

선영>네, 팩스로 전달이 되면 당연히 저희 입장에서도 기사를 쓸 수밖에 없었겠네요.

한림>그때는 AI도 없었는데 어떻게 CNN 로고나 이런 서명이 있었을 텐데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걸 판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만우절 오보도 문제지만 기업들이 대놓고 주주들을 낚시질하는 사건도 있습니다. 2021년 3월 말 폭스바겐 아시죠?

선영>네

한림>글로벌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이 만우절 직전에 공식 보도자료를 뿌려요. 우리 기자들, 경제부 기자 같은 경우는 기업들이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기자들한테 메일로 등록하면 나오잖아요. 그게 팩트니까 당연히 오피셜이니까 그 내용을 믿고 우리는 기사화를 한단 말이에요. 물론 확인 전화는 해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어쨌든 보도자료가 오면 그런 절차가 있고,.그 보도자료 내용이 폭스바겐이 사명을 변경한다는 내용인데 이거를 전기차를 상징하는 볼트랑 연결해서 '볼츠바겐'으로 바꾼다는.

선영>그럴듯한

한림>그러니까요. 또 그럴 듯하기도 하고. 그런 걸 뿌렸어요.

선영>그래서 전 세계 언론이 그때 '폭스바겐이 드디어 전기차에 올인한다' 이런 얘기를 했었다고.

한림>그렇죠. 주가가 어떻게 됐을까요? 폭스바겐은 또 상장사고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상장사고 폭스바겐이 사명 변경을 하고, 전기차. 당시에는 혁신이었거든요. 지금도 물론 혁신이지만. 어쨌든 그런 것 때문에.

선영>21년도면 진짜 혁신이었네요.

한림>12.5%나 주가가 올랐다고 하네요. 그런데 만우절 당일 폭스바겐이 슬그머니 한마디 합니다. "사실은 마케팅용 장난이었어. 미안."

선영>약간 장난이 아니라 사기 수준인데 기자들도 속고 또 주주들도 속은 거잖아요.

한림>주가 당연히 폭락했고 직후에. 또 주가가 변동성이 확대되면 우리나라는 한국거래소가 담당을 하는데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 SEC로 불리는 증권거래위원회가 주가 조작 혐의로 폭스바겐 본사를 조사까지 했어요. 주주들은 '폭스바겐이 이런 식으로 장난질을 한다', '여기다 투자하면 안 되겠다'.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될 수 있다는 거죠. 기업의 생명인 시장의 신뢰를 스스로 장난으로 만우절이랍시고 맞바꾼 자폭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선영>오늘 얘기를 듣다 보니까 기자로서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그런 느낌이 드는데요. 가짜가 진짜를 위협하는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건 어떤 걸까요?

한림>그래서 마지막으로 이 사례를 들려주고 싶은데요. 모두가 가짜라고 의심할 때 진짜를 내놓은 천재들이 있죠. 2004년 4월 1일 구글이 지메일(Gmail)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그 지메일이에요. 그런데 이제 당시에 상상도 못 할. 그때 메일 용량 하면 평균적으로 5MB 정도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1GB로 출시를 한다는 그런 내용에 다들 이제 '만우절 또 시작이네', '구글 또 너무하네' 이런 식으로 비웃었죠.

선영>그런데 장난이 아니라 혁신이었네요.

한림>네 진짜 세상을 바꾼 혁신이 된 거죠. 또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해 보면 아까 말한 '빌 게이츠 오보 사건'. 이거는 다들 당연히 만우절인 4월 1일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생각을 하실 거예요. 그런데 사실 보도된 날짜가 4월 1일이 아니었어요. 4월 4일이었습니다

선영>오 만우절날이 아니었네요. 그런데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한림>그게 또 바로 미스터리 함정이 숨어 있는 건데요. 미국의 한 네티즌이 4월 1일 만우절 장난이랍시고, 만든 가짜 사이트가 사흘 동안 전 세계에 있는 언론사에 팩스를 보낸 거예요. 돈이 좀 많으셨나 봐요.비쌌을 텐데. 팩스 비용만 해도 얼마였을까. 그것도 궁금하네요. 그래서 사흘 동안 온라인을 떠돌다가우리나라 언론사까지 전파된 게 4월 4일이었고, 마침 그 언론사가 받아서 보도를 한 건데 기자들은 오늘이 4월 1일도 아니고 4월 4일이니까 설마 만우절도 아닌데 '오늘까지 장난이겠어?'라고 방심했던 거죠.라고 방심했던 거죠. 그래서 날짜가 지나서 안심을 했던 인간과 날짜 따위 신경을 안 쓰는 프로그램매도 바로 풀려가지고 삼성전자 주가 폭락하고 그랬다고 하거든요. 그 기계가 동시에 낚여서 증시를 폭락시킨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림>팩트 체크는 투자자분들이 해야 되는 게 맞는데, 사실 기사는 오피셜이라고 생각하고 투자를 하시는 분이 많잖아요. 그리고 당연히 기자로서는 팩트를 전달해야 되는 게 맞고. 하지만 그 기자들도, 기사를 만드는 기자들도, 언론사도. 만우절 오보 사건 같은 거 듣고 처음 든 생각이 전 그거예요. 스트레이트 기사를 쓸 때 사건의 경중이 이렇게 워낙 심하거나 무겁다면 팩트 체크는 기본이고 크로스 체크나 아주 심각하게 집중해서 증거와 확인 작업 이런 거를 좀 거친 후에 보도하는 게 맞지 않을까.

선영>결국에 가장 무서운 미스터리는 가짜 뉴스보다 '진짜겠지'라는 이런 방심의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림>네, 맞습니다. 지메일처럼 장난 같은 뉴스 속에서도 진짜 실체를 찾아내는 눈. 그것이 오늘의 미스터리 경제를 푸는 열쇠입니다. 여전히 가짜 뉴스가 판치고 사실 저희도 지금 유튜브 촬영을 하고 있지만유튜브에 가짜 뉴스가 정말 많아요. 들어가 보면 이상한 소리를 많이들 하시고.

선영>그렇죠. 누구랑 누가 결혼을 했다. 이혼을 했다. 그런 얘기도 많이 나와요.

한림>AI 음성으로 이렇게 돼 있고, 하는 것들은 좀 걸러서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것들 여전히 있는 시대지만 저희들은, 기자들은 그리고 더팩트의 기자들은 실체를 놓치지 않도록 더 사명에 맞게 최선을 다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선영>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힘이 팩트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고요. 저희 더팩트도 많은 구독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편에 뵙겠습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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