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 방송 : 더팩트 유튜브 콘텐츠 'THE 미스터리경제' EP.03
◆ 출연 : 금융증권부 이한림, 이선영 기자
◆ 편집 : 디지털미디어팀 이상빈, 이환호, 유영림 기자
세상에 당연한 경제는 없다. 팩트 뒤에 숨겨진 기묘하고 오싹한 경제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더팩트 경제 추리 콘텐츠 '미스터리경제' 지금 시작합니다.
선영> 영화 한 편이 흥행하면 보통 이렇게 생각하죠. 제작사 돈 엄청 벌었겠다. 그런데 오늘은 그 익숙한 생각부터 조금 의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림> 네 맞습니다. 흥행은 극장에서 터지는데 돈은 꼭 극장 안에만 남아있는 게 아니거든요.
선영> 그렇죠. 오늘의 사건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인데요. 100억원 안팎을 들여 만든 영화가 초대형 흥행에 성공한 겁니다 그런데 진짜 궁금한 거는 그 돈 대체 어디로 갔을까요?
한림> 일단 1500만이라는 숫자를 우리가 조금 생각해 보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1위가 '명량'. 이순신의 '명량'이고, 2위가 '극한직업'. 각각 1700만, 1600만이거든요. 그런데 1500만을 넘겼다는 거는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정말 대단한 흥행입니다. 이게 그냥 단순히 흥행이라는 두 글자로 설명하기 어려운 아주 대단한 흥행이고, 영화 티켓 가격이 예전보다는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매출로는 역대 1위를 이미 '명량'을 앞질렀다. 이렇게 대서특필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 그 1500만관객들의 입장표 하나하나 그 매출 1위 찍은 그 돈이 과연 어디로 갔을까? 그게 이제 궁금한 거죠.
선영> 또 기업은행이 제작 지원을 했더라고요.
한림> 안목이 있네요.
선영> 그렇죠. 제가 또 은행 출입이니까 살짝 언급을 해주고 (웃음)
한림> 제작사가 쇼박스인데, 쇼박스는 돈방석에 앉았을까? 장항준 감독은 드디어 '김은희 남편'이라는수식어를 떼고, 뗀 것 같아요. 뗀 것 같은데 '빌딩을 살 수 있으실까?', '건물을 살 수 있으실까?', '돈을 많이 벌었을까?' 궁금하죠. 아니면 전혀 다른 곳으로 돈이 흘러갔을지 그런 부분도 궁금하고.
선영> 단순한 질문부터 좀 해 보겠습니다. 100억원 들여서 만든 영화가 엄청 흥행했으면 제작사가 크게 번 거 아닌가요? 이렇게 조금 단순하게 생각할 것 같은데요.
한림> 일단 크게 흥행한 건 맞고, 제작사가 많이 번 것도 맞겠죠. 그런데 많은 분이 놓치는 게 있어요. 기사에 나오는 매출 1등을 했다는 것은 말 그대로 관객이 극장에서 티켓을 산 비용을 의미합니다. 영화표 가격이 지금 1만5000원 정도 하나요? 주말에는 더 비싼 것 같고. 그게 이제 1500만명이 봤다는 거니까 어마어마하겠죠. 그 금액 자체가 제작사 통장에 꽂히는 구조는 아니에요.
선영> 네. 그러면 이 통장 구조가 어디서 갈라지는 걸까요?
한림> 쉽게 말하면 관객이 낸 푯값은 일단 극장에서 영화관을 운영을 하고, 사 오고, 팝콘을 튀기고, 청소를 하고, 그런 비용이 일단 쓰이고. 영화를 제작해서 극장에 걸기 위해 배급, 영화를 만들기 위해 투자, 제작사 그쪽으로 나뉘고. 거기서 다시 이제 제작발표회, 시사회, 배우 인터뷰를 하는 마케팅 비용이 있거든요. 1200만 넘었을 때인가요? 그때 서울시청 앞에서 커피차도 하기도 했는데.
선영> 맞아요.
한림> 무료로 커피를 다 나눠줬단 말이에요. 과연 (장항준 감독) 사비로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데도 쓰였을 것 같고. 그런 쪽으로 다 수익 구조가 분배가 된다는 거죠. 실제로 누가 얼마 가져가는지는 알려지진 않았고요.
선영> 저희 매체도 그때 직접 사진 촬영해서 올라왔잖아요.
한림> 네, 맞아요. 저희 더팩트도 '왕과 사는 남자' 흥행을 많이 팔로우했기 때문에 꼭 영상 찾아서 봐 주시고요. 선영> 그래서 영화 대박이 제작사 순이익과는 연결이 안 된다는 그런 얘기네요.
한림> 그렇죠. 흥행은 하나의 숫자로 보이긴 하는데 돈의 흐름은 아까 말했듯이 여러 갈래로 나뉘고, 이거를 미스터리라고 볼 수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 잘된 영화 한 편은 돈이 한 사람 주머니로 직행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내가 집에서 그냥 혼자 1인 영화를 찍어요. 그건 내 주머니로 직행을 하겠죠. 그리고 졸업 작품을 찍어요. 그리고 그게 흥행이 돼요. 그런데 그 안에서도 내 영화를 보시고 투자를 하시겠다는 분이예를 들어서 지분을 80% 갖고 계시면 내가 100억 원을 벌었어도 80억 원은 그분한테 드려야 된다. 그런 얘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영> 네, 그러면 제작사 통장으로만 안 갔다면 돈이 어디로 간 걸까요?
한림> 대부분 사람이 알고 계시는 데 앞서 말했던 거는 이번 '왕과 사는 남자' 같은 경우는 사극이다 보니까 실화잖아요. 사극이면 그리고 실화를 모티브로 재구성을 해서 극적으로 연출을 한 거고 실화다 보니까 아직 우리나라에 그 영화 속 배경이 남아 있다. 지역 상권이 살아나는 실제 소비로 일어났다는 거죠. 그 영화 촬영지라든지, 그 영화를 찍은 500년 전의 그 장소를 찾아가는 거죠.
선영> 그런데 역사는 또 살아온 사람들이 계속 바꿔 가는 거기 때문에 야사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 '왕과 사는 남자'는 좀 그런 배경들을 활용해서 재구성한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한림> 네, (단종 유배지가) 또 강원도 영월의 청령포인데 굉장히 또 예쁘고 고즈넉하게 영화에서는 잘 연출을 했거든요. 실제로 혹시 가보셨어요?
선영> 아, 못 가봤죠.
한림> 저는 어렸을 때 가 봤는데 그때는 사람이 정말 없고, 실제로 타고 가는 배가 있어요. 거기 관광지에 가면 그게 하루에 한 번인가 두 번밖에 운행을 안 해서 그때는 시간이 안 맞아서 들어가 보지도 못했는데,지금은 거기 아예 줄을 오픈런 하듯이 사람들이 다 서가지고 배 왕복하는 횟수도 늘렸다고 합니다. 그런 것처럼 영화 한 편의 흥행이 그 유산이 남아 있는 그곳의 분위기 자체를 또 바꿨다고 볼 수가 있죠.
선영>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사람들이 배경을 계속 찾아가게 되는 이런 구조가 된 것 같네요.
한림> '거기 한번 가볼까?', '저 장면이 어디였지?' 이런 생각이 들게 하거든요. 그리고 단종뿐만 아니라뭐 세조라든지, 엄흥도라든지, 한명회라든지 그분들의 발자취가 담긴 곳들이 다 우리나라 곳곳에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단종뿐만 아니라 거기 영화에는 안 나왔지만 세조가 있고, 그리고 유지태 씨가 연기한 한명회. 아주 강렬하게 나오잖아요. 그분의 묘가 천안시에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천안시 공무원분들도 영화에서는 악역이었기 때문에 영월만큼 와서 많이 즐기고 가라고 말은 못 하지만 강원도 가시는 길에 한번 들러가지고 커피라도 한 잔 사갖고 가라. 이렇게 유쾌하게 유튜브에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선영> 또 한명회 후손분들은 이렇게 댓글 통해서 '저희 묘지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후손이다'. 이렇게 댓글 달린 것도 봤고요. 엄흥도라는 인물도 영화에서 재구성한 인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는 단종 밑에 하인으로만 표현이 됐지, 엄흥도라는 인물이 표현되진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한림> 우리가 조선시대의 역사 영상이 남아 있거나, 그때 살았거나 그렇게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왕조실록이나 이런 기록만 보고 확인을 할 수가 있는데.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영화 내용 자체가 역사고역사가 곧 스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단종의 시신을 거둔 자는 삼족을 멸한다고 했어요. 세조가. 영화에서는 한명회가 그러는데.
선영> 너무 오싹한데요?
한림> 누가 거두겠냐, 이거죠. 그런데 그 시신을 거뒀을 때 다 알리고 거뒀을까요? 아니면 몰래 거뒀을까요?
선영> 몰래?
한림> 당연히 몰래 거뒀고. 그때는 알려지지 않았다가. 단종이 노산군으로 폐위됐다가 나중에 단종으로 다시 이렇게 뭐라고 해야죠? 복권됐다고 해야 될까요? 그렇게 됐을 때 엄흥도도 같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됐다고 하더라고요. 이름도 다시 이렇게 알려지고.
선영> 어쨌든 영화표 한 장이 또 누군가의 밥값이 되고, 방값이 되고, 커피값이 되는 그런 느낌인가요?
한림> 그렇죠. 정확합니다. 영화가 단순히 극장 안에서만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영월군 숙박업자분들이라든지 소상공인분들이 아주 영화 흥행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볼 수 있죠. 경제적 효과를 누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영> 그러면 영화가 만든 건 단순한 흥행 수익이 아니라 '돈의 흐름' 자체라고 봐도 좋겠네요.
한림> 모든 영화가 다 이런 식으로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고, 여러 가지 경제 효과를 누리는 건 아니겠죠.액션 영화는 그냥. 액션 영화가 있고 픽션은 픽션이니까. 거기에 예전에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가 볼 수도 없는 거고. 그래서 사극이 주는 힘이 이렇다. 그리고 조선시대 역대 가장 비운의 왕 단종이 주는 그 측은함과 아련함이. 또 박지훈 씨가 연기를 너무 잘했어요. 굉장히 팬인데, '내 마음속에 저장'할 때부터 팬인데. '약한영웅'도 눈빛 연기 너무 좋고.
선영> 워너원 할 때부터 팬이셨어요?
한림> 그럼요. 2등 하셨잖아요. (웃음) 아무튼 그런 것들이 다 맞아떨어져서 '단종을 우리가 다시 살려주자' 하는, 약간 '팬덤' 문화 같은 게 또 형성돼서 영화를 또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또 가고 그게 다 이제 경제적 효과로 누릴 수 있다는 거죠.
선영> 그러면 오늘 사건을 정리해 보면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한 영화인데 그 성공은 단순히 박스오피스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한림> 제작사만의 돈이 아니었고. 어디 라디오에서 들어보니까 장항준 감독님이 이렇게 영화가 잘될 줄 모르고 지분을 많이 안 가져갔다고 하시더라고요.
선영> 아.
한림> 그래서 굉장히 후회를 하고 계신다. 그만큼 지분 구조가 영화가 개봉되기 전에 이미 결정된 거기 때문에 그렇게 영화의 수익은 그런 식으로 가는 거고. 나눠서 가는 거고. 그 영화 이후에 지역 상권이나 관련 마케팅 그리고 각자 배우들의 커리어가 다 보충됐기 때문에 그것도 어떻게 보면 더 경제적 효과라고 할 수 있고요.
선영> (장항준 감독이)개명을 하시겠다, 성형을 하시겠다 이런 공약들을 했다가 다시 접으셨던 거로.
한림> 바로 철회를 하셨죠. (웃음) 그래서 오늘의 미스터리는 '이 영화가 얼마 벌었냐'라는 이야기보다매출 1등을 했으니까 사람들이 숫자에 관심을 갖게 되잖아요. 그것보다 누구를 살렸고 누가 비용을 냈냐의 이야기를 엮어서 이렇게 경제 효과로 설명드렸습니다.
선영> 시청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왕과 사는 남자'의 진짜 성공은 극장 매출일지 아니면 뒤에 살아난 지역 경제일지
한림> 오늘의 미스터리경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미스터리경제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