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서울 종로구=오승혁 기자] "관객 수 하락을 비롯한 여러 지표들이 축구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민적 애정을 어떻게 회복하시겠습니까?"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중 질문)
축구계 현안의 뼈아픈 질문이 던져졌지만, 돌아온 답은 결국 '성적'과 '개최'라는 익숙한 단어들의 반복이었다.
11일 오전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포니정재단 빌딩을 찾았다. 오는 6월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의 제55대 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정 회장의 부친인 故 정세영 전 현대자동차 회장의 별칭인 '포니 정'에서 이름을 딴 이 건물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취재진이 구름처럼 몰렸다. 60여 명의 기자와 20여 명의 협회 관계자가 뒤섞인 현장은 정 회장의 행보에 쏠린 축구계의 뜨거운 관심을 방증했다.
정 회장은 그간 부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왔다. 자신의 취임 1주년(4연임) 간담회를 부친의 자부심이 서린 공간에서 진행한 것만 봐도 그의 깊은 효심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축구계 현안을 반영하는 비판 섞인 질문에도 "결과로 보여주겠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간담회는 정 회장의 인사에 이어 김승희 전무이사의 '2028 3개년 계획' 발표로 이어졌다. 한국 축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인프라 확충이 골자였으나, 현장의 갈증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부터 홍명보호 출범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이슈'로 바닥을 친 팬심을 어떻게 돌릴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없었다. 정 회장은 "아시안컵 유치와 북중미 월드컵 성과를 통해 저력을 증명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행정적 책임보다는 '결과론적 낙관주의'를 고수했다.
공식 석상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정 회장은 이어진 오찬 자리에서 본인의 축구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정 회장은 "이번 월드컵에서 다섯 경기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보다 몇 경기 더 하면 당연히 더 좋고요. 우리 선수들 실력의 균형 면에서 4년 전보다 나아진 것 같습니다. 불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라며 16강을 향한 믿음을 보였다. 현장의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실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