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서울 용산=오승혁 기자] "드라마에서는 그렇게 정의로운 역할만 하더니, 뉴스 나오는 거 보고 좀 놀라고 실망했지." (한남동 상인)
"뭐 이유 없이 식당을 기획사 주소로 올렸겠어? 서민들은 훨씬 적게 벌어도 세금 다 내고 조금이라도 돌려받으려고 연말정산 하는데... 대중들 사랑으로 사는 연예인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 (한남동 상인)

9일 오전 '오승혁의 '현장''이 찾은 서울 용산구 소재의 해당 곰탕집은 점심 손님들로 북적였다. 오전 11시를 약간 앞둔 본격적인 점심 시간 전이었음에도 내부에는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들이 제법 있었다.
연예인들의 사인 액자로 장식된 입구와 나무와 돌이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에 적용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이 식당에서 연예기획사 분점이 입주해 있다는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8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이하늬의 개인 기획사 분점 주소지로 해당 식당이 등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스트레이트 보도에 따르면 '호프프로젝트' 명의로 해당 건물을 매입한 배경에는 막대한 금융 혜택이 이유로 자리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 개인 명의로 부동산을 살 때보다 법인 명의를 활용할 경우 담보인정비율(LTV)을 훨씬 높게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건물의 등기부등본상 채권최고액은 약 42억 원으로, 매입가(64억 원)의 절반 이상을 대출로 조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법인 명의의 대출은 이자 비용을 법인 경비로 처리해 법인세를 낮추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기획사 운영'이라는 명목 하에 사실상 '부동산 시세 차익'을 극대화하려 했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식사 후 식당 직원에게 "이곳에 등록된 이하늬 씨 기획사를 아느냐"고 묻자, 직원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한우 곰탕 외에도 여러 한우 부위, 해산물 요리 등을 파는 모임하기에 좋은 고급 식당으로 보였을 뿐 연예 매니지먼트 업무가 이뤄지는 공간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특히 해당 건물은 1층(곰탕)과 2층(한우집)이 내부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고 단일 입구를 사용하는 사실상의 통합 외식 공간이었다. 취재 결과 1층에서도 2층의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등 전 층이 손님들을 위한 식사 공간으로 빈틈없이 활용되고 있었다. 연예 기획사 업무를 위한 최소한의 독립적 사무 공간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는 이번 논란을 두고 단순한 임대차 관계 이상의 '특수 관계' 의혹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한남동에서 오래 영업했다는 한 상인은 "지금 이하늬 건물에서 장사하는 사장은 이 동네에서 이자카야, 술집, 카페 등을 줄줄이 성공시켜 한남동 골목이 그의 이름을 딴 골목으로 불렸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며 입을 뗐다.
이어 "본인 건물 없이 임대료를 내며 장사하는 베테랑 사업가가, 상식적으로 본인 식당이 입점한 가게 주소를 연예 기획사 분점으로 내주는 게 꺼림칙하지 않겠냐"며 "분명 양측 사이에 우리가 모르는 깊은 신뢰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가치에 대한 평가도 뜨겁다. 이하늬가 2017년 약 64억 원에 매입한 이 건물은 현재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다. 인근의 랜드마크인 '사운즈한남' 인근 부지가 최근 평당 2억6000만 원 선에 거래된 점이 지표가 됐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거래가가 다소 높게 형성된 감이 있지만, 보수적으로 평당 2억 원만 잡아도 대지 면적 100평인 이하늬의 건물 가치는 200억 원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매입 당시보다 약 3배 이상 시세가 오른 셈이다.
다만 "부동산 매매가는 거래가 실제로 이뤄져야 알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이 동네에서 저 정도 규모의 대지 거래가 최근 몇 년 간 드물었기 때문에 이는 모두 추측"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하늬 측은 "탈세는 없었으며 세무당국과의 법적 해석 차이일 뿐"이라며 조세심판원에 불복 절차를 밟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인된 '연예기획사 흔적 없는 분점'과 '유력 임차인과의 미묘한 관계'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정밀한 검증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