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물건만 덩그러니…서울 한파 속 잔혹한 일상 [오승혁의 '현장']
  • 오승혁 기자
  • 입력: 2026.01.30 17:19 / 수정: 2026.01.30 17:19
30일 서울 은평구 빌라 화재 현장 찾아
연일 이어지는 한파 속 화재 사고 이어져
30일 오승혁의 현장은 29일 오전 화재 사건이 발생해 30대 여성 한 명이 사망한 다세대 주택에 다녀왔다. /서울 은평구=오승혁 기자
30일 '오승혁의 '현장''은 29일 오전 화재 사건이 발생해 30대 여성 한 명이 사망한 다세대 주택에 다녀왔다. /서울 은평구=오승혁 기자

[더팩트|서울 은평구=오승혁 기자] "너무 짠해... 집이 불타고 있는데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겠어..." (서울 은평구 주민)

연일 영하권의 강추위가 몰아치고 있는 서울 도심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온기가 돌았을 누군가의 보금자리는 한순간에 검은 잿더미로 변했고, 누군가는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30일 오전 '오승혁의 '현장''이 찾은 서울 은평구의 한 빌라 화재 현장.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이 건물 지하층은 전날 새벽 발생한 화재의 참상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었다. 입구부터 코를 찌르는 매캐한 탄내는 사고 당시의 긴박함을 짐작게 했다.

불이 시작된 지하층 내부는 처참했다. 거주자였던 30대 여성 A씨의 손때가 묻었을 가재도구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내리거나 부서져 있었다. 지하층에 고립된 30대 여성 A씨는 구조됐지만 끝내 숨졌다. 불은 소방 인력 80여 명이 동원돼 40여 분 만에 꺼졌다.잿더미가 된 거실 한복판에서 마주한 탄내 섞인 냉기는 취재진의 마음마저 무겁게 짓눌렀다.

비극은 은평구뿐만이 아니었다. 28일 오후 10시 31분쯤에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나 거주자인 60대 남성이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인력 99명과 장비 21대를 투입해 40분 만에 불을 껐지만, 인명 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당국은 이번 화재가 담배꽁초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오후 2시 59분쯤에는 성북구 하월곡동의 아파트 8층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길이 치솟았다. 소방 인력 123명이 투입되어 50여 분 만에 진화됐으나, 세대 내부가 전소되면서 약 3,0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수거한 태블릿 배터리와 멀티콘센트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상태다.

한파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새벽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에서도 불이 났다. 이 불로 기숙사에 있던 학생 12명이 대피했다고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인력 40여명과 차량 14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서 불은 20여분 만에 완진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기숙사 화장실 환풍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특히 기록적인 한파가 이어지는 겨울철에는 난방기구 과부하나 실내 부주의가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배선 점검과 화재 감지기 설치 등 선제적인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소방당국의 당부는 매년 이어지고, 한파 속 안타까운 이별도 매해 반복된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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