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잠실 롯데월드몰=오승혁 기자] "야! 너 또 담아?" "아, 제발 누가 나 좀 말려줘! (웃음)"
22일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를 찾았다. 19일부터 이날까지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진행되는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과 16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롯데월드몰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5개층에 걸쳐 운영되는 팝업 스토어가 1020 세대들을 이곳으로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롯데월드몰 곳곳에서 기분 좋은 다툼이 들렸다. 팝업스토어에서 아크릴거울, 키링, 스마트폰 그립, 인형, 텀블러 등 원하는 물건을 고르던 이들 중 한 명이 물건을 더 담으려고 하자 친구가 "야! 너 또 담아?"라며 만류하며 신나게 웃었다.
이에 친구는 "아, 제발 누가 나 좀 말려줘"라고 계산대로 향했다. 서로 "구매욕 터진다! 미쳤다!"며 놀렸지만 이들의 표정은 세상 행복해보였다.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원작으로 웹툰으로 제작된 '재혼황후'를 롯데월드몰에 운영 중인 카페 전체에 접목시켜 웹툰 속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웹툰 '마루는 강쥐' 팝업스토어 직원은 "5만원 이상 또는 1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특전을 드리는 코너에도 주말이면 600명 이상이 온다"며 "5만원 이하 구매 고객은 몇 배 더 된다"고 높은 인기를 언급했다.
이번 웹툰 페스티벌은 단순히 웹툰의 세계관을 현실로 옮겨 굿즈를 구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진행된 기획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AI 그림 제작 프로그램을 활용해 웹툰을 그리는 작가가 상주해 웹툰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고, 웹툰 시장에 진입을 고민하는 청소년들과 직장인들이 와콤 패드에 드로잉 체험을 하며 취업 상담을 받기도 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웹툰 전공인 학생들과 여러 행사 현장을 찾아 다니고 있는데, 이번 월드 웹툰 페스티벌에서 학생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웹툰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달리 작가와 플랫폼의 불공정 계약으로 논란이 일었던 과거를 딛고 나아가기 위해 웹소설, 웹툰 제작진들의 노무 상담과 계약 검토를 진행해주는 부스도 함께 자리했다.
물론 로맨스, 판타지, 미스터리, 역사 등의 장르를 선택해 웹툰 관련 문제를 풀고 배지를 받는 이벤트 공간과 네이버웹툰이 새롭게 시도하는 형태의 웹툰 '컷츠'를 체험하고 '좀비딸' 속에서 활약한 고양이 캐릭터 스티커를 받는 이벤트도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웹툰이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보는 만화'가 아닌지는 이미 오래 되었다. 웹툰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은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뮤지컬, 연극 등의 콘텐츠로 확장되어 나가며 캐릭터 기반 굿즈는 식음료, 패션, 화장품, 사무용품 등 다방면의 제품에 그대로 반영된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웹툰 시장 규모는 올해 85억달러(약 12조 1670억 원)에서 2032년 137억달러(약 19조 6102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런 성장세를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 롯데월드몰 1층에 위치한 '마루의 베이커리에 놀러오세요' 팝업스토어다. 네이버웹툰이 '마루는 강쥐' 주인공 마루가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콘셉트로 매장을 꾸렸다.
혼자 사는 주인공의 푸들 강아지 '마루'가 갑자기 5살 어린아이가 되는 내용으로 2022년 6월 연재가 시작해 지난해 11월 완결된 해당 웹툰은 종결 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모아 약 3억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팬덤 드리븐 IP'의 대표 주자로 손꼽힐 정도로 팬들의 자발적인 굿즈 소비와 2차 창작 등이 꾸준한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이에 2023년 코엑스몰 팝업을 시작으로 더현대서울,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 등의 공간에서 팝업스토어를 연달아 열며 매번 다른 콘셉트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
상명대에서 웹툰을 전공하고 있다는 한 학생은 "그냥 웹툰이나 웹소설 콘텐츠만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굿즈를 통해서 소장하고 내 옆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덕질' 시작인 것 같다"며 본인의 가방에 달린 마루들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