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경기 부천=오승혁 기자] "이제야 끝난 것 같아. 이제서야." "그냥 와서 먹방 하고 매상 올려주고 서로 건전하게 하면 좋은데, 점점 자극적인 짓만 하고 누가 봐도 눈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하고 범죄를 저지르니까 그게 문제죠."
20일 '오승혁의 '현장''은 거리를 지나는 행인이나 주변 상인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민폐 행위를 하라는 '미션'을 유튜브 라이브 시청자들에게 받은 뒤 이를 행동에 옮겨 수익을 올리는 '막장' '기행 방송'을 일삼는 유튜버, 인터넷방송인(BJ)들이 몰려 몸살을 앓고 있는 부천역 일대를 찾았다. 부천역 앞 마루 광장과 피노키오 광장이 이들의 주 무대다. 기행 방송은 2020년~21년 사고 발생 후 당시 아프리카TV의 방송 제한으로 잠잠해지다 1인 미디어 플랫폼이 많아지자 다시 난립하면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경기 부천시는 최근 조용익 시장이 부천역 피노키오 광장에서 열린 '틈만나면, 현장속으로' 행사에서 부천역 이미지 개선 전담조직(TF), 부천원미경찰서, 원미구 자율방범연합대 등과 함께 현장을 점검하면서 환경 개선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이날 낮 부천역 광장에서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이는 없었다. 이어서 인터넷방송인들의 성지로 불리는 부천역 인근의 한 상가 앞을 찾았다. 유독 해당 상가 앞의 광장과 상가 내 통행로에서 인터넷방송인들이 비둘기, 참새가 전선에 줄지어 앉아 있는 것처럼 원형으로 줄지어 앉아 방송을 진행하며 기행을 펼쳐 악명이 높다.
갑자기 겨울이 된 것처럼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라이브를 진행 중 두 명의 인터넷방송인이 보였다. 남성 한 명은 스마트폰을 응시하며 채팅을 읽고 거칠게 욕을 뱉으며 흡연했고, 여성 한 명은 본인에게 채팅을 통해 후원한 이와 통화를 하며 주변의 모두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로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도 인근을 순찰하던 경찰차가 해당 상가 주변에 등장하자 서둘러 다른 곳으로 이동하며 사라졌다. '시민 안전, 상인 생존 위협하는 불법 유튜버 OUT!' '무단 촬영, 초상권 침해 금지. 부천역은 모두의 공간입니다!" 라고 적힌 플래카드들이 부천역 앞 광장과 해당 상가 인근 등 곳곳에 보이는 이유가 실감 가는 순간이었다.
부천역 앞에서 노점상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취재진의 스마트폰 카메라 소리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인터넷방송에 지쳐 있었다. 그는 "다들 힘든 상황에 유튜버들이 와서 먹방을 해서 매상을 올려주고, 이를 통해 홍보까지 된다면 좋겠지만 이미 그런 선은 한참 넘었다"며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쌍욕들이 매일 실시간으로 들리고 서로 주먹다짐은 기본이고 살인미수까지 터지는데 제정신으로 버티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막장 유튜버들의 성지로 소문이 나다 보니까 동네 분위기도 안 좋아지고 실제로 매출도 떨어졌다"고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상인들이 뭉쳐서 가두 행진도 하고 순찰도 돌고, 부천시와 경찰에서도 계속 사건이 발생하니까 단속에 강하게 나서서 요즘 유튜버들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야 좀 살겠다"고 말했다.
최근 부천역 상황을 취재 온 한 유튜버에게 "야차룰로 맞짱을 뜨자"고 싸움을 하자며 프로야구 선수 출신의 인터넷방송인이 시비를 건 일이 있었다. 이에 종합격투기(MMA) 수련 경험이 있는 상대가 "그러시죠"라며 본인 차에 있는 글러브 등의 장비를 가지러 가자 그 사이에 사라진 그가 최근 부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일까지 발생했다. 인명 사건까지 발생하자 부천역 인근의 유튜버들의 불법 행위를 단속하는 행보가 더욱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