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김민지 기자] 김건희 씨 일가 관련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다가 숨진 채 발견된 양평군 공무원 A 씨의 생전 자필 메모에 특검이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술을 강요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가운데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강압적인 조사나 회유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검 강압수사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A 씨의 메모를 공개했다.
공개된 A 씨 자필 메모엔 "첫 조사 날 너무 힘들고 지쳐 세상을 등지고 싶었다"며 "수사관의 무시하는 말투와 강압에 기억나지 않는 진술을 했다"등의 내용과 함께 특검의 조사에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들이 담겼다.

A 씨는 "군수 지시는 없다고 했는데도 계속 추궁당했다. 기억도 안 나는 말을 했다"며 "김선교 의원은 잘못이 없는데 계속 그를 지목하라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김 의원의 지시로 김건희 씨 일가에 특혜를 줬다는 진술을 강요했다는 취지다.
공흥지구 특혜 의혹은 김건희 씨 가족회사인 이에스아이앤디(ESI&D)가 2011~2016년 양평군 공흥리 일대 개발사업을 하면서 개발부담금을 면제받는 등 특혜를 누렸다는 내용이다. A 씨는 2016년 당시 양평군청에서 개발부담금 관련 업무를 맡았으며, 당시 군수는 김선교 의원이었다.
A 씨는 "이렇게 치욕을 당하고 직장 생활도 삶도 귀찮다. 정말 힘들다"며 "자괴감이 든다. 세상이 싫다. 사람도 싫다. 수모와 멸시 진짜 싫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김건희 특검에 출석했다. 그는 야간 조사를 받고 3일 새벽 1시 15분 귀가했고, 새벽 3시 20분쯤 집에서 자필로 당시 괴로운 심경이 담긴 메모를 작성했다. 이후 A 씨는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A 씨에 대해 강압적인 분위기의 조사나 회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현재 유포되고 있는 서면(문서)은 A 씨가 사망한 장소에서 발견된 실제 유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인이 된 A 씨에 대해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유족에 대해서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특검팀은 지난 2일 A 씨에 대한 조사는 오전 10시 10분부터 시작해 자정을 넘긴 0시 52분쯤 조서 열람까지 모두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심야 조사와 관련해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계속 조사했으며 각각 1시간 40분과 1시간의 식사 시간과 총 3회에 걸친 휴식 시간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조사를 마친 후 담당 경찰관이 건물 바깥까지 배웅하는 방법으로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했다"며 "건물 폐쇄회로(CCTV)에 잡힌 A 씨의 귀가 장면을 통해 강압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간접적 정황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팀은 "A 씨 조사 이전에 다른 공무원을 상대로 A 씨의 진술과 같은 내용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었다"며 "A 씨에 대한 조사는 이미 확보한 진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진행됐고, 새로운 진술을 구할 필요가 없어 강압적 분위기도 아니고 회유할 필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메모를 공개한 장동혁 대표는 "평범한 국민이 특검의 폭압적 수사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조폭 같은 특검이 날뛰는데도 모두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안타까운 죽음까지 정쟁에 이용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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