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서울 화곡본동시장=오승혁 기자] "네! 소비쿠폰 많이들 쓰세요!" "1차 소비쿠폰 끝나고 잠깐 공백기가 있었는데, 2차 시작되고 요즘 다시 많이 쓰기 시작하셨어요!"
1일 '오승혁의 현장'은 추석 연휴를 며칠 앞두고 서울의 전통시장 중 한 곳인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화곡본동시장을 찾아 명정 대목 분위기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실태를 취재했다. 56년 전인 1969년에 인근 주민들이 소소하게 생활 용품을 내놓던 수준으로 시작된 이 시장은 현재는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다.
청과물, 정육점, 식당 등 50여개의 점포가 모두 지역 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족발, 닭강정, 순대국집 등이 여러 맛집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상인들이 작고 오래된 전통시장의 강점을 뽐내는 곳이다.

이날 찾은 시장은 평일 낮 시간임에도 모든 매장에 구매나 문의 중인 손님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여러 상인들이 각각 과일, 야채, 고기, 생선 등을 손질하며 손님을 맞고 응대하는 바쁜 모습을 보였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인해 개천절인 오는 3일부터 9일까지 이어지는 1주일의 추석 연휴를 앞두고도 소비가 둔화됐을 것이라는 일부 우려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상인들에게 고객들의 소비쿠폰 사용 정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수가 "많이들 쓰신다"며 "1차 소비쿠폰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한 뒤 잠시 공백기가 있었는데, 2차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되고 다시 이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거의 모든 가게가 지난달 22일부터 전국민 90%에게 1인당 10만원 추가 지급된 '민생회복 2차 소비쿠폰' 사용 가능 포스터를 가게 벽에 붙여둔 상태였다. 과일, 반찬 가게 등에서도 여러 고객들이 서울페이나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로 물건을 결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기획재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7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된 뒤로 6주간 평균 매출이 약 5% 상승한 효과가 발생했다. 또한 소비쿠폰을 지급하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매출액 추이를 추정한 결과 소비쿠폰으로 새로 생겨난 매출액은 2조1073억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전체 소비쿠폰 사용액(약 5조원)의 42.5%가 기존 사용처가 아닌 새로 생겨난 소비라는 셈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일반적인 한계소비성향(20% 내외)이나 코로나 팬데믹 당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26.2∼36.1%) 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재훈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3분기 전체로 봤을 때 소매판매가 14분기만에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며 "장기간 부진했던 민간소비는 최근 좋은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