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유영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주역들을 만나 한 시간 동안 K팝의 성공 비결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진지한 관심을 보여 화제다.
이 대통령은 20일 아리랑 국제방송 프로그램 '케이팝 더 넥스트 챕터(K-Pop:The Next Chapter)'에 출연해 시종일관 자랑스럽고 뿌듯한 표정으로 K팝의 현재와 미래를 논했다. 'K팝의 현재와 앞으로의 비전'을 주제로 진행된 해당 프로그램에는 이 대통령 외에도 케데헌 감독 메기 강, 트와이스의 정연·지효, 김영대 평론가와 알티(R.Tee) 음악 프로듀서 겸 디제이 등도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산업계의 다양한 관계자와 함께 K팝이 쌓아 온 세계적 위상과 글로벌 콘텐츠가 보여 준 확장성 및 새로운 가능성을 조망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K팝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비전과 아이디어를 나누기 위한 자리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케데헌 제작진에게 "대한민국이 문화의 힘을 전 세계에 본격적으로 알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케데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묻자 이 대통령은 인물들이 설렁탕에 깍두기를 먹는 장면을 꼽으며 "(그 장면) 최고였다. 제한적일 수 있는데 저것을 소품으로 쓸 수 있나"라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케데헌'의 인상적인 캐릭터를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저승사자와 호랑이 '더피'라고 답했다.
그는 웃으며 "더피 정말 깜찍하더라. 호랑이는 전통적으로 두려움의 상징인데, 이를 유쾌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재해석해 놀라웠다"며 "호랑이(더피)도 얼마나 장난스럽나. 대한민국 국민들의 문화는 '해학'이다. 있는 그대로의 우리 것을 다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이런 점이)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그대로 남아낸 것이 세계와 소통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살벌한 정치 현장에서도 정치적 저항은 기본적으로 부상입고 다치고 심지어 죽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이를) 음악과 춤으로 승화시키지 않았나. 너무 자연스럽게. 이게 너무 아름다웠고, 결국 (어려움을) 이겨내기도 했다'라며 감격했다. 나아가 그는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주요 산업발전 전략에 문화산업이 있고 이 엄청난 문화가 계속돼야 한다고 본다. 정말 훌륭하시다"라며 트와이스와 메기 강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메기 강 감독은 "있는 그대로의 한국 문화를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그것이 해외 팬들에게도 통한 것"이라며 "'케데헌'이 한국의 정체성과 대중문화를 조화롭게 담아낸 작품"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 어느 단계에 와 있냐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이제 막 시작점에 들어섰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국 문화 산업이 외형적으로는 눈부시지만, 내실이 부족하고 기반이 흔들린다는 우려엔 공감한다"며 "지금부터 정부가 튼튼한 뿌리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 산업을 국가 핵심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며, 문화 강국이라는 명칭이 단지 수사에 그치지 않겠다"라고 말하면서 K팝의 발전에 힘을 싣겠음을 주장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거대한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주변 풀밭도 잘 관리돼야 한다. 이런 (순수 예술과 비상업 분야) 영역은 시장 논리에만 맡길 수 없고, 정부가 책임지고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프로그램에서의 논의 내용을 앞으로의 정책 방향 설정에도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열린 을지국무회의에서 '케데헌'을 언급하며 국립중앙박물관에 관람객이 몰려들고 '뮤지엄 굿즈'가 연일 매진되는 점에 대해 말했다. 나아가 "K문화 강국을 위한 여정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케데헌'은 케이팝 슈퍼스타 걸그룹 헌트릭스가 화려한 무대 뒤에서 악귀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다.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해당 플랫폼 역대 영화 2위에 올랐으며, OST '골든(Golden)'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