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광화문=김기범·김민지 기자]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역대 영부인 중 첫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를 받게 된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특검에 출석하기 위해 포토라인에 등장했으며 짧막한 소감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김 여사가 탄 검은색 승합차는 이날 오전 10시 11분께 특검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앞에 도착했다. 특검은 김 여사에게 10시 출석을 통보했으나 10분가량 지각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머리는 단정히 묶고, 검은 손가방을 든 김 여사는 차에서 내려 굳은 표정으로 빌딩 입구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건강 악화를 이유로 휠체어를 타고 올 것이란 일각의 예상과 달리 예고한 대로 걸어서 들어왔으나 살짝 휘청이며 불안정한 걸음걸이를 보였다.
빌딩 입구에 들어서는 35초간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연신 터졌지만 김 여사는 입을 다문 채 바닥만 바라봤다. 다소 긴장한 듯 걸어가는 김 여사 뒤로는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동행했다.
청사 2층에 마련된 취재진 포토라인 앞에 도착한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후 고개를 숙였다. 이어 "수사 잘 받고 오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국민에게 더 할 말은 없나",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은 건가', '해외 순방에 가짜 목걸이를 차고 간 이유가 있나", "도이치 주가조작을 미리 알고 있었나" 등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후 보안 게이트를 통과해 조사실로 향했다.
전·현직 영부인이 수사기관에 조사받기 위해 공개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특검팀은 "김건희 씨가 대기실에 머무르다 오전 10시 22분 조사실에 들어와 10시 23분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조사 전 전직 대통령 등 예우 차원에서 진행하는 티타임 없이 곧바로 조사에 돌입했다.
이날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 순서로 김 여사를 신문해 진술을 들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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