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서울중앙지법=오승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힘내세요!" "뭔 아직도 대통령이야? 한 명 때문에 이렇게들 고생하고."
"윤석열 감빵(감옥)가!" "이재명 구속!"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저쪽이 먼저 욕하잖아요" "싸우지 마세요"
9일 오후 2시 15분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며 서울 서초구 법조타운 일대가 혼잡을 빚었다. <더팩트>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출석 약 1시간 전부터 윤 전 대통령의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며 현장 소통을 이어갔다.
아크로비스타와 서울중앙지법 인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는 지지자들이 집결해 태극기를 흔들었다. 서울중앙지법 또한 변호사, 법원 직원과 사전에 취재 허가 받은 기자 외에는 출입을 막았다. 평소에는 개방하는 법원 내의 여러 문도 '폐쇄'했다.
'법원 주요 일정으로 인해 폐쇄한다'는 안내와 함께 서울중앙지법 내 동관, 서관의 다수의 문이 닫혀 혼란을 빚었다. 셀 수 없이 이곳을 방문했을 법조인들도 윤 전 대통령의 이동 경로를 따라 경찰 인력과 차량으로 막힌 법원 내 동선에 당황하며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8분 자택에서 출발한 윤석열 대통령의 차량이 1분 후인 2시 9분에 서울중앙지법 동문에 들어섰다. 차량이 진입하자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반대로 그의 구속을 촉구하는 이들이 몸싸움을 하며 대치상황을 보이기도 했다.
'윤석열 구속' '이재명 구속'이라고 전현직 대통령의 재판과 감옥행을 염원하는 상반된 문구를 외치던 그들은 서로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며 부딪쳤다. 다만 주변에 있던 경찰들과 집회 참가자들의 제지로 인해 이들의 다툼은 유혈 사태나 본격적인 패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수사를 받으면서 집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서울고검 후문 앞에는 1000여 명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윤 어게인'(Yoon Again)을 크게 소리 질렀다.
이들 사이에서는 37도를 넘긴 폭염 속에 '에어컨 없는 서울구치소'에 갈 수도 있는 윤 전 대통령을 향한 걱정이 나왔다. 심문 결과는 이날 늦은 밤이나 10일 새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심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윤 전 대통령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따라 석방된 지 4개월이 지나 다시 구속된다. 서울구치소나 교도소 수용거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아, 수감자들은 폭염을 에어컨 없이 지내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 수감 당시 폭염으로 인한 수면무호흡증과 당뇨병 악화 등으로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서울구치소에서 얼린 생수와 선풍기만으로 여름을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