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대표 박찬대 vs 정청래… 과연 누가 더 '친명'일까? [이슈클립]
  • 김민지 기자
  • 입력: 2025.06.23 00:00 / 수정: 2025.06.23 00:00
박찬대, 23일 당대표 출마 선언 예정
민주 8월 2일 당대표 선거…임기는 내년 8월까지 '1년'

[더팩트|김민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선거가 정청래 의원(4선·서울 마포구을)과 박찬대 의원(3선·인천 연수구갑) 간 양자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 의원이 지난 15일 먼저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박 의원도 23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양 측 모두 이재명 당 대표 시절 지도부로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윤석열 정권에 맞선 투쟁을 이끈 대표적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통한다.

원내대표와 당대표 권한대행을 지낸 3선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구갑)은 계엄·탄핵 정국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로 대여 투쟁에 앞장섰고, 21대 대선 정국에서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4선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구을)은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수석최고위원을 맡았고 22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탄핵·특검 등 민주당의 원내 전략을 이끌었다.

정권 초반인 만큼 당정 간 협력을 통한 속도감 있는 국정 운영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상황에서 누가 더 '찐명'이냐를 두고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세번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앞둔 박찬대 원내대표(왼쪽 두번째)와 대화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세번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앞둔 박찬대 원내대표(왼쪽 두번째)와 대화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주목되는 것은 '친명 대전'이 '친명 분화' 양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정 의원은 "이재명이 정청래이고, 정청래가 이재명"이라고 말할 만큼 대표적인 강성 친명 의원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였던 2018년 정 의원이 한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지사가 이야기를 하면 항상 분란이 일어난다"며 "이 지사가 그냥 싫다"고 발언한 것이 최근 논란이 되며, 일부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왕수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수박'은 속은 빨간색(국민의힘 상징색)이면서 겉은 파란색(민주당 상징색)이라는 의미를 담아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당내 반대 세력을 비판하는 용도로 쓰는 단어다. 이에 정 의원은 "저보고 왕수박이라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겉은 물론이고 속도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충심으로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 역시 친명계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인물로 계엄 및 탄핵 정국에서 당을 지휘하며 리더십을 증명했다.

당초 박 의원은 당대표보다는 내년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최근 당내 지지층의 연속적인 요청과 온라인 연판장 등의 움직임을 배경으로 결정을 바꾸게 됐다.

[더팩트ㅣ국회=남용희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오른쪽)과 박찬대 최고위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더팩트ㅣ국회=남용희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오른쪽)과 박찬대 최고위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같은 친명계인 두 의원의 경쟁 구도가 그려지자 이미 이 대통령 지지층 내에서도 '찬대파 vs 청래파'로 갈린 상태다.

당원들 사이에선 방송인 김어준 지지층은 정청래 의원을 미는 성향이 강하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은 박찬대 의원을 미는 성향이 강하다 해서 '명심'(이재명 마음) 대 '어심'(김어준 마음)으로 가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번 당 대표는 임기가 1년에 그치는 보궐 당 대표이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게 된다. 게다가 막 취임한 이 대통령과 함께 집권 여당 1기 체제를 이끌 중책을 맡는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도 크다.

이 대통령도 이 같은 흐름을 의식해서인지 20일 저녁 예정됐던 박 의원과의 만찬 일정을 돌연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는 8월 2일 열리는 전당대회의 당 대표 선거인단 반영 비율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다. 이전보다 권리당원 반영 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권리당원의 약 30%가 있는 호남 지역이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alswl5792@t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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