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상빈 기자]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당이 하나로 뭉쳐야 할 상황에 서로 분열해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대선 패배의 원인 분석에 나선 국민의힘이 쇄신과 유지 사이에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김 전 후보는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당이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념을 지키기 위한 투철한 사명이 없었다"며 대선 패배 원인을 짚었다.
그러면서 "그것이 계엄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나타났다. 계엄을 한 대통령의 뜻이 당에 일방적으로 관철된 것에 대해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고 계엄의 강을 건너지 못한 당과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전 후보는 또한 대선 경선과 후보 선출 과정에서 벌어진 당내 내분 및 계파 갈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말이 안 되는 방식으로 공직 후보자를 뽑지 않았냐"며 "우리끼리 어느 정도까지 다투고, 다투지 말아야 하는지, 룰 자체가 확립이 안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다퉈야 할 때가 있고, 다투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의견 차이를 어떻게 할지 좀 더 민주적이고 허심탄회한 우리 나름의 룰이 있어야 하지 않냐"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치른 대선이지만 김 전 후보가 최종 득표율 41.15%로 선방해 꺼져가던 당의 불씨를 살렸다는 평이 뒤따른다.
그 때문에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해단식서 "오늘 해단식은 새로운 시작이다. 무너진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출정식"이라고 밝혔다.
대선 레이스가 끝나면서 국민의힘은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김 전 후보 지적대로 계엄의 그림자를 지우며 분골쇄신에 나설지, 이에 반대하며 갈등의 정치를 이어갈지 그 선택의 결과는 당장 1년 뒤 2026년 6월에 있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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