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FACT] '尹 파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웃음 터지는 퇴임식 현장 (영상)
  • 김민지 기자
  • 입력: 2025.04.18 16:06 / 수정: 2025.04.19 03:18
18일 헌법재판소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퇴임식 현장

[더팩트|헌법재판소=김민지 기자]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서 제 나름의 방식으로 헌재를 응원하겠다."

18일 문형배 헌법재판소 권한대행(60·사법수원 18기)과 이미선 헌법재판관(55·26기)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헌법재판소를 떠났다. 가장 무거웠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의 짐을 내려놓고 공직 생활을 떠나는 재판관들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 보였다. 퇴임식 현장 분위기는 부드러웠고 웃음도 양념처럼 곁들여졌다.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본관 1층 대강당에서 문 대행과 이 재판관의 퇴임식을 진행했다. 7인의 재판관을 비롯해 가족과 지인, 헌재 직원이 대거 참석했다.

160여 석 되는 대강당 좌석이 퇴임식 1시간 전부터 가득 채워진 가운데 문 대행과 이 재판관은 11시에 동료 재판관들과 입정했다. 올해만 7건의 탄핵 심판을 처리하면서 얼어붙었던 헌재는 모처럼 따뜻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두 재판관의 표정에는 후련함이 묻어났다.

문 권한대행은 "견제와 균형에 바탕한 헌법의 길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존중으로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에 대한 학술적 비판은 당연히 허용돼야겠지만, 대인논증 같은 비난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문 대행을 비롯해 재판관들에게 그간 이뤄진 '이념·성향' 등에 근거한 일각의 문제 제기를 우회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가 헌법이 부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춘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퇴임 소회를 밝히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서 제 나름의 방식으로 헌재를 응원하겠다"고 끝맺었다. 퇴임사 말미에는 지인의 이름을 부르며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재판관은 국가기관의 헌법 준수 의무를 강조했다. 그는 "국가기관은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국가기관이 헌법을 준수하지 않고 무시할 때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재판관은 퇴임사를 통해 헌재 구성원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하며 "제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제 헌재를 떠나면서, 제가 헌재의 구성원이었음을 여러분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마무리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과 남편 오충진 변호사, 문형배 헌법재판소 권한대행과 아내 이경아 여사(왼쪽부터)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뒤 직원들과 기념촬을 앞두고 미소를 짓고 있다. /임영무 기자
이미선 헌법재판관과 남편 오충진 변호사, 문형배 헌법재판소 권한대행과 아내 이경아 여사(왼쪽부터)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뒤 직원들과 기념촬을 앞두고 미소를 짓고 있다. /임영무 기자

문 대행과 이 재판관은 20여 분의 퇴임식 내내 밝은 표정으로 임하며 6년의 임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재임 시절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포함해 사회적으로 영향이 큰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며 내색하지 못했던 부담감들을 마침내 내려놓는 느낌이었다.

두 재판관은 헌법재판소 본관 분수대 앞에서 헌법재판소 전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열렬한 박수 속에서 가족들과 함께 차를 타고 퇴장했다.


alswl5792@t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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