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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김정민 /배정한 기자 |
[박소영 기자] "섹시 화보는 하나의 작품일 뿐. 저니까 가능했죠, 다른 사람이었으면 더 큰 논란됐을걸요"
여자들의 수다는 유쾌하다. 특히 여자 연예인들의 뒷담화 성향이 깃든 집단 수다는 보는 이들에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현재 케이블 채널 QTV에서 선보이고 있는 토크쇼 '순위 정하는 여자'(순정녀)는 공중파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솔직하고 강렬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여기에 가장 눈에 띄는 이가 있다. 아역 출신 배우 김정민(22)이 주인공이다.
긴 추석연휴를 앞둔 햇볕 좋은 날, 강남구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났다. 건물 밖에서부터 스태프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들어온 그는 유쾌한 에너지를 공간 가득 메웠다. 늘씬한 몸매에 하이톤 목소리가 다소 기 센 듯 보였지만 누구보다 솔직하고 당찬 입담으로 인터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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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 프로그램 '순정녀'에서 활약 중인 김정민 |
◆"'순정녀' 녹화 후엔 탈진. 독한 캐릭터이지만 의외로 여려요"
'순정녀'는 10명의 여자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매주 다른 주제를 놓고 서로의 순위를 매기는 콘셉트다. '아이돌과 사귀면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여자는?' '자기 주제파악 못할 것 같은 여자는?' 등 순위 주제가 대부분 자극적인 탓에 출연자들간 뒷담화와 입씨름은 매주 화제다. 여기에 김정민은 가장 뾰족한 독설을 내뱉는 캐릭터다.
"100% 연출은 아니에요. 속마음에 있는 얘기를 솔직하게 하는 편이거든요. 진심이 담긴 내용이지만 표현 방식은 좀 더 독하게 내뱉는 거죠. 독설 캐릭터 때문에 욕도 많이 듣곤 했지만 많이 속상하진 않아요. 타 프로그램에서 '순정녀'에서의 모습이 아닌 다른 내 매력을 좋아해 주시니까요."
'순정녀' 순위는 독한만큼 짜릿하다. 하지만 간혹 '심하다' 싶을 정도로 날카로운 말이 오가는 경우도 있다. 특히 거리에서 시민들이 정하는 순위와 인터뷰는 적나라하기 그지 없다. 여자 연예인도 사람이기에 상처를 받을 터. 독설에 하극상 이미지인 김정민도 이때 만큼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순정녀'에 기 센 여자들이 많다고 하지만 여린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의외로 상처를 잘 받는 성격들이거든요. 그런데 촬영장은 늘 화기애애해요. 시즌 1때는 실제로 트러블이 나기도 했지만 점차 인간적으로 친해지니까 헐뜯는 게 어려워지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친해진 사람이 바로 김새롬이에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순정녀' 녹화를 마친 뒤에는 차에 그대로 뻗어버려요. 은근히 기를 뺏기고 오나봐요.(웃음)"
"'순정녀'하면서 좋은 점은 금방 잊게 된다는 거에요. 덜 상처받기 위해서죠. 출연자들끼리 한 말은 그나마 상처를 안 받아요. 워낙 준 게 더 많은 캐릭터라…. 하지만 시청자들이 한 얘기는 100% 리얼이니까 마음을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딱히 어떤 주제였다고 손꼽을 순 없지만 성격이나 인간적인 부분은 부정적인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해 속상할 때가 많죠. 그래도 남자들이 선정하는 외모나 몸매 관련 순위에서는 늘 상위권이에요. 이쯤되면 남심은 사로잡은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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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씬한 8등신 몸매를 자랑한 김정민 |
◆이휘재와 신동엽, 그리고 임재범 사이
김정민은 현재 '순정녀' 외에도 '스펀지' '겟 잇 뷰티'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MC 이휘재와는 '순정녀'와 '스펀지'에서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사이다. 이런 까닭에 그는 이휘재에 대한 남자로서의 매력과 MC 선배로서의 능력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이휘재는 여자들하고 잘 어울려야 하는 프로그램에 가장 적합한 MC에요. 여자 여럿을 아우를 수 있는 남자 MC가 국내에 몇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남자로 봐도 좋아하게 되는 스타일이에요. 아마 일부다처제 사회에선 많은 부인을 거느릴 거에요. 금전적인 게 아니라 성격면에서 무척 매력적인 남자거든요. 자상한 스타일은 전혀 아닌데 무뚝뚝하면서 툭툭 내뱉는 말이 더 큰 감동이잖아요. '순정녀'에서도 여자 출연자들이 속풀이 격으로 말을 하면 그 입장을 잘 이해해주는 편이죠. 그래서 저도 이휘재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은 더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인터뷰 내내 이휘재의 칭찬을 늘어놓은 그였지만 공식 이상형으로 밝힌 남자는 개그맨 신동엽과 가수 임재범이다. 아직 어린 편이지만 아이돌 보다는 진국인 남자 스타들을 매력남으로 손꼽는 걸 보니 문득 '대단한 남자를 바라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해 본 '모태솔로'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상형으로 임재범과 신동엽을 예로 들긴 했죠. 임재범의 마초 스타일과 신동엽의 장난기가 꼭 맘에 들거든요. 여기에 이휘재의 언니 같은 면을 더하면 제 이상형이에요. 물론 이렇게 완벽한 남성상을 바라고 있진 않아요. 어쩌다 보니 모태솔로라고 알려졌는데 솔직히 소개팅도 하고 같이 영화보고 밥 먹은 적은 있거든요. 딱히 사귀진 않았지만요. 연애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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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섹시가 아닌 발랄한 이미지라고 표현한 김정민 |
◆섹시화보, 노출 논란 "큰 도움 안되는 것 알아"
김정민은 지난 7월 '순정녀'에서 찍은 달력 화보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상의를 탈의한 채 늘씬한 등라인을 자랑하는 상반신 누드 화보로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김정민은 종종 파격적인 의상과 노출 논란으로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다. 하지만 본인은 의도치 않은 반응에 놀랐다며 '섹시'라는 단어에 민망해했다.
"스스로 단 한 번도 섹시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전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거든요. 18세 때 MBC '황금어장' 속 '무개념 여친' 콩트에서 처음으로 섹시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무척 어색하더라고요. 섹시 화보 같은 건 그냥 사진일 뿐이에요. 물론 그런 게 제게 큰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 안해요. 하지만 작품 사진이라고 생각하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어요."
"'순정녀'에 나온 달력 화보는 왜 야하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다들 쇼킹하다고 해서 놀랐죠. 멋지다는 반응이 나올 줄 알았거든요. 다들 촬영과정을 상상해서 그렇지 실제론 저랑 쇼핑몰 작업 같이 하는 분이 찍어주셔서 편하게 찍었어요. 다만 원래 허리까지 찍으려고 한 게 작가님의 열의 덕분에 좀 더 아래까지 노출돼서 놀라긴 했지만요. 하지만 저니까 찍을 수 있었던 화보라고 생각해요. 사진을 본 분들께 한 마디 하자면 그 사진 하나로 저를 다 봤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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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는 연기보다 최고의 여성 MC를 꿈꾼다는 김정민 |
◆연기로 출발했지만 톱 MC로 화려한 피날레를 꿈꾸다
노출 이야기를 나누며 새삼 세월의 빠르기를 느꼈다. 김정민은 지난 2003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을 통해 데뷔했다. 햇수로 벌써 8년 째. 당시의 앙칼지고 똑부러진 부잣집 딸 '세리'는 드라마와 함께 성장해 당찬 20대 여성이 됐다.
"제 연기의 반은 '반올림'을 통해 배웠어요. 촬영장에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연기에 집중했거든요. 그때 대사 말고는 '안녕하세요' '맛있게 드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딱 세 마디 했어요. 그 정도로 정말 열심히 작품에 임했죠. 같이 연기했던 유아인, 고아라와는 연락 안 하지만 '반올림'은 제게 큰 의미에요."
"연기로 방송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최고의 여성 MC를 꿈꾸고 있어요. '여자 MC'하면 딱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서 연기보다 예능을 더 열심히 하려고요. '시청자들이 봐주는 MC' '동료 선후배들이 같이 일하고 싶은 MC' '꾸준히 발전하는 MC'가 되고 싶어요. 더불어 MC는 예뻐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가꾸고 관리하고 있답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으로서 당연한 일이죠. 다만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MC 김정민,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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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부러지는 성격과 입담으로 유쾌한 인터뷰를 진행한 김정민 |
<사진=배정한 기자>
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