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사제들' 박소담 "친구들이 제 눈을 못 쳐다보겠다던데요"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배우 박소담(24)을 향한 시선이 점점 더 끓어오르고 있다. 지난 5일 영화 '검은 사제들'이 개봉한 후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에서 박소담에 대한 흡족한 평가들이 가득하다. 더불어 영화 '베테랑' '사도'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 얼굴을 비쳤던 이력들도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개봉 하루 뒤인 지난 6일 <더팩트> 취재진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긍정적인 기운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박소담을 만났다. 그는 첫 마디로 축하 인사를 건네는 기자 앞에서 쑥스러우면서도 행복 가득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실 일찍이 '충무로 공무원' '독립 영화계의 전도연' 등의 수식어를 달았고, 현재 온스타일 수요드라마 '처음이라서' 촬영에 한창이지만 '검은 사제들'은 박소담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가장 큰 힘을 보탠 작품이다.

"요즘 이름을 검색해 보면서 뭔가 더 개선하고 보충할 부분을 찾아봐요. 밤 12시가 되자마자 관객 숫자도 확인해요. 좁은 다락방에서 촬영했던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뭉클했는데 영화 자체를 뭉클하게 봐준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이래서 '매일 (반응을)찾아볼 수밖에 없겠구나', '다른 선배들은 이런 일을 계속 겪으면서 얼마나 행복했을까' 생각했어요.
가족들과 지인들도 무서운 걸 못 보는데 저 때문에 보곤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제 눈을 못 쳐다보겠다고, 악몽을 꾼대요. 과연 이게 좋은 이야기인지…(웃음)."

박소담은 극 중 악령을 쓴 소녀 영신 역을 맡았다. 포스터나 제목 '검은 사제들'에서는 제외된 객체지만 악마를 몸에 가둬놓는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주체적인 인물이다. 장재현 감독이 담고자 한 메시지가 '희생정신'이라는 점에서 영신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박소담은 그 무게를 거뜬히 소화했다. 어려운 캐릭터여서 정신적으로 힘들 법했지만 그저 촬영 자체가 즐거운 나날이었다.
"저도 관객으로서 이 영화를 봤다면 아마 악몽을 꿨을지도 모르겠어요. (악령을 연기하다가 '컷'하면 해맑게 웃었다는 감독의 이야기에)저도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김윤석 선배와 강동원 선배가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됐어요. 귀신이 됐으니 후유증이 왔을 법도 한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끔 두 선배가 정말 잘 챙겨줬어요. 혼자 소리 지르는 장면도 많았고 일반적으로 배우들이 서로 주고받는 리액션 관계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저 혼자만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두 선배도 에너지를 줬어요. 만약 촬영이 끝나고 그대로 제 방으로 돌아갔다면 잠도 잘 못 잤을 거예요. 그런데 함께 이야기하면서 정리하고 계획하니까 매일 즐거웠어요. 두 선배 없이 저 혼자 모든 걸 해냈어야 했다면 아직도 힘들었을 거예요."
"원래 성격은 긍정적이고 밝고 털털한 편이에요. 세심한 성격이지만 여성스럽진 않죠. 사람도 좋아하고요. 오그라드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웃음). 애교는 여자 친구들한테만 있는 편이고요."

박소담은 흔히 일컫는 전형적인 미인상은 아니지만 한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인상을 가졌다. 비록 '검은 사제들'에서는 얼굴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분장을 하고 나오지만, 톡톡 튀고 정감이 가는 그만의 매력적인 향기를 갖고 있다. 특유의 분위기는 '연기파 배우'로서 좋은 재목으로 작용한다.
"연기를 시작하면서 제 얼굴이 마음에 들었어요. 남들과 다른 것도 좋고 성형으로 만들 수 없는 것도 좋고. 많은 사람들이 '예쁘진 않은데 매력 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가 전혀 속상하거나 서운하지 않아요. 매력 있다잖아요?(웃음) 배우는 자신만의 개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를 필요로 하고 대체할 수 없는 이유가 있어야 하잖아요."

신예에서 배우로 거듭나는 그 발판에 오른 박소담. 아직 얼떨떨하면서도 기분 좋고 감사하면서도 걱정이 교차하는 요즘이다. "어젯밤에는 잠도 잘 못 잤다"는 그는 기분 좋은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전보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어서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고 있어요. 아직 스타라고 불리기엔 조금 더 있어야 하잖아요. 영화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예전보다 많이 알아봐 주긴 해요. 어린 여자애가 무섭고 이상한 악마로 나왔을 때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는데 좋게 봐줘서 감사하고요. 앞으로 또 어떤 다른 캐릭터를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에요. 지금도 제게 계속 시도하고 도전하는 중이에요. 다음 작품에서 어떤 역을 할지 궁금하고 빨리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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