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프리츠 "나치요? 저희 나쁜 아이들 아니에요"
입력: 2014.11.30 07:00 / 수정: 2014.11.30 08:44

걸그룹 프리츠는 데뷔한지 7개월 만에 나치즘을 연상시키는 완장을 차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새롬 기자
걸그룹 프리츠는 데뷔한지 7개월 만에 나치즘을 연상시키는 완장을 차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데뷔한지 7개월 만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4월 데뷔한 4인조 걸그룹 프리츠(아리 유나 슈아 하나) 얘기다. 새 앨범 타이틀곡 '솔아솔아' 의상에 부착된 화살표 모양 문장이 시작이었다.

프리츠는 지난 2일 부산경마공원에서 열린 '렛츠런파크부산경남' 행사에서 독일 나치즘의 '하켄크로이츠'를 떠올리게 하는 완장을 차고 등장했다. 이 모양이 나치에 협력했던 헝가리 화살십자가당의 상징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영상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소속사에서는 붉은 화살표 문양이 '사통팔달'을 의미한다고 해명했다. 네 방향으로 뻗은 화살표가 사방으로 멀리 뻗어나가 소통과 화합을 하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것. 하지만 비판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았고 순식간에 이들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프리츠를 <더팩트> 사옥에서 만났다. 호된 데뷔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그룹답지 않게 이들은 해맑았다. 그래서 해맑게 물었다. "완장은 왜 차셨나요?"

◆"나치요? 저희 나쁜 아이들 아니에요."

프리츠를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어김없이 '나치'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그만큼 현재로선 프리츠와 나치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멤버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저희가 인터넷을 잘 하지 않아요. 휴대 전화도 없고요. 스케줄이 없는 날은 하루에 연습을 10시간 정도 하는데 연습이 끝나고 나서 허락된 시간에만 잠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관리하고 있어요. 저희가 정말 그렇게 논란이 되고 있나요?"

"소속사 식구들이 저희 의상과 관련해 인터넷에 이런저런 얘기가 돌고 있다고는 말씀해 주셨어요. 저흰 그 완장이 그렇게 해석될 수 있단 걸 전혀 몰랐어요. 나치라뇨. 저희 그렇게 나쁜 아이들 아니라고 꼭 써주세요."

프리츠는 솔아 솔아 뮤직비디오에서 나치즘 문양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프리츠는 '솔아 솔아' 뮤직비디오에서 나치즘 문양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뜨거운 감자가 됐지만 프리츠는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었다. 속상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

"그런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게 마냥 괜찮을 순 없죠. 속상하긴 해요.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다행히 저희 팬들은 그런 논란에 대해 불쾌한 내색을 잘 안 하세요. 대신 저희가 괜찮은지 걱정해 주시더라고요. 감사하게 생각해요."

◆"성형했냐고요? 그런 악플은 환영입니다!"

프리츠의 긍정 에너지는 '나치 논란'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걸그룹이 피해갈 수 없는 성형 관련 악플에 대해서도 이들은 담담했다. 아니, 오히려 그런 악플에 감사하다고 했다.

"성형은 전혀 안했어요. 저희 팀의 구호가 '당신 곁에 우리가 있으니까'예요. 성형을 안 한 친근한 느낌이 잘 어울리지 않나요? 언제나 팬들 곁에 있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하지만 실제 성형을 했느냐의 여부와 상관없이 걸그룹이라면 한 번 쯤은 성형을 했다는 의혹에 사로잡히게 마련. 그런 글을 보면 속상하지 않은지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NO'였다.

프리츠 멤버들은 성형을 절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새롬 기자
프리츠 멤버들은 성형을 절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새롬 기자

"오히려 좋은 거 아닌가요? 성형을 안했는데 성형한 것 같다고 해주시면 그만큼 우리가 성형한 것처럼 예쁘다는 거잖아요. 완전 좋은데요(슈아)?"

◆"마음 상하셨을 제국의 아이들 팬 분들께 죄송합니다."

인터뷰 내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던 프리츠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제국의 아이들 멤버 문준영 관련 얘기가 언급된 직후였다.

문준영은 지난 9월 21일 자신의 SNS에 소속사 스타제국을 비판하는 강도 높은 글을 남긴 뒤 약 1달 만인 지난달 15일 다시 한 번 "보이는 대로 다 믿지 마세요"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소득 내역을 공개했다. 스타제국은 6일 후인 21일 "제국의아이들 멤버들과 대표가 바로 만나 수익배분율과 그 외 소속 아티스트로서의 권한과 복지에 대해 좋은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았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프리츠 멤버 유나는 문준영의 첫 번째 글이 올라왔던 9월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제아(제국의 아이들) 선배님 기사를 봤는데 안타까워요. 데뷔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저희에게 보너스까지 꼬박꼬박 주시는 사장님!! 감사합니다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제국의 아이들 팬들은 유나가 문준영을 조롱했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유나는 자신의 SNS에서 제국의 아이들 멤버 문준영이 올린 소속사 비판글에 대해 언급해 제국의 아이들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유나 트위터 캡처
유나는 자신의 SNS에서 제국의 아이들 멤버 문준영이 올린 소속사 비판글에 대해 언급해 제국의 아이들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유나 트위터 캡처

이에 대해 묻자 유나는 고개를 숙였다.

"제국의 아이들 팬들을 기분 나쁘게 할 의도는 없었어요. 사실 워낙 신인이라 그렇게 많은 분들이 그 글을 보실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생각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마음 상하셨을 제국의 아이들 팬 분들께 죄송합니다."

◆"크레용팝 '짝퉁'이요? 우린 전혀 다른 그룹이에요."

프리츠를 향한 또 하나의 시선은 크레용팝의 '짝퉁 그룹'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2년 미니 앨범 '크레용팝 1st 미니 앨범'으로 가요계에 등장한 크레용팝은 이전까지 없던 '병맛' 콘셉트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빠 나 좀 바라봐'라며 애교를 부리는 대신 손가락을 총 모양처럼 만들고 지구 수호대를 자청하는 이 4명의 소녀들은 헬멧을 쓰고 내숭 없이 '빠빠빠' 춤을 추던 크레용팝을 연상시켰다.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프리츠(위)는 앞서 데뷔한 크레용팝과 비교되기도 한다.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프리츠(위)는 앞서 데뷔한 크레용팝과 비교되기도 한다.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크레용팝과 비슷하다고요? 저흰 잘 모르겠어요. 그분들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인 것 같은데 저희는 그렇지 않거든요. 노래를 들어보시면 두 그룹의 색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슈아)."

"굳이 공통점을 꼽자면 섹시 콘셉트가 아니라는 정도일 것 같아요. 크레용팝 선배님들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노출이나 그런 부분이 많은 그룹은 아니니까요(아리)."

"많은 분들이 크레용팝과 비교를 해주세요. 물론 기분은 좋아요. 그렇지만 저희의 색은 크레용팝과는 다르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하나)."

나치부터 성형, 크레용팝을 따라했다는 많은 논란과 악플 속에서도 꿋꿋하게 소신을 지키고 있는 프리츠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프리츠 유나 하나 아리 유나(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의 바람은 언제나 팬들 곁에 있는 그룹이 되는 것이다. /이새롬 기자
프리츠 유나 하나 아리 유나(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의 바람은 '언제나 팬들 곁에 있는 그룹이 되는 것'이다. /이새롬 기자

"올해는 한국에서 활동을 했으니까 내년엔 해외로 진출하고 싶어요. 해외에서 공연도 많이 하고 싶고요. 프리츠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게 목표예요(유나)."

"롤모델은 딱히 없어요. 대신 저희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는 게 꿈이에요. 다른 분들이 우리를 롤모델로 삼을 수 있을 때까지 우리 넷이 오래오래 활동하고 싶어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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