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EXID는 22개월 만에 컴백해 "무대에 서는 게 꿈만 같다"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군대에 다녀왔어요." (정화)
1년 10개월 만에 싱글 '위아래'를 발표한 EXID(LE 정화 하니 솔지 혜린)는 이제 막 데뷔한 신인처럼 떨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는 무대에 목말라 있었고 팬들은 신곡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죠. 오래 그리고 멀리 돌아왔지만 그만큼 단단해졌어요. 그래서일까요. 컴백 전에 팬들이 '군대 다녀왔느냐'고 하더라고요. 하하." (LE 솔지)
1년에 2~4번 신곡을 발표하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EXID는 소속사 문제로 해체설이 돌 만큼 긴 시간 자리를 비웠다.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대를 떠나야 했다. 가수로서 가장 힘든 시간이 아닐 수 없다.
EXID는 늘씬한 각선미와 자연스러운 섹시미를 장점으로 꼽았다. /남윤호 기자 |
그렇다고 넋 놓고 22개월을 보낸 건 아니다. 공백이 긴 만큼 준비 기간도 길었고 각자 자신이 보완해야 할 것들을 준비했다. 무대 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국의 크고 작은 무대와 각종 행사도 돌았다.
말 못할 상처도 있었다. 멤버들은 공백기 당시를 설명하며 "신곡이 없으니 계속 '매일밤' 의상만 입었다. 미용실에서 만나는 팀들은 매번 다른데 우린 늘 같았다. 그들이 부럽기도 하고 우리 자신이 창피하기도 하더라"라고 눈물 젖은 빵을 먹던 시절을 회상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승승장구한 걸그룹 AOA를 보며 자극도 많이 받았다. 그런 시간을 겪으며 EXID는 더 촘촘해졌고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EXID가 컴백을 하며 "칼을 갈았다.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윤호 기자 |
또 하니는 중국어와 디제잉을 배웠고, 솔지와 정화 혜린은 보컬 연습에 매진했다. LE는 쥬얼리 '룩앳미', 트러블메이커 '내일은 없어' 곡 작업과 현아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에 힘을 기울였다. 여기에 지난 6월 멤버들은 소속사를 옮겨 새 둥지를 틀고 컴백에 박차를 가했다.
"'위아래'는 1년 전쯤에 만들어졌어요. 이후 신사동호랭이 오빠와 멤버들이 수도 없이 수정한 후에야 지금의 곡이 탄생했죠. 우리가 발표하기 전에 다른 팀에서 이 곡을 달라고 했지만 잘 지켜냈죠. 하하." (하니 정화)
'위아래'는 '썸'타는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위아래로 흔들기만 해 확실하게 이야기해 달라고 말하는 곡으로 색소폰 사운드와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구가 특징이다.
EXID가 긴 공백기를 지나 컴백하며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팬을 꼽았다. /남윤호 기자 |
프로듀서 신사동호랭이와 범이낭이가 작사 작곡했으며 멤버 LE가 작사 및 제작 전반에 참여해 EXID의 색을 입혔다. 그들은 벼랑 끝에 섰다고 생각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곡 작업에 매진했다.
하니와 혜린은 "다시 활동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었지만 계속해서 컴백을 원했고 노력하다 보니 다시 기회를 얻었다"면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EXID가 "우리의 섹시미는 각자의 어머니도 인정했다"고 말한 뒤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남윤호 기자 |
힘든 시간을 같이 보내며 멤버들간의 팀워크는 더욱 끈끈해졌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시간에 믿을 사람은 오직 멤버들 뿐이었다. 멤버들은 서로의 동료이자 친구인 동시에 엄마고 또 고민 상담사였다.
공백기 동안 뮤직비디오 촬영과 음악 방송 무대가 가장 그리웠다는 멤버들은 그러한 결핍과 갈증을 연습으로 해갈했다. EXID는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 노래와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 만큼 곡 이야기를 할 때 EXID는 더욱 밝게 웃었다.
EXID가 가산동에 위치한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낭중지추(囊中之錐; 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는 뜻)라 했던가. 하니는 "멤버들과 조급해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적당함'을 유지하자'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고 말했다. 그렇게 EXID는 자연스러운 성숙미와 섹시미로 팬들의 마음을 위아래로 흔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EXID는 내적인 것은 물론 외적으로도 성숙해졌다. 멤버들은 "막내 정화까지 멤버 모두가 20대가 됐다"면서 "멤버들은 곡의 느낌을 살리고 조금 더 예뻐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이를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를 감행했고 평균 7kg의 체중을 감량할 수 있었다.
EXID 하니 정화 솔지가 늘씬한 몸매를 뽐내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솔지는 식이요법과 크로스핏으로 아름다운 몸매를 가꿨고 하니는 식단조절과 꾸준한 운동으로 가장 많은 체중을 감량했다. 워낙 마른 몸매의 LE는 몸의 선을 예쁘게 하려고 노력했다. 정화와 혜린은 먹는 양을 줄여 살을 뺐다. 음악 공부와 안무 연습 못지않는 노력과 고통이 뒤따랐다.
특히 혜린은 다이어트에 어려움을 토로하며 "내 기사에 '살쪘다'는 댓글이 있는 걸 보고 울컥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나'라고 몰래 댓글을 쓴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EXID 혜린 LE가 청순미와 섹시미를 발산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변화의 힘은 '여유'다. 하니와 혜린은 또 "이제서 무대를 즐기게 됐다. 예전엔 무대에서 여유가 없어 카메라와 제대로 교감하지 못지만 이젠 전과 많이 다르다. 여유가 생기고 즐기게 되니 우리의 무대도 저절로 변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기다려준 팬들이 'EXID 기다리길 잘했다. 자랑스럽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가족애까지 생긴 우리 팬들에게 꼭 보답하고 싶어요." (모두)
마지막으로 EXID는 팬들에게 진심 어린 약속의 말을 전했다.
"공백기 안 가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여러분 곁을 지키는 EXID 될게요. 고맙고 또 사랑합니다." (정화 하니 혜린)
◆ [TF영상] '위 아래' EXID, '짧지 않은 공백, 팬들께 보답하고 싶어' (http://youtu.be/TJHNm8bzWxk)
<영상촬영=이덕인 인턴기자·영상편집=조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