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연이 서울 가산동 <더팩트> 사옥에서 긴 다리 라인을 뽐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
[ 이다원 기자] "성형이요? 코 했어요. 팬들도 다 알던데?"
되려 반문하며 즐거워하는 표정에서 당당한 성격이 배어 나왔다. 맹랑하고 당돌해 보인다고나 할까. 털털의 끝을 달리는 레이싱 모델 홍지연(26)은 '베이글녀' 미모와 달리 화끈하고 화통한 화법으로 90여 분의 인터뷰 시간을 쥐락펴락했다.
175cm, 52kg로 레이싱 모델계 떠오르는 샛별이자 얼마 전 '박하선닮은꼴'로도 이름을 알린 그는 햇볕이 유난히도 따뜻하던 5월의 어느 날 서울 가산동의 <더팩트> 사옥에 나타나 솔직한 입담을 풀어놓았다. 흰 피부와 강렬한 레드 미니원피스로 등장과 동시에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그보다도 더욱 매력적인 건 홍수처럼 쏟아진 '돌직구' 발언들이었다. 솔직해서 아름다웠던 홍지연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
홍지연이 밝은 햇빛을 맞으며 상큼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돌직구' 발언1. "성형? 당연히 했죠."
당연히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질문이었다. 특히 보여지는 것으로 인기의 척도가 갈리는 레이싱 모델에게는 금기어에 가까운 단어가 바로 '성형'이었다. 그런데 이 아가씨, 의외로 '쿨'하다.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싱 모델이라면 성형 한 번씩 다 했을 걸요? 저도 코 조금 시술했어요. 딱 보면 아는데 어떻게 거짓말을 해요? 호호. 한번은 팬이 제 옆 얼굴을 사진 찍었는데 제가 봐도 티 날 정도로 콧날이 오뚝하게 나왔더라고요. 누가 봐도 성형한 코처럼요. '코 했냐'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대답했죠. 다 아는데 아니라고 하는 게 더 이상하잖아요?"
화끈한 성격만큼이나 대답도 당찼다. 여자 스타라면 성형에 관한 질문은 꺼리는 게 일반적인데 그는 생각이 달랐다.
"저희 업계에서도 성형 안 했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어요. 딱 봐도 자기 얼굴이 아닌데 눈 새초롬하게 뜨면서 '난 하나도 안 고쳤어'라고 말하는 사람들 보면 때려주고 싶어요.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성형은 일반 사람도 다 하는데 숨길 건 아니잖아요? 전 성형에 대해서는 오픈 마인드예요."
그럼 혹시 지금 가장 고치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
"배꼽이요. 제가 참외 배꼽이거든요. 근데 레이싱복이 대부분 배가 보이는 옷이라서 유난히 튀어 보이나 봐요. 가끔 악플도 달려서 속상하고요. 그래서 진지하게 요즘도 생각 중이예요. 배꼽 수술을 해야 하나. 일자 배꼽으로 만들고 싶어요."
홍지연이 붉은 미니원피스와 킬힐로 풍만한 몸매를 강조하고 있다.
◆'돌직구' 발언2. "요로결석 때문에 야한 레이싱복 입고 응급실에 실려간 적 있어요"
요로결석이라고? 놀라며 반문하자 화통한 웃음소리가 먼저 터져나왔다.
"재밌죠? 이런 경험은 레이싱 모델 중 저 하나밖에 없을 걸요? 강원도 태백에 경기가 있던 날이었어요. 경기장으로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옆구리가 너무 아픈 거예요. 얼굴도 하얘지고 온몸이 떨렸어요. '저 정말 죽을 거 같아요. 경기 못 갈 것 같아요'라고 말했죠. 요로결석이 맹장 터지는 정도의 아픔이래요. 그래서 에이전시 실장 차를 타고 근처 응급실을 가게 됐어요. 근데 아픈 데도 레이싱복 입고 실려 간다는 게 진짜 창피한 거예요. '저 옷 갈아입고 가면 안 될까요'라고 말하니까 실장이 '너 미쳤냐? 지금 그럴 정신이 있어?'라며 그냥 병원으로 데려다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 옷을 입고 의사랑 마주했어요. 속으로 생각하셨겠죠. '얜 뭐냐'. 노출을 하고 누워있으니까요."
섹시 미녀에게 일어난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이런 사건도 육감적이고 관능적인 자태 때문에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돼버린 셈. 그렇다면 레이싱 모델 특유의 섹시 이미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홍지연이 매력적인 눈웃음으로 뭇 남성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가꾸느냐에 따라서 등급이 달라지니 항상 긴장하고 섹시한 포즈나 귀여운 표정도 연습해야죠. 아! 근데 전 그렇게 섹시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이건 또 웬 망언인가. 마치 포미닛 현아가 '난 섹시하지 않다'고 폭탄 발언한 것처럼. 그는 큰 눈망울을 반짝이며 그 이유를 또박또박 설명했다.
"전 오히려 피부도 하얗고 순하게 생겨서 레이싱 모델치고 청순한 이미지 같아요. 사실 섹시하기만 하면 경쟁력이 없잖아요? 그런 것만 원하는 행사에서는 제게 연락이 거의 안 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청순하거나 '베이글녀' 이미지를 원하는 곳에서는 거의 '콜'이 오더라고요."
홍지연이 핑크 스웨터 하나만 걸친 채 농염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본인 제공
◆'돌직구' 발언3. "저 게임 폐인(?)이에요"
'학다리 미녀'가 사실 알고 보면 게임 폐인이라니! 믿을 수 없는 고백이라 귀를 의심했다.
"저 이래 봬도 만렙 유저(게임 레벨 끝까지 도달한 사람)인걸요? '미스 포츈'이란 게임인데 3개월 정도 했어요. 남자 유저도 다 이길 정도고요. 다른 게임들도 잘해요. 스타 크래프트나 서든 어택은 여자 치고 잘 하는 수준? 사실 그래서 게임자키를 꿈꿨어요. 한 번은 게임 중계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MC 제의도 들어왔지만 아쉽게 성사되진 않았죠. 제가 말을 잘 못했나 봐요."
도도해 보이기만 한 입술에서 게임 용어가 거침없이 튀어나왔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다. 레이싱 모델과 게임 폐인은 도저히 서로 연결할 수 없는 이미지였다.
"그런가요? 저희 언니와 동생들도 같이 하는 걸 좋아하는데. 승부욕도 강해요. 절 여자라고 무시하는 게임 유저들 있으면 게임에 집중해서 다 이겨버리죠. 가끔 '여자가 무슨 게임이냐', '여자라서 게임 못 하는 거다'며 약 올리는 분들 계신데 채팅 창 꺼놓고 게임에 몰입해서 맞붙으면 저한테 다 지던 걸요? 호호."
홍지연이 흰 와이셔츠 한 장만 걸친 채 침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돌직구' 발언4. "황당 연애 경험? 코털 삐져나와서 헤어졌어요"
듣는 순간 웃음이 터졌다. 애꿎은 코털 하나로 이런 미녀와 이별하게 된 불운의 남자는 누구인지 몹시도 궁금해졌다.
"제가 정말 어렸었죠. 호호. 사실 말도 안 되는 이유잖아요? 근데 그땐 그게 너무 보기 싫더라고요. 만났는데 코털이 삐져나와 있어서 속으로 '참자'고 되뇌었죠. 그리고 그다음에 또 만났는데 이번엔 이에 고춧가루가 크게 끼어있는 거예요. 뭐야? 이 남자, 날 만나러 오는데 신경 안 쓰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진짜 실망했어요.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죠. 뭐라고 말했냐고요? 우린 좀 안 맞는 것 같아. 하하하하."
다소 엉뚱하지만 발랄한 매력이 있는 이 여자, 남자들이 가만둘 리 없었다. 지나간 연애 가운데 최고의 남자와 최악의 남자를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최고의 남자는 8개월 간 만난 한살 연하의 남자 친구요. 지금은 아쉽게 헤어졌지만 정말 마음이 착하고 제게 잘 해준 사람이었어요.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올 정도로 저를 좋아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죠. 학생이었는데도 돈을 쪼개서 데이트 비용을 자기가 내려고 하고 항상 집까지도 데려다 주고. 감정 기복 심한 저를 늘 따뜻하게 감싸줬죠. 그런데 제가 지치게 만들어서 떠나가더라고요. 제가 바보 같았죠. 저희 언니도 정말 괜찮게 본 친구였는데."
아쉬운 기색이 얼굴에 역력했다. 그러나 최악의 남자를 말할 땐 이내 표정이 돌변했다.
"잠시 만난 사람이 있었는데 유치했다고나 할까. 제가 자신을 안 좋아한다고 느꼈는지 자존심 상해 하면서 '헤어지자'는 문자를 날리더라고요. 저는 사실 좋아하고 있었는데 충격이었죠. 한순간 사라져서 문자만 남기고 이별하자니 정말 예의가 없는 것 아닌가요? 그 후로 좀 힘들어 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더 큰 일이 와도 괜찮다. 왠만한 건 다 견뎌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느낀 게 많았던 경험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