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0점 두 번 찍고도 금메달…고교생 강준이의 '마지막 한 방'
  • 윤정원 기자
  • 입력: 2026.09.27 17:25 / 수정: 2026.09.27 17:25
마지막 트릭서 92.40점…합계 180.85점으로 일본 선수들 제쳐
한국 스케이트보드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강준이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선에서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강준이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선에서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윤정원 기자] 고교생 강준이(17·서울 영등포고)가 마지막 한 번의 기회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트릭에서 두 차례 연속 0점을 받고 눈물까지 쏟았지만, 남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 스케이트보드의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렇게 나왔다.

강준이는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선에서 180.85점으로 우승했다. 개최국 일본의 사사키 도아가 172.35점으로 은메달, 오노데라 긴우가 168.11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승부는 끝까지 알 수 없었다. 이날 결선은 45초 동안 코스를 누비며 여러 기술을 연결하는 '런'과 고난도 기술 하나를 선보이는 '베스트 트릭'의 최고점을 하나씩 합산하는 방식이었다. 런에서 앞서더라도 트릭에서 점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순위를 지키기 어려웠다.

런에서는 강준이가 먼저 앞서갔다. 1차 시기 84.83점으로 출발했고, 2차 시기에는 막판에 넘어져 69.79점에 그쳤다. 그러나 3차 시기에서 88.45점을 받으며 점수를 끌어올렸다. 런을 마쳤을 때 순위는 1위였다.

문제는 주무기인 베스트 트릭에서 터졌다. 준비한 고난도 기술을 시도했지만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넘어졌다. 점수는 모두 0점이었다. 경쟁자들이 점수를 쌓는 사이 강준이는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고, 두 번째 실패 뒤에는 눈물을 쏟았다.

남은 기회는 한 번이었다. 강준이는 앞서 실패한 기술에 다시 도전했고, 이번에는 착지까지 성공했다. 점수는 이날 결선 베스트 트릭 최고점인 92.40점. 앞서 확보한 런 점수에 더해지면서 순위가 뒤집혔다. 2위와의 격차는 8.50점이었다.

한국 스케이트보드가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오른 것은 8년 만이다. 스케이트보드가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은주원이 남자 스트리트 동메달을 딴 것이 종전 최고 성적이었다. 강준이는 같은 종목에서 메달 색을 금빛으로 바꿨다.

강준이의 출발점은 경남 양산이었다. 여덟 살 무렵 스케이트보드를 접했고, 어린 시절 방송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출연해 보드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더 나은 훈련 환경을 찾아 수도권으로 거처를 옮기며 선수의 길을 걸었다.

아시안게임까지 오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1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항저우 대회를 준비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재활을 거쳐 국제무대에서 성과를 쌓았고,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야 처음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았다.

첫 출전이라고 실력까지 신인은 아니었다. 2024년 11월 세계적인 아마추어 대회 '탬파암'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우승했다. 올해 4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스트리트 리그 스케이트보딩(SLS)에 데뷔하자마자 정상에 올랐다. 당시 결선에서는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재거 이튼까지 제쳤다.

올여름에는 미국 새크라멘토와 일본 지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X게임에 출전해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베스트 트릭에서는 세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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