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박순규 기자] 2026년 시즌 하반기 경륜 무대를 뜨겁게 달굴 가장 강력한 관전 포인트는 단연 ‘김포팀’과 ‘수성팀’의 서슬 퍼런 자존심 대결이다. 대한민국 경륜을 양분하는 두 명문 훈련지가 매 회차 한 치의 양보 없는 명승부를 연출하며 최강팀의 왕좌를 둘러싼 전면전에 돌입했다.
현재 두 훈련지의 경쟁은 단순한 세력 대결을 넘어 경륜 판도 전체를 흔드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특선급 전력만 김포팀 19명, 수성팀 15명에 달할 정도로 양 측 모두 쟁쟁한 스쿼드를 구축했다. 전통의 강호 김포팀은 절대강자 정종진(20기·SS)을 필두로 공태민(24기·SS), 김우겸(27기·SS) 등 최고 등급인 슈퍼특선급 선수들을 대거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맞서는 수성팀 역시 경륜 1인자 임채빈(25기·SS)을 중심으로 베테랑 류재열(19기·SS), 정해민(22기·S1) 등이 강력한 대항마로 맞서고 있다.

특히 두 팀의 수장 격인 정종진과 임채빈의 맞대결은 올 시즌 들어 한층 격렬해졌다. 지난 시즌까지는 대상경주 결승 등 큰 무대에서 서로를 의식하며 다소 안정적인 흐름 속에서 수싸움을 벌였으나, 올해는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자신의 연대 세력을 적극적으로 동원해 상대를 압박하거나, 승부처에서 타협 없는 정면 돌파를 감행하는 장면이 부쩍 늘어나며 벨로드롬의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양 팀의 혈투를 가장 잘 보여준 무대가 지난달 말 치러진 상반기 왕중왕전 결승이었다. 초반 자리싸움부터 숨 막히는 신경전이 전개된 가운데, 임채빈은 팀 동료 정해민과의 연대를 통해 정종진을 강하게 견제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 정종진이 대역전극에 성공했고, 같은 김포팀 공태민까지 가세하며 결국 정종진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승패를 떠나 두 천재가 보여준 치열한 전술 대결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두 팀의 전면전은 에이스들의 대결에만 머물지 않는다. 하반기 첫 특선급 결승이 열린 지난 7월 5일 광명스피돔에서도 불꽃 튀는 전면전이 이어졌다. 하반기 슈퍼특선급에 새롭게 승격한 김포의 신성 김우겸과 수성의 든든한 버팀목 류재열이 맞붙었다. 김우겸은 신예 문신준서(30기·S1)를 연대로 활용해 주도권을 선점하는 듯했으나, 노련한 류재열이 백 스트레치 지점에서 전매특허인 강력한 젖히기 전술을 성공시키며 전세를 뒤집었다. 신예의 패기와 베테랑의 경험이 정면충돌한 명승부였다.
두 팀의 허리를 받치는 백업 전력 역시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두텁다. 김포팀은 인치환(17기·S1), 정재원(19기·S1), 최동현(20기·S1), 박건수(25기·S2) 등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으며, 수성팀 또한 정해민을 비롯해 김옥철(27기·S1), 손제용(28기·S1), 석혜윤(28기·S1) 등 언제든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정상급 스포터들이 포진해 있다. 대형 대상 경주와 회차별 특선급 결승마다 두 팀의 전면전이 예고되어 있어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경쟁 강도는 더욱 세질 전망이다.
경륜 전문가인 명품경륜의 이근우 수석기자는 "최근 김포팀과 수성팀의 대결은 단순한 지역 훈련지 간의 경쟁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하며 "경주의 전개 방식과 전술적 판도 자체를 바꿀 정도로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정종진과 임채빈의 맞수 대결은 물론 라인 전체의 자존심 싸움이 하반기 경륜 최고의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