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혁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체 추발 대표팀이 결승 진출은 한국의 종합 순위 톱10 진입에 희망을 살린 것과 동시에 올바른 표기법이 어떤 것이냐는 논란도 불렀다.
이승훈(26·대한항공)과 주형준(23), 김철민(22·이상 한국체대)이 이끄는 남자 단체 추발 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단체 추발 준결승에서 3분42초32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함께 레이스를 펼친 캐나다(3분45초28)를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대표팀은 3분40초79의 기록으로 폴란드(3분52초08)를 여유 있게 제압한 네덜란드와 23일 새벽 금메달을 놓고 대결한다.
이날 현재 소치올림픽 종합 12위(금메달 3개·은메달 2개·동메달 2개)에 그치고 있는 한국은 남자 단체 추발의 결승 진출로 톱10에 진입할 희망이 생겼다. 이와 더불어 팬들은 이 종목의 정확한 명칭이 어떤 것이냐는 혼란이 생겼다. 언론사에 따라 팀 추월이라고 표기한 곳도 있고 추발이라고 표기한 곳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결론을 말하자면 '팀 추월'이라는 표현보다는 '단체 추발'이라는 표현이 가장 우리말에 적당한 표기다. 딱히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종목의 근원을 찾아보면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단체 추발(Speed Skating Team Pursuit)이라는 종목은 사이클의 단체 추발 경기를 본떠 만든 경기다. 흔히 우리가 아는 추월과는 개념이 다른 셈이다. 경기 방식은 단순히 앞지르면 이기는 것이지만 사이클(남자 일반 4000m)도 그렇고 스피드스케이팅도 그렇고, 두 팀의 실력 차가 엄청나게 크지 않는 한 추월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이따금 추월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이라고 볼 수 없다.
여기에 'pursuit'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은 '쫓아간다'지 '추월한다'가 아니다. 이것을 변환한 한자어 '추발(抽拔)' 역시 '골라서 추려 낸다'는 뜻이니 꼬리를 물어 경기를 끝내는 경기 방식을 비교적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종목의 정확한 경기 방식과 영어명의 정확한 의미 등을 종합해 보면 '팀 추월'이라는 단어보다는 '단체 추발'이라는 표기가 합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종목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올바른 표기만으로도 해당 스포츠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할 수 있다. 올바른 표기와 정확한 이해만으로도 스포츠를 즐기는 기쁨이 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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