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수의 라스트라운드] 김재영 선수의 무한도전
  • 문지현 기자
  • 입력: 2013.07.01 11:21 / 수정: 2013.07.01 11:23

바람의 파이터 김재영 선수는 전-일본 청소년대회 우승 및 대한민국 전국대회 우승 등 공수도로 엄청난 성과를 이뤘다. / 김재영 미니홈피 캡처
'바람의 파이터' 김재영 선수는 전-일본 청소년대회 우승 및 대한민국 전국대회 우승 등 공수도로 엄청난 성과를 이뤘다. / 김재영 미니홈피 캡처

대한민국 종합격투기의 간판스타 중 하나인 ‘바람의 파이터’ 김재영 선수는 2001년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 '고수를 찾아서‘에 강함을 추구하는 젊은이로 나왔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방송 중 잠시 그를 지도하던 택견 고수 박범남 선생님에게 대학시절 수업을 들었던 터라 시청했던 프로였는데, 출연자로만 인식했던 김재영 선수가 2004년 스피릿 MC란 격투기에 나타나자 무척 흥미로웠다.

김재영 선수는 타 무술과의 대결을 통해 강함을 추구하던 최배달 선생의 모습처럼 고수를 찾아서 수련하다가 종합격투기에 입문한 현대판 ‘바람의 파이터’다. 김재영 선수는 전-일본 청소년대회 우승, 대한민국 전국대회 우승 등 공수도로 엄청난 성과를 이뤘으나 종합격투기는 다소 낯선 도전이었다. 그의 도전은 공수도 계에서 무조건 따뜻한 환영을 받은 것도 아니지만 강함을 추구하는 남자 김재영은 새로운 도전에 임했다.

김재영 선수는 타격에선 확실한 강점이 있었으나 상대에 비해 작은 신장과 팔 길이, 아직 완전치 않은 그라운드 기술이 딜레마였다. 그런 단점을 자신의 장점으로 커버하면서 강한 킥과 펀치, 눈부신 연타 능력으로 국내 무대를 지배했다. 당시 절대 강자였던 데니스 강에게는 아쉽게 세 차례나 패했었지만 박빙의 상황에서 갈린 승부가 많았다. 데니스 강, 헥토 롬바드, 멜빈 맨호프 등과 자웅을 겨루면서 얻게 된 패배도 있지만 그것은 전적의 깔끔함 보단 강함에 굴하지 않고 맞서면서 얻은 훈장들이라 할 수 있다.

지난 토요일 탑 FC 대회도 그런 맥락이었다. UFC를 거쳤던 양동이 선수와 일단 여유를 두고 상대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보단 정면충돌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아시아 대회에선 절대적인 우위를 보였고 UFC에서 시차와 현지 적응의 문제로 다소 고전했던 면을 고려한다면 절대 쉬운 경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이는 둘 다 비슷하나 172cm로 크지 않은 신장에 양동이 선수의 무시무시한 괴력을 고려한다면 승부는 결국 타격에서 내는 수밖에 없었다. 초반의 경쾌한 풋워크에 현란한 타격, 경기 중반 그라운드에서 잘 빠져나오면서 웰라운드 파이터로 진화한 모습도 보였지만 중심을 무너뜨리는 양동이 선수의 레그킥이 효과를 내면서 점점 경기가 기울어갔다. 결과는 TKO 패배이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의 도전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외쳤다.

사람은 목표하는 길을 가다가 보면 어느 정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인천의 노바 MMA의 수장으로서 다소 안정적이고 편한 길을 갈 수도 있었지만 당당하게 어려운 길을 택해 먼저 뛰어드는 김재영 선수는 10대 후반부터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언제나 강한 남자를 추구하고 있다. 멜빈 맨호프와 타격 맞불을 놓고 당시 대한민국 절대 강자였던 데니스 강에게 수차례 도전을 했으며 시차와 현지 적응의 딜레마를 떨쳐버린 양동이 선수에게 바로 정면승부를 던진 것은 그의 도전정신의 발로라 하겠다. 김재영 선수의 무한도전은 이번 패배가 끝이 아니라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통과제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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