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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대에 오르게 된 에지. /출처=wwe.com |
WWE의 간판스타 중 하나였던 에지는 2001년 경추 수술 이력도 있지만 다시 부상이 불거지자 은퇴를 선언한 뒤 최근 영화 및 방송계를 노크하고 있다. 수술을 피하고 보존적 치료를 하는 방법도 찾았지만 안타깝게도 신경이 심하게 압박당했기에 수술대에 오르게 되었다. 금년 상반기에 수술도 고민했지만 WWE 명예의 전당 행사와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미루다가 11월 8일로 예약을 잡았다고 한다. 이제 여자친구가 된 베스 피닉스는 간병하기 위해 은퇴할 예정이며 에지는 수술 후 링에 복귀할 계획은 전혀 없고 그간 벌어둔 돈으로 생계를 이으면서 영화나 방송 일을 노크 할 계획이라 한다.
에지는 어릴 때부터 프로레슬링을 원했던 사람이지만 결국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떠났다. 프로레슬링은 승부가 사전 합의되지만 부상은 진짜이기 때문이다. 에지의 경추 수술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겠다. 수차례 수술대에 올랐었고 잔부상은 셀 수 없었으며 통증이 수술로 완전하게 사라지긴 어렵기에 젊었을 때 몸을 혹사한 대가를 남은 세월동안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에지는 몇 년 전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문제가 된 적도 있고 약물을 남용한 업계 종사자들이 심장마비나 구토 중 질식으로 요절했던 이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에지는 성공한 스타이고 경제적인 안정성을 확보했기에 어느 정도는 직업에서 생길 수 있는 희생 정도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성공은 일반적이진 않다. 에지와 같이 경기하러 다니던 친구들은 꽤 있었지만 크리스천을 제외하곤 그리 사회 경제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없으며 무명 선수들 중에서는 경기 중 고환이 터지거나 상대의 비위생적인 면도날 공격으로 인해 혈행성 감염으로 C형 간염이 걸린 일도 있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패기로 도전했지만 중년의 나이를 넘긴 이들 중엔 경제적 안정성은 없고 부상 및 감염으로 인한 고통만 남은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번 우연히 라디오를 들으니 ‘빛과 소금’ 출신의 가수 장기호 님께서 말씀하시길 젊은 열정만으로 음악을 하는 건 경제적인 문제로 고통이 너무 크기에 말리고 싶다는 말을 하셨는데, 충분히 공감하는 이야기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말들도 있지만 그건 재능이 꽃을 피우고 안정성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경우이지, 만약 좋아하는 일로 진로가 잘 풀리지 않으면 고통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나마 에지는 좋아하는 일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비록 영화에선 잘 풀리진 않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한 뒤 제 2의 진로를 가고 있는 나쁘지 않은 삶이다. 그러나 이는 아주 일반적이진 않은 이야기이다. 몸이 망가지는 희생을 치렀지만 약물에 대해 무지해 진통제 남용 후 심장마비로 요절했던 브라이언 필먼, 로드 워리어스 호크, 미스터 퍼펙트 커트 헤닉, 래비싱 릭 루드, 데이비 보이 스미스, 에디 게레로 같은 선배들이나 두 살 어린 동생 ‘테스트’ 앤드류 마틴 같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혹은 독한 술에 약물을 타서 먹다가 요절한 미스 엘리저베스, 크래쉬 할리, 퀸 셰리 처럼 구토 중 질식사하는 비운과는 다른, 현명하고 운이 좋은 경우이다.
그래도 최근엔 과거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고 스톤 콜드처럼 영화를 노크하거나 숀 마이클스처럼 임대료를 받고 취미와 관심사를 통해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있고 제리코처럼 밴드를 하다가 가끔 복귀하거나 바티스타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격투기에 입문한 이도 있다. 업계 분위기는 많이 현명해졌다고 하겠다.
에지는 길게 본다면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몸이 상했지만 그 정도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정도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경제적인 혜택도 없이 부상에 시달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는데, 이는 꼭 프로레슬링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서 열정으로 일을 하면서 현명한 선택을 하고, 자기의 실력과 위치를 냉정하게 파악하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어떨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