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교체 출전 13분 만에 데뷔골...결승골로 매치 MVP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기대가 환호로 바뀌기까지 13분이면 충분했다. 한국축구의 에이스 이강인(25)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데뷔전에서 출전 13분 만에 마법같은 데뷔골을 터뜨렸다. 6만여 홈팬들은 "이강인"을 연호하며 새로운 7번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강인은 19일 오전 4시(한국시간)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26~2027 라리가 1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후반 12분 교체멤버로 출장. 피치에 나선 지 13분 만인 후반 20분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특유의 왼발 슛으로 왼쪽 골문을 뚫었다. 말라가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방어에 나섰지만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 공은 이미 골망을 뒤흔든 뒤였다.
이강인의 활약에 힘입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후반 30분 알렉스 바에나의 추가골까지 더해지며 홈 개막전을 2-0 승리로 장식했다. 이강인은 경기 공식 MVP로 선정되며 경기 후 경기장 인터뷰를 가졌다. 이강인은 이날 후반 33분 동안 활약하며 23차례 볼터치를 통해 1골을 기록했다. 3차례의 슛과 유효슛 1개를 기록했으며 기회 창출 1회, 패스 성공률 93%(13/14)를 기록했다.

0-0의 팽팽한 균형 속에 후반 12분 교체멤버로 나선 이강인은 후반 14분 첫 슛을 날린 데 이어 후반 25분 특유의 왼발 슛으로 골문을 뚫었다. 전반 내내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던 알레띠는 이강인과 함께 시메오네, 바에타가 교체투입된 후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루크먼 아래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한 이강인은 경기장 전후좌우를 휘저으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이날 승격팀 말라가를 상대로 로테이션 멤버를 가동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뒤늦은 합류로 충분한 프리시즌을 치르지 못한 것을 고려해 주축 멤버들을 전반 벤치에 앉히고 5-4-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 원톱에 아데몰라 루크먼을 내세웠으며 아르나우 오르티스~파블로 바리오스~코케~로드리고 멘도사를 미드필진에 포진시켰다. 다니 마르티네스~다비드 한츠코~로뱅 르노르망~호르헤 도밍게스~카를로스 마르틴이 5백을 구축했으며, 골문은 얀 오블락이 지켰다.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강인을 비롯해 호세 히메네스, 마르코스 요렌테, 마르크 퓨빌, 알렉스 그리말도, 모르텐 히울만 등 주축 및 토트넘에서 이적한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영입생 다수가 벤치에서 대기하며 후반 출격을 노렸다.

3년 전 스페인을 떠날 때와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유망주였던 이강인(25)이 유럽 정상에 오른 ‘우승 경험자’가 돼 라리가로 돌아왔다. 유니폼도, 위상도 달라졌다. 이번에는 스페인 3대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7번’이다.
이강인에게는 특별한 경기다. 2023년 여름 마요르카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이후 3년 만에 라리가 무대로 돌아오는 경기이자 아틀레티코 소속으로 치르는 첫 공식 리그 데뷔전이었다.
이강인에게 라리가는 낯선 무대가 아니다. 어린 시절 스페인으로 건너가 발렌시아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했고 발렌시아와 마요르카를 거치며 자신의 이름을 유럽 축구에 알렸다. 이후 PSG에서 3시즌 동안 각종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정상급 클럽의 치열한 경쟁까지 경험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스페인이다.
그러나 이번 귀환의 의미는 과거와 다르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옵션을 포함해 약 4000만 유로(약 650억원) 규모의 이적료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구단을 대표했던 앙투안 그리즈만의 등번호 ‘7’을 물려줬다.
이강인은 라리가 3대 명문인 아틀레티코 역사상 첫 한국 선수이기도 하다. 스페인 현지에서도 그의 영입과 공식 입단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이강인은 입단식에서 "모든 것을 우승하고 싶다는 야망을 갖고 왔다"는 뜻을 밝히며 새 도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시즌 준비도 차근차근 마쳤다.
지난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을 치렀다. 이어 15일 올랭피크 마르세유와의 프리시즌 마지막 평가전에서는 처음 선발로 나서 36분을 뛰었다.
특히 마르세유전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의 활용법을 가늠해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공격과 미드필드를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이강인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아틀레티코에도 이번 시즌은 새로운 도전이다. 지난 시즌 라리가 4위에 머문 아틀레티코는 새 선수들을 대거 보강하며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양강 구도를 흔들겠다는 각오다.
말라가전은 그 출발점이다. 말라가는 8년 만에 1부리그로 돌아온 승격팀이다. 공교롭게도 2017년 지금의 메트로폴리타노가 문을 열었을 당시 아틀레티코가 이 경기장에서 처음 상대했던 팀도 말라가였다. 당시에는 그리즈만이 결승골을 넣어 아틀레티코가 1-0으로 승리했다. 9년 전엔 그리즈만, 이번엔 이강인이었다.
9년이 흘러 이번에는 그리즈만의 ‘7번’을 물려받은 한국인 이강인이 같은 경기장에서 말라가를 상대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공식 데뷔전에서 그리즈만의 7번을 달고 결승골을 끌어냈다. 이강인의 위대한 출발은 이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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