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찬·양민혁 잇는 10대 수상…전북 유스 시스템의 새로운 결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18세 고교생’ 김예건이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K리그 7월 최고의 골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단순한 월간 개인상을 넘어 K리그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기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2일 김예건이 2026시즌 7월 ‘안심을 마시다 동원샘물 이달의 골’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김예건은 팬 투표에서 4973표(59.2%)를 얻어 포항 완델손의 3433표(40.8%)를 따돌렸다.
2008년 8월 7일생인 김예건은 수상일 기준 만 18세 5일이다. K리그 ‘이달의 골’ 역대 최연소 수상 기록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화제의 골을 터뜨렸을 당시에는 아직 만 17세였다는 점이다. 김예건은 지난 7월 11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17라운드 ‘현대가 더비’에서 후반 34분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당시 나이는 만 17세 11개월 4일이었다. 프로 데뷔 두 경기 만에 기록한 첫 골이었다.
김예건은 불과 일주일 전인 7월 4일 강원FC전에서 K리그1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두 번째 경기에서 울산을 상대로 데뷔골을 터뜨리자 전북은 이틀 뒤인 13일 준프로 신분이던 김예건과 정식 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전북 역사상 고교 재학생의 정식 프로 전환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졌다. 연맹도 이후 김예건을 "프로 무대를 사로잡은 신예"로 소개하며 드리블과 왕성한 활동량,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장점으로 꼽았다.

김예건 이전에도 10대 선수가 ‘이달의 골’을 차지한 사례는 있었다. 2023년 7월에는 당시 수원 삼성의 김주찬이 만 19세에 수상했다. 2004년 3월 29일생 김주찬은 강원전에서 절묘한 트래핑 뒤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성공시켜 이동경을 불과 204표 차로 따돌렸다. 당시 팬 투표에서 7680표(50.7%)를 얻었다.
2024년 7월에는 한국 축구의 ‘초신성’ 양민혁이 뒤를 이었다. 2006년 4월 16일생 양민혁은 전북전에서 상대 수비를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슛을 터뜨렸고, 팬 투표 5423표(52%)를 얻어 김준범을 제쳤다. 수상 당시 나이는 만 18세 3개월여였다. 양민혁은 같은 달 이달의 영플레이어와 이달의 선수상까지 휩쓸며 이후 토트넘 홋스퍼 진출로 이어지는 돌풍의 중심에 섰다.
동원F&B가 후원하는 현행 ‘이달의 골’은 2023년 2~3월 수상을 시작으로 매월 K리그1 최고의 골을 팬 투표로 뽑고 있다. 첫해 김주찬, 2024년 양민혁에 이어 김예건이 10대 수상 계보를 이으면서 세대는 더욱 낮아졌다.
김예건의 이번 수상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에는 10대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출전 기회를 얻는 것 자체가 뉴스였다면, 이제는 고교생이 성인 선수들과 경쟁해 골을 넣고 팬들이 직접 뽑는 월간 최고의 골까지 차지하는 시대가 됐다.
전북 U15 금산중을 거쳐 현재 전북 U18 전주영생고에 재학 중인 김예건은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과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을 경험한 연령별 대표팀 핵심 자원이다. 전북은 김예건의 성장 과정을 ‘유스-U18-N팀-A팀’으로 연결되는 육성 시스템의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18세 김예건의 한 방은 그래서 단순한 ‘이달의 골’ 이상이다. 양민혁이 그랬듯, 프로 무대가 더 이상 어린 선수에게 기다림만을 요구하는 공간이 아니라 실력만 있다면 곧바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무대라는 사실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김예건에게 이번 트로피가 ‘완성의 증명’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새로운 세대가 본격적으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는 출발점으로 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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