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박순규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사상 첫 8강 진출을 노리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월 본고사를 앞두고 가장 껄끄러운 '피지컬'과 '압박'이란 두 가지 숙제를 얼마나 해결했을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28일 영국 밀턴 케인스에서 코트디부아르(오후 11시), 4월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오스트리아(오전 3시 45분)와 유럽 원정 2연전이란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확정을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2연전은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A조에서 32강 진출을 다투게 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유럽 PO D조 승자'를 겨냥한 맞춤형 '스파링 파트너'와 맞붙는 만큼, 실질적인 본선 경쟁력을 냉정하게 테스트할 좋은 기회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약점을 보이는 '아프리카의 탄력'과 '유럽의 강한 압박'에 얼마나 잘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느냐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무대인 셈이다. 11회 연속 본선 진출과 무난한 조 편성의 달콤함에 취하기보다, 우리의 뼈아픈 약점을 얼마나 보완했는지 확인하고 남은 기간 어떻게 완치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진짜 시험대'로 활용해야 하기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 첫 번째 시험: 코트디부아르의 '속도와 피지컬', 수비 전환의 민낯을 점검하라
첫 상대인 코트디부아르는 조별리그 상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겨냥한 완벽한 스파링 파트너다. 아마드 디알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반 은디카(AS 로마) 등 빅리그를 누비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어 압도적인 피지컬과 속도를 자랑한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꾸준히 지적되어 온 약점 중 하나는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될 때 발생하는 배후 공간의 허점이다. 대표팀은 아직도 수비형 미드필드진과 포백 라인의 확실한 주전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그동안 경기마다 여러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며 점검해 왔는데, 이는 반대로 플랜 A의 뼈대가 완벽히 굳어지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특유의 짐승 같은 탄력과 직선적인 역습에 수비 라인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가 첫 번째 관건이다. 최후방 수비라인을 이끄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개인 전술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수비진의 상호 커버 플레이와 중원에서의 1차 저지선이 얼마나 타이트하게 작동하는지 냉정하게 확인해야 한다.

◆ 두 번째 시험: 랑닉의 '게겐프레스', 한국형 후방 빌드업의 생존 게임
두 번째 상대 오스트리아는 랄프 랑닉 감독의 지휘 아래 유럽 최고 수준의 전방 압박(게겐프레스)을 구사하는 팀이다. 콘라트 라이머(뮌헨), 케빈 단소(토트넘) 등 기동력과 거친 압박 능력을 갖춘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한국 대표팀은 후방 빌드업을 공격의 뼈대로 삼고 있지만, 유럽 강호들의 조직적인 전방 압박 앞에서는 치명적인 턴오버를 남발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오스트리아전은 우리가 갈고닦은 '탈압박 패턴'이 본선 무대에서도 통할지 가늠할 생존 게임이다.
만약 상대의 거친 압박에 빌드업이 막힌다면, 전방으로 빠르게 찔러주는 롱패스나 과감한 측면 전환 등 유연한 '플랜 B'가 제대로 가동되는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 약점을 메울 새 얼굴들, 승선 티켓의 주인공은?
이러한 전술적 숙제를 풀기 위해 이번 명단에 합류한 새 얼굴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특히 측면 수비는 오랜 기간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최근 소속팀에서 윙백으로 좋은 폼을 보여주며 승선한 한국계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유럽과 아프리카의 거친 공세를 상대로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지 이목이 쏠린다.
여기에 튀르키예에서 맹활약 중인 오현규(베식타시)의 파괴력, 그리고 오랜만에 부름을 받은 배준호, 양현준 등 젊은 피들이 캡틴 손흥민(LAFC), 이재성(마인츠), 이강인(PSG) 등 기존 주축 선수들과 어떤 시너지를 내며 최종 엔트리에 쐐기를 박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평가전의 진짜 목적은 당장의 승리가 아니라 철저한 '오답 노트'를 쓰는 것이다. 홍명보호가 이번 2연전에서 상대의 피지컬과 압박이라는 매서운 예방주사를 맞고, 월드컵 8강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한층 단단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